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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 `호된 신고식`…원내 리더십 예방주사될까

[레이더P] 與 이탈표로 체포동의안 부결

  • 김태준 기자
  • 입력 : 2018-05-22 17:00:54   수정 : 2018-05-22 18: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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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20일 제주도당을 찾아 문대림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등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20일 제주도당을 찾아 문대림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등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취임 열흘 만에 시련을 겪고 있다. 특히 21일 하루에만 '카운터펀치'를 두 대나 얻어맞았다. 국회 본회의에서 홍문종·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여당의 이탈표로 인해 부결되는가 하면, 그가 원내대표로서 추진한 '1호 법안'은 통과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노조의 반발에 막혀버린 것이다.

 

표 단속에 실패하며 사과
21일은 홍 원내대표에게 '시련의 날'이었다. 오전과 오후 한 번씩 소나기를 맞았다. 오전에는 홍문종·염동열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권고적 가결 당론'에도 민주당에서 적지 않은 이탈표가 나왔다.

책임론까지 불거진 상황은 아니지만 체면을 구기고 말았다. 홍 원내대표가 표 단속에 '나이브했다'는 게 당 안팎 중론이다. 그는 본회의 직후 허겁지겁 기자회견을 자청해 "특권과 반칙 없는 사회를 이끌어야 할 국회가 제 식구 감싸기로 체포동의안을 부결한 것은 자가당착이고,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다"며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오후에 벌어진 일은 홍 원내대표 개인으로서는 좀 더 뼈아플 수 있다. 그가 원대대표로서, 그리고 노동자 출신으로서 야심차게 내놓은 '1호 법안'이 시작부터 삐걱댄 것이다. 이 법안은 '새로운 사회적 대화 기구' 출범을 위한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법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기존 '노사정위원회'의 명칭을 '경제사회노동위원회'로 바꾸고, 위원도 기존 10명에서 18명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야 의원 67명이 공동 발의했다.

노사뿐만 아니라 청년·여성·비정규직·중소기업·소상공인 대표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 출범은 그의 취임 일성이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이달에 반드시 통과되는 걸로 예약돼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1호법안, 민주노총 불참에 고민 깊어져
법안은 쉽게 통과됐다. 문제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논의를 반대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민주노총은 지금 이 시간부로 노사정대표자회의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어떠한 회의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사회적 대화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21일 환노위 고용노동소위원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되고 하루도 안돼 벌어진 일이다. 난항에 빠진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또한 그가 환노위원장 시절 주력했던 법안이다.

21일 이전까지 홍영표호는 순항했다. 특히 출발이 좋았다. 취임 직후 협상력을 발휘해 42일 만의 국회 정상화 합의를 끌어냈다. 단식농성에 나선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를 상대로 추경·특검 빅딜을 유리하게 이끌어냈다. 야3당이 연합전선을 형성해 밀이붙이면서 특검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지만 내용상 뇌관이 될 만한 부분은 많이 제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사 범위에서 김경수 전 민주당 의원과 문재인 대통령을 뺐다는 점에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야당 일부에서는 "이럴 거면 김 원내대표가 왜 단식을 했냐"는 소리도 나왔다.

"협상가 면모 탁월" 기대 목소리도
좋은 리듬은 한번 끊긴 상황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초반에 생각보다 잘나가서 흥분했을 수 있지만 취임한 지 얼마 안된 '초짜'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며 "체포동의안 부결은 섬세함이 떨어져서 나온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홍 원내대표는 추진력이 상당히 강한 사람"이라며 "판이 잘 안 돌아가면 같은 당 의원도 공격하는 투박함도 있지만 결국에는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고 덧붙였다. 선이 굵은 정치를 하니 세부 과정에서 파열음은 자주 발생하지만 결국 원하는 것을 이룬다는 얘기다.

실제로 그는 환노위원장이었을 때 우여곡절 끝에 노동시간 단축(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양대 노총의 반대와 여당 일부 의원의 반대까지 뚫고 얻어낸 결과였다. 이 과정에서 파열음은 심했지만 결국 당사자들을 최소한 납득시킬 수 있는 절충안을 찾는 데 성공했다. 환노위 관계자는 "이 법안은 홍영표 당시 위원장이 아니었으면 통과 못했을 법안"이라며 "막무가내 강성으로 보일 때도 있지만 협상가적 면모가 탁월하다"고 말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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