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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文, 평양 와달라"…文 "北, 美와도 대화를"

[레이더P] 美 동의없인 정상회담 난항

  • 강계만, 김성훈, 오수현 기자
  • 입력 : 2018-02-11 15:53:41   수정 : 2018-02-11 18: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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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으로부터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친서와 함께 "편한 시간에 평양을 방문해 달라"는 초청을 받았다. 김 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고위급 대표단과 함께 '특사' 자격으로 청와대를 방문해 친서와 메시지를 직접 전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고 화답했다. 청와대는 조만간 대북특사를 보내 북측의 대화 의지를 재확인하고 문 대통령이 말한 남북 정상회담 성사 여건 마련을 위한 논의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제1부부장 등 북측 고위급 대표단은 이날 약 3시간 동안 청와대를 예방해 문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했다. 이들은 이낙연 국무총리(11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10일)이 마련한 오·만찬에 참석해 남측 정부 당국자들은 물론 민간 인사들도 폭넓게 만났다.

문 대통령과 북측 고위급 대표단은 11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북측 삼지연관현악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축하 공연도 함께 관람했다. 전날인 10일에는 강릉에서 평창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첫 경기인 스위스전을 관람했다.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남북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11년 만에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를 통해 한반도 정세를 '대결'에서 '대화'로 바꿔나갈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남북 관계가 급속도로 해빙무드로 접어들고 있지만 평창올림픽 이후에도 '봄날'이 이어지는 것을 담보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강력한 대북 압박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올림픽 이후로 미뤄둔 한미연합군사훈련이 4월에 재개될 예정인 데다 미국의 추가적 대북제재 방안 발표도 뒤따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방한 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전용기 안에서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때까지 경제적·외교적으로 북한을 계속 고립시킬 필요성에 대해 미국과 한국, 일본은 빛 샐 틈이 없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북측을 계속 압박할 뜻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를 찾은 김 제1부부장에게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해서도 북·미 간의 조기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과의 대화에 북쪽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한 것도 남북 대화를 둘러싼 엄혹한 상황을 감안한 당부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으로부터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커다란 공을 넘겨받았다. 미국과 북한이 긴장 상태에서 대치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재자로서 나서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 미국을 동시에 접촉하면서 대화 실마리를 풀어나갈 방침이다. 우선 문 대통령이 대북특사를 보낼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청와대 안팎에선 이미 복수의 대북특사 후보자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의 주역인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유력한 카드로 주목받고 있다. 임 전 장관은 제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 전 대통령의 특명을 받고 북한에 특사로 파견돼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핵심 인사다. 임 전 장관은 11일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영남·김여정 등 북측 대표단과 오찬에도 참석했다. 재계에선 오랜 남북경협사업으로 북한 내 네트워크가 상당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이름도 나온다.

이 밖에 예상 밖 현역 정치인이 낙점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당에선 참여정부 총리를 지낸 7선 중진인 이해찬 의원이 문 대통령 의중을 잘 반영하는 인사로 통한다. 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대북특사론도 등장하고 있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북측과 접촉해 역사적인 6·15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박 의원의 경험을 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박 의원 카드를 꺼내들 경우 야권 내 분화가 한창인 상황에서 정치권에 통합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조만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통화를 할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이 10일 북측의 남북정상회담 제의에도 '북·미 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북한 문제에서 미국을 제쳐둔 채 남북 간 '우리민족끼리'식 협의에 나설 순 없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 문제를 놓고 한미 정상은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각자 역할분담을 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와 압박, 문 대통령은 대화에 무게를 둔 메시지를 내면서도 내부적으론 긴밀히 조율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강계만 기자·김성훈 기자·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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