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정치일반

‘박터지는` 곳 ‘텅텅 빈` 곳…상임위 선택, 생색 가능성의 차이

[레이더P] 1순위 국토위 또는 교문위

  • 김태준, 윤지원 기자
  • 입력 : 2018-06-26 16:48:40   수정 : 2018-06-26 17: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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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원구성에서 '노른자' 상임위원회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다른 당과의 경쟁 뿐만 아니라 자당 내 눈치싸움도 치열하다. 인기 상임위를 원하는 이유는 다음 총선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지역구 유권자에게 '예산 따내기'로 생색내기 좋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같은 상임위는 초인기 상임위로 분류된다. 반면 대표적인 비인기 상임위인 환경노동위원회는 지원자가 없어 원내대표들이 강제로 의원을 배정해야 하는 처지다.

상임위는 국회의원이 2년간 소속돼 관련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을 감시하는 등의 활동을 하는 국회의 조직이다. 의원들은 4년 임기동안 두번 상임위 배정을 받는다.

지도부는 ‘위원장 자리' 협상
바른미래당 김관영 신임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을 예방한 자리에서 발언하고있다.[사진=이승환기자]이미지 확대
▲ 바른미래당 김관영 신임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을 예방한 자리에서 발언하고있다.[사진=이승환기자]
27일부터 여야가 하반기 원구성 협상을 시작하기로 하면서 상임위 구성은 첫발을 땠다. 26일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은 신임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후반기 원구성을 위한 국회 교섭단체 대표 회동을 27일 오후 2시반에 국회에서 비공개로 가지기로 여야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당 대 당으로 상임위 위원장을 어느당이 가져갈 지를 논의하는 것이다.

개별의원은 ‘어떤 상임위' 관심
그러나 개별의원 차원에서 중요한 건 본인이 어느 상임위에 갈지다. 각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신청결과에서도 최고 인기 상임위는 국토위로 나타났다. 국회 관계자는 "3순위까지 신청할 수 있는 상임위 신청명단에 의원들은 1순위로 국토위 또는 교문위를 기재하고 2, 3순위는 아예 공란으로 비워둘 정도"라며 "예전에는 1, 2, 3순위를 다 한 상임위로 '올인'하는 일도 있었는데, 그랬다가 너무 욕을 먹어 현재 이런 관행은 중단됐다"고 전했다.

극강 인기…국토위·교문위
2017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1월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18년도 국토부 예산안 및 기금운용 계획안에 관해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2017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1월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18년도 국토부 예산안 및 기금운용 계획안에 관해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모 의원실 관계자는 "2년 뒤 총선에서 다시 한 번 유권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다루는 국토위가 적격"이라며 "지역구에 필요한 예산을 끌어오는 데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자기 지역구에 육교를 짓는 사업들을 많이 벌였는데, 이제 더 이상 육교를 안 지으니 대신 SOC 예산을 땡겨오는 것이다. 국토위와 예산결산특위 계수조정소위의 조합은 가장 강력한 권한을 가져 소위 '극강 파워'라는 표현까지 나온다.

교문위도 지역구에 위치한 학교 예산을 특별교부금 형태로 따올 수 있어 초인기 상임위다. 학교 화장실이나 급식시설을 교체시켜 주는 것으로 지역구민들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다. 특히 학부모와의 스킵쉽을 통해 지역구관리에 효과적이라서 여성의원들이 많이 지원한다.

산자중기위는 산하기관이 많고, 기업들과의 접촉도 많은 상임위다. 다음 총선에서 낙선해도 유관기관 기관장을 노릴 수 있어 의원들이 '안전판'으로 여기는 상임위다.

남북 훈풍 속 인기…외통위
최근 남북관계 훈풍을 타고 외통위도 민주당 의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원래 외통위는 지역구에 실익을 가져다줄만한 수단이 없어 비인기 상임위었다. 때문에 지역구에서 입지가 탄탄한 다선 의원들이 어쩔 수 없이 맡고, 초·재선들은 국토위·교문위 같은 상임위에 배정해주는 게 관례였다. 다선 의원 위주로 이뤄졌기 때문에 '상원'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한 상임위다. 상반기 외통위를 맡았던 한 민주당 의원은 "나도 다선이라 어쩔 수 없이 맡았는데, 최근에는 외교·안보가 이슈에 중심이 되면서 주목을 받기 위해 외통위를 지원하는 초·재선들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욕먹기 일쑤 잘해야 본전…환노·농해수위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 임이자 소위원장과 위원들이 5월 24일 오후 국회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과 관련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재논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 임이자 소위원장과 위원들이 5월 24일 오후 국회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과 관련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재논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반면 비인기 상임위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대표적인 비인기 상임위는 환경노동위원회다. 워낙 비인기상임위라 원내대표가 나서 의원들을 강제배치하지 않으면 정원을 채울 수 조차 없다. 하반기에도 여전히 신청률은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문제는 '밥그릇'의 문제인 만큼, 환노위는 번번이 재계와 노동계 양 극단 사이에서 욕만 들어먹기 일쑤기 때문이다.

환노위 관계자는 "민감한 노동문제를 다룰 때는 양대 노총으로부터 쏟아지는 문자폭탄에 소속위원들이 신변의 위협을 느낄 정도"라며 "협상에 집중하기 위해 의원들로 하여금 아예 전화를 꺼놓길 권유하도 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점화된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도 외교와 산업 전반과 관계된 거시적 문제인터라 실질적인 대책 협의가 어렵다고 전해진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 위원회는 지역구가 농어촌이 아닌 이상 벌일 사업과 역할이 없어 인기가 높지 않다. 그래서 농해수위를 배정받으면 원내지도부가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에 넣어주는 등 보완해주기도 한다.

어렵고 일많고…기재·법사위
기획재정위원회도 별로 인기가 없는데, 난해한 경제 아젠다를 다루는 '고 난이도' 상임위기 때문이다. 재미는 없고 업무과다라는 평이 많다. 법제사법위원회는 위원장을 각당에서 가져오기 위해 기를 쓰고 있지만, 정작 개별 의원들의 신청은 저조한 편이다. 법체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전문적인 상임위인 만큼 대체로 율사 출신이 아니면 진입장벽이 높다. 또 법안 가·부결에 따른 당 안팎의 비난에도 직면하는 경우가 많다.

원내대표·원내수석이 결정
상임위 배정은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가 결정하기 때문이다. 최근 원내 지도부 방에는 개별 면담을 하러 오는 의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물밑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

해당 정부부처들도 의원들의 상임위 신청사항에 촉각을 잔뜩 곤두세우고 있는 상태다. 정부부처들이 리스트업한 상임위 신청자 명단이 SNS를 통해 유통되고 있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에서는 '산자중기위 전입 희망자로 파악된 김상훈, 조경태, 이현재, 이진복 의원은 과거 우리 상임위 출신임'이라고 기록돼 있다.

[김태준 기자/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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