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레이더P 팩트체커] 이낙연 "유관순 열사, 홀대받고 있다"

3등급 서훈 탓 대통령 조화도 못받아

기사입력 2017-08-18 13:57:24| 최종수정 2017-08-20 10:09:04
Q: 지난 16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유관순 열사를 언급했습니다. 그는 "서훈 등급이 낮아 규정상 (추모식 때) 대통령 조화도 보내주지 않는 상황"이라며 "법률상 서훈 등급과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분의 상징적 의미가 차이가 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유관순 열사의 위상이 홀대 당하지 않도록 합리적 (서훈) 조정 가능성을 검토하라"고 전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유 열사가 그의 업적에 비해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나요?

15일 오전 이낙연 총리가 충남 천안시 유관순 열사 생가를 방문, 문화해설사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15일 오전 이낙연 총리가 충남 천안시 유관순 열사 생가를 방문, 문화해설사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A: "친일파의 농단으로 고모의 훈격이 3등급으로 밀렸는데 아직도 그대로입니다"(유관순 열사의 조카 유제양 씨)

유관순 열사가 다른 독립운동가들에 비해 대우를 못 받고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유 열사는 1919년 이화학당 재학 중 휴교령이 발령되자 고향 천안에 내려온 뒤 만세운동을 주도하다 붙잡혀 고문 끝에 1920년 옥사했습니다.

3·1운동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한 상징적 인물임에도 업적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고 유 열사의 훈격은 변화가 없었습니다. 3·1운동 민족대표 33인을 비롯해 주요 순국열사들은 모두 건국훈장 1·2등급에 추서됐지만 유 열사의 건국훈장 훈격은 3등급이어서 그동안 대통령의 헌화 대상(2등급 이상)에 포함되지 않았고 각종 예우에서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했습니다.

독립운동가 가운데 김구·안창호·안중근 선생, 이승만 전 대통령 등 30명은 대한민국장(1등급)에 추서됐으며 단재 신채호 선생, 의병장 신돌석 장군 등 93명은 대통령장(2등급)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유 열사는 다른 독립운동가 823명과 함께 독립장(3등급)을 받은 바 있습니다. 서훈 등급이 낮아 유 열사 추모식에는 대통령 조화도 전달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죠.

제72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사단법인 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 주최로 열린 항일 여성독립운동가 초상화 출정식에서 참가자들이 초상화를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제72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사단법인 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 주최로 열린 항일 여성독립운동가 초상화 출정식에서 참가자들이 초상화를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62년 정부가 유관순 열사에게 수여한 3등급에 해당하는 독립장으로 결정돼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현행 상훈법상 한번 결정된 훈격은 조정하기 어렵습니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전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회장)는 "유 열사에 대한 저평가는 1962년 훈격 결정 당시의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부족과 무관치 않으리라 짐작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서울 중구 장동에 위치한 유관순 열사 기념사업회는 사무실 임대료도 내기 버거울 정도로 회원들의 회비 등으로 근근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관련 법안이 제출되고 있지만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대표발의),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 등은 지난 4월 상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한 바 있습니다. 이들은 "유관순 열사의 훈격은 건국훈장 독립장(5등급 중 3등급)으로 1962년 독립운동가에 대한 건국훈장 서훈 당시에 기여도와 희생도 등을 검토하여 결정됐으나 현재의 국민적 인식·평가 등에 비추어볼 때 저평가된 측면이 상당하다"고 법안 제출 이유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이어 "친일행위로 친일인명사전에까지 오른 다수의 인물들이 건국훈장 대한민국장(1등급)과 건국훈장 대통령장(2등급)에 버젓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며 "부모가 독립운동 현장에서 순국하고 남매가 투옥되는 등 일가족이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희생된 유관순 열사가 독립장(3등급)에 그치고 있음은 타당하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다행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95주기를 맞는 유관순 열사 추모식에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추모화환을 보낸 바 있습니다. 이낙연 총리는 "여성 독립운동가가 약 200여 분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는 수만명에 이를 것"이라면서 "여성이 독립운동에 기여하는 방식은 남자와 반드시 같을 수는 없는 것이므로 여성 독립운동가를 더 많이 발굴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김정범 기자]

기사의 저작권은 '레이더P'에 있습니다.
지면 혹은 방송을 통한 인용 보도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