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볼턴 오자마자 군사행동…美 "안되면 친다" 北에 메시지

[레이더P] 대북 압박 효과 극대화 노려

기사입력 2018-04-15 14:34:11| 최종수정 2018-04-15 18:23:09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미국의 응징이 임박한 가운데, 미 해군의 "해리 트루먼" 항공모함 전단에 속하는 이지스 유도 미사일 구축함 알레이버크가 11일(현지시간) 미 버지니아주 노퍽 항을 출항, 중동을 향해 항행하고 있다. 트루먼 항모전단은 구축함 알레이버크와 제이슨 던햄, 타이콘데로가급 유도 미사일 순양함 노르망디 등 모두 7척의 수상함정과 6천500여 명의 승조원들로 구성돼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미국의 응징이 임박한 가운데, 미 해군의 "해리 트루먼" 항공모함 전단에 속하는 이지스 유도 미사일 구축함 알레이버크가 11일(현지시간) 미 버지니아주 노퍽 항을 출항, 중동을 향해 항행하고 있다. 트루먼 항모전단은 구축함 알레이버크와 제이슨 던햄, 타이콘데로가급 유도 미사일 순양함 노르망디 등 모두 7척의 수상함정과 6천500여 명의 승조원들로 구성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14일(현지시간) 화학무기를 동원한 대량학살을 자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시리아에 대해 전격적인 공습을 가하면서 이 같은 미국의 군사행동이 남북, 미·북정상회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北에 '경고 메시지' : 일각에서는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앞두고 시리아를 공습한 것을 북한에 대한 엄중한 '경고 메시지'라고 해석하는 시각이 있다. 한반도 대화 국면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북한이 미국과 국제사회의 경고를 무시하고 추가적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나서면 작년 말부터 거론됐던 이른바 '코피전략'(대북 정밀 선제타격)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공습은 시리아 내 화학무기 개발·보관 거점으로 지목된 지점에 국한됐지만 미사일이 100여 발이나 동원돼 시리아 측이 상당한 피해를 봤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파' 볼튼 지휘 : 미국의 이번 시리아 공습은 특히 '슈퍼 매파' '전쟁광' 등의 별명이 붙은 존 볼턴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휘했다는 점에서 대북 군사적 옵션 사용 가능성이 단순한 엄포 수준을 넘어선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 핵시설에 대한 선별적 선제타격을 주장해 온 인사다. 따라서 5월 또는 6월로 예고된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대한 비핵화 압박을 강화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北 시간벌기 협상 안돼" :
  • 카티나 애덤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4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시간 벌기를 허용해주는 협상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협상에서의 점진적·단계적 접근은 모두 실패했다"며 "우리는 과거와는 다르게 움직일 것이다. 지금은 비핵화를 향해 대담한 행동과 구체적 조치를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 미국 측이 미·북정상회담에서 만족할 만한 비핵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판단할 경우 군사적 옵션을 단행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는 지난 12일 연방의회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이 되돌릴 수 없는 영구적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까지 어떠한 보상도 없다"면서 "북한이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는 조짐이 보인다면 외교를 넘어서야만 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 北 자극하나 :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장기화한 내전 속에서 미·러 '대리전' 성격이 있는 시리아의 상황과 비핵화 의지를 밝히며 대화에 나선 북한과는 사정이 다르다는 반론도 나온다.
  • 정부 당국자는 "현재로서는 시리아 공습이 (정상회담 상황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본질적으로 북한과 시리아 문제는 별개 사안이고 북측도 현 상황에서 시리아와 '초록은 동색'으로 보이는 것은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견해를 펼쳤다.

  • 미·북정상회담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시리아에 대한 공습을 단행한 미국 측 고위 당국자들이 시리아와 북한을 연계시키는 발언을 자제하는 등 북측을 자극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도 나온다. 실제 정부 안팎에서는 이번 미국 측의 시리아 공습이 한반도 대화 국면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면서도 혹시라도 부정적인 방향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상황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견해가 제기된다.

  •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시리아는 물론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하고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미국의 군사행동에 대해 외무성 대변인 담화 등으로 격을 높여서 비난 입장을 낼 수 있다"면서도 "북측이 이것을 북·미정상회담과 연계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 우려도 제기 : 한편 이번 시리아 공습이 북한으로 하여금 더욱 핵에 집착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번 시리아 공습이 체제 생존을 절체절명의 과제로 여겨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 하여금 '핵'이라는 안전판에 더욱 의존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김 위원장은 과거 직접 연설을 통해 성급하게 핵을 포기했다가 비참한 말로를 겪은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 사례를 거론하며 핵무기 보유의 정당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측이 시리아 공습을 계기로 핵 포기에 따른 보다 확실한 체제 보장 장치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미국 측에 강화된 비핵화 조건들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이진명 특파원·서울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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