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트럼프 "한국 전술핵 재배치·핵무장 가능하다" 파장 확산

[레이더P] 배경과 실현 가능성은

기사입력 2017-09-10 17:30:21| 최종수정 2017-09-10 17:31:4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북 옵션으로 한국 내 전술핵 재배치, 한국·일본의 핵무장 용인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NBC뉴스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BC는 백악관과 국방부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북한의 6차 핵실험 후 트럼프 행정부가 사이버 공격과 정찰 강화를 포함한 '공격적인' 대북 옵션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한국의 요청이 있으면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전술핵을 배치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NBC는 전술핵 배치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으면서도 중국이 대북제재에 계속 소극적으로 나온다면 한국과 일본이 독자적인 핵무기 프로그램을 추구할 수 있으며, 미국은 이를 막지 않겠다는 뜻을 중국 측에 밝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은행을 대상으로 외교적 압박을 가하고, 지역 미사일방어 시스템을 개선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당국자들이 전했다. 검토하고 있는 옵션 중 하나는 유럽에서 미사일 방어용으로 운용하는 지상 기반 SM-3 요격미사일을 한국에 배치하는 것이다.

한편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전술핵 재배치를 촉구하는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기로 했다. 원유철 의원 등 한국당 내 '북핵 해결을 위한 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은 서한에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는 고도화된 북핵 위협을 억제하는 최소한의 조치로, 한국민의 안보 불안감을 일거에 해소하는 동시에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에 대해 압도적 군사력 우위를 확실히 보여줌으로써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하게 할 수 있다"는 전망을 담기로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10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정부의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전술핵 반입을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전술핵무기는 폭발력이 수백 kt 이하의 핵무기로 주요 도시를 파괴하는 전략핵무기보다 위력이 작아 주로 적의 군사적 역량을 파괴하는 데 쓰인다. 미국이 보유한 'B-61' 계열 핵탄두가 대표적인 전술핵무기로 꼽힌다.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검토 관련 언론 보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 뉴욕타임스가 북한에 대한 극적 경고(dramatic warning) 차원에서 전술핵 재배치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일단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당장 북한에 핵 개발 명분을 제공하게 되고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이 핵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국과 러시아의 강한 반발도 예상된다. 특히 '핵무기 보유국은 비보유국에 핵무기를 양도할 수 없다'고 규정한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주한미군의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국제적인 명분도 부족하다.

NBC는 "30년간 한반도 비핵화를 추구해온 미국 정부의 정책을 깨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기술적인 면이나 외교적인 측면에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는 미국에 오히려 '마이너스'"라며 "현실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한 유엔 제재 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전술핵 재배치라는 '극약 처방' 가능성까지 시사해 중국·러시아를 대북 제재안에 끌어들이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 미국은 중국이 원유 수출 중단 등 대북 압박을 강화하지 않으면 한국과 일본의 독자적인 핵무기 프로그램 구축을 막지 않겠다는 뜻을 중국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진명 기자/김효성 기자/안병준 기자]

기사의 저작권은 '레이더P'에 있습니다.
지면 혹은 방송을 통한 인용 보도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