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보수·진보 양측 압박, 샌드위치 신세된 文정부

[레이더P] 사드·대북정책 놓고 진보진영 거센 비판

기사입력 2017-09-08 15:39:46| 최종수정 2017-09-08 15:42:50
정의당 김종대 의원(오른쪽)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사드배치 강행 관련 항의 방문’을 하며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은 정의당 강은미 부대표.[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정의당 김종대 의원(오른쪽)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사드배치 강행 관련 항의 방문’을 하며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은 정의당 강은미 부대표.[사진=연합뉴스]
#1 문재인정부·더불어민주당과 가장 우호적인 관계였던 정의당이 사드 배치에 반발해 8일 국방부를 항의 방문했다. 김종대 의원은 "어제 참사를 보면서 문재인정부에 크나큰 실망을 하지 않을 수 없고 다른 면모를 보일 것이라 생각했던 그동안의 애정과 신뢰가 무너졌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 대표가 8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ㆍ 북핵위기대응특위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 대표가 8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ㆍ 북핵위기대응특위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 자유한국당은 반대로 이제서야 사드 배치를 완료한 것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하다' '국민적 합의가 없다' '전면적 환경영향평가가 필요하다' '4기 추가 반입 사실을 숨겼다'고 하면서 사드 배치 지연에 앞장서온 문재인 대통령 자신부터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드 배치'와 '북핵 문제' 해법을 놓고 보수와 진보 양쪽으로부터 동시에 압박을 받고 있는 문재인정부의 모습이 마치 노무현정부의 데자뷔처럼 비친다. 노무현정부도 이라크 파병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논란 등을 겪으면서 우군이었던 진보 세력 일부가 등을 돌려 보수와 진보 양측의 공격을 받는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했다.

문재인정부는 노무현정부 때보다 북핵을 둘러싼 갈등 관계가 더 복잡하고 양극화·탈원전·증세 등 사회 갈등적 의제들이 많아 이를 제대로 조율해내지 못하면 참여정부보다 더 깊은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5당 체제인 정당 구조도 갈등을 증폭시킬 우려가 있다.

대북 정책을 둘러싼 갈등은 문재인정부 출범에 기여한 세력 내부에서도 불거지고 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후 '대화'가 '응징'으로 대체되고 한·러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북 원유 차단'마저 요구하자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은 "이런 변고가 있느냐.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 맞느냐"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 자문그룹 '10년의 힘' 위원장을 맡았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 7일 한 세미나에서 "우리가 촛불로 문재인 대통령을 뽑았다. 동명동모(同名同貌·이름과 용모는 같다)인데 다른 사람이 대통령을 하는 것 같다"며 작심한 듯 문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의 '대북 원유 차단' 요구에 대해 "이런 변고가 있느냐.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처럼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외교·안보 정책의 설계자로 평가받는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학술회의에서 문재인정부의 친미적 외교 정책을 질타했다. 이 전 장관은 "미국과 차이가 없다고만 하면 안 된다. 미국이 눈치주지 않는 것만 북한에 제안하니 (남북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목청을 높였다.

진보 원로 인사 중 문 대통령의 대표적 지지자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도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정부가 외교와 대북 관계에 있어 명백한 잘못을 범하고 있다"며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 관계자는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은 과거 제재·압박 정책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다만 현재는 대화를 강조할 시기가 아닐 뿐"이라며 "압박과 대화의 병행이란 정책적 틀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철 기자 /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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