정치정치일반

숨막히는 미세먼지…허둥지둥 묵은 법안 다시보기

[레이더P] 뒤늦은 법안심사·미세먼지 공약·탈원전 비판 등

  • 김수형 기자
  • 입력 : 2018-03-27 17:33:49   수정 : 2018-03-28 18:2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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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 이틀째인 27일 오전 서울 종로일대가 안개와 미세먼지에 싸여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수도권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 이틀째인 27일 오전 서울 종로일대가 안개와 미세먼지에 싸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미세먼지가 전국을 연일 뒤덮고 있다. 24일부터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전국을 강타하더니 25일에는 전국 12개 시도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 25일 서울의 초미세먼지 평균은 121㎍/㎥로 관측 이래 최악이다. 마스크 대신 방독면을 쓰고 나와 미세먼지를 막지 못하는 정부를 비판하는 퍼포먼스까지 열렸다.

대기의 공기질만큼이나 여론이 험악해지자 정치권이 허둥지둥이다. 현재 미세먼지를 막을 제대로 된 법조차 없다. 법안은 이미 다수 나왔지만 국회에서 논의가 제대로 안된 탓이다. 미세먼지가 하늘을 뒤덮은 지금, 국회는 뒤늦게 법안 심사에 나섰다. 동시에 미세먼지가 극심한 지역 중 하나인 서울의 차기 시장 자리를 노리는 후보들은 미세먼지 해결자를 자처했다.

◆환노위 미세먼지 법안 심사

27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환경소위원회를 열어 미세먼지 관련 대책 법안에 대한 심의를 착수했다. 소위에 올라온 법안은 '미세먼지 대책 특별법' 제정안,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 등 30여 건이다. 미세먼지로 인해 먼지가 위에 쌓였듯 관련 법안이 그동안 쌓여 있던 이유는 환노위가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에 집중한 나머지 미세먼지 관련 법안 처리는 뒷전이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미세먼지가 덜하면 관심도 사그라져 법안 심사가 늦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위 소집 결정은 26일 이뤄졌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미세먼지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직결된 문제로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하며 신속한 법안 처리를 약속했다.

◆새 법으로 하냐 기존 법에 넣느냐 옥신각신

환노위 소위에서 뒤늦게 법안 심사가 진행되기는 했지만, 큰 진척은 없었다. 미세먼지 관련 대표적인 법안은 신창현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미세먼지 대책 특별법, 강병원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미세먼저 저감 특별법, 송옥주 민주당 의원의 이른바 '청정대기 4법' 등이다. 내용은 차이가 있지만, 미세먼지를 규정하고 이를 줄이기 위해 다각적인 측면에서 규제를 하는 법안들이다.

국가가 세계보건기구가 정하는 권고 수준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개선하기 위해 종합 시책을 수립·시행하도록 하거나 대통령 직속의 미세먼지 특별대책위원회가 미세먼지 컨트롤타워로 활동하고, 승용차 2부제 운행 등이 담겨 있다.

그러나 오전 회의에서 법 제정이냐, 법 개정이냐를 두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져 논의는 더 이상 나가지 못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미세먼지 대책을 기존 법률에 담는 것이 바람직한지, 특별법의 독립된 형태로 만드는 것이 좋을지 등 법률의 형식과 미세먼지의 정의 등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여당은 미세먼지 관련 특별법을 만들자고, 야당은 기존 법률을 고치자고 맞서 진척을 이루지 못한 것이다.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한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숨 막히는 서울에서 숨 쉬는 서울」 세미나에서 정책제안을 하고 있다. [사진 = 김수형기자]이미지 확대
▲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한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숨 막히는 서울에서 숨 쉬는 서울」 세미나에서 정책제안을 하고 있다. [사진 = 김수형기자]
◆서울시장 도전자, 잇단 미세먼지 공약

민주당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은 국회에서 연일 '미세먼지 공약'을 내놓고 있다. 박영선 의원은 27일 오후 '미세먼지 없는 맑은 서울을 위한 약속-수소전기차 로드맵 도입과 물관리 정책 병행' 정책설명회를 개최했다. 박 의원은 서울시장이 되면 향후 5년간 2826억원을 투입하는 수소전기차 로드맵과 빗물 이용 직접 분사 방식 도입의 미세먼지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향해 "대통령 임기보다 더 긴 6년이라는 세월 동안 미세먼지 문제가 예측 가능한 것임에도 너무 미온적으로 대처했다"고 지적하며 미세먼지 관련 공개토론회를 열 것을 재차 요구했다.

우상호 의원은 하루 전 26일 미세먼지 공약을 발표했다. 미세먼지 수준을 2020년까지 20% 감축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미세먼지 요인을 제거하는 맞춤형 대책과 취약계층을 위한 특별대책 두 가지로, 엄격한 규제를 통해 주 발생 원인으로 평가되는 자동차와 비산먼지, 난방·발전설비 등 3가지 주요 요인을 조절하고 영유아와 고령자 등 피해에 취약한 계층에 대한 특별 대책이다.

박 시장을 향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박 시장 7년 동안의 미세먼지 정책들, 특히 보여주기식 정책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오늘로서 확인됐다"고 지적하고 "서울시민 혈세 150억원을 허공에 날렸다고 비판받는 대중교통 무료화에 대해 사과 한마디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서울시장에 도전한 장진영 전 최고위원은 "마스크 없는 서울을 만들겠다"며 "미세먼지의 인과 관계를 철저하게 분석해 증거를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국제적 이슈로 만들어 중국 정부를 압박하고 설득하는 작업을 치밀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세먼지 심할 때 휴교령 검토"

경쟁자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박 시장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6일 네 번째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자 국무회의 참석도 미룬 채 미세먼지 긴급 현안회의를 열었다. 그리고 지난달 27일 차량 2부제 100만 시민 참여 캠페인 전개 등 시민이 주도하는 내용 등이 담긴 '8대 대책' 등을 점검했다.

이어 26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미세먼지가 심할 때 휴교령을 내리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어느 정도 이상으로 나빠지면 서울시교육청과 협력해 휴교하는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해 만든 미세먼지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지면 실외수업을 단축하거나 금지해야 하고 경보 단계에서는 시도 교육감이 임시휴업을 권고할 수 있다. 실제 휴교 여부는 학교장이 결정한다.

◆'탈원전이 미세먼지 악화' 주장도

야당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미세먼지 문제와 연결 지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은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문재인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통해 미세먼지를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미세먼지의 주범인 석탄화력발전 비중이 2017년에 전년 대비 3.6%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원전 발전 비중은 동 기간 3.2%포인트 줄었다. 윤 의원은 국립환경과학원 자료를 바탕으로, 원자력 발전은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의 배출량이 모두 0g/MWh인 반면 석탄화력은 미세먼지는 11.78g/MWh, 초미세먼지는 16.04g/MWh, 질소산화물은 무려 410.8g/MWh를 배출해 원전 발전을 줄이고 석탄화력 발전을 늘릴수록, 미세먼지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김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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