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레이더P 팩트체커] 잔혹 여중생에 도마 오른 `소년법`, 폐지 가능한가

의견 분분하지만 폐지보단 처벌 강화가 현실적

기사입력 2017-09-06 14:29:02| 최종수정 2017-09-07 14:19:14
Q: 최근 부산의 한 여중생이 10대 또래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한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이 논란이 되면서 '소년법'을 폐지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이 같은 내용의 청원글이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9만여 명(7일 9시 기준)의 동의를 받고 있는데요. 청소년 강력범죄가 여러 번 문제가 된 지금, 소년법은 왜 존재하며 이를 개정하려는 움직임은 없었나요? 또한 현실적으로 소년법 폐지는 가능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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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A: 소년법의 보호를 받는 대상을 줄이려는 시도는 있으나 이에 대한 찬반이 있는 만큼 당장 소년법이 폐지될 순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년법은 범죄행위를 한 소년의 형사사건을 처리하는 형사특별법입니다. 소년범에 대한 형사처벌상 특례와 보호처분 등을 규정해 놓은 법률인데요. 유엔의 아동권리협약에 따르면 형사피의자 등으로 인정받은 아동에 대해서 특별히 적용할 수 있는 법률을 만들 것을 가입국에 요청하고 있습니다.

소년법 자체가 소년의 건전한 성장을 돕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한국의 소년법에는 형에 대한 상한선 규제가 있습니다. 18세 미만의 소년에 대해선 사형과 무기형을 선고할 수 없고, 10년 이상의 형을 집행하지도 못하게 돼 있습니다. 그러나 살인 등 특정강력범죄를 저지른 소년에 대한 소년법 특례 또한 있는데요. 이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4조에 명시돼 있습니다. 이 조항을 통해 특정강력범죄에 대해서는 형의 상한선이 높아집니다.

특례법에 그치지 않고 형의 상한선 자체를 폐지하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상태입니다. 아무리 소년이더라도 강력범죄에까지 형량 완화를 적용하는 것은 국민 일반의 법 감정과 배치된다는 의견과 소년범이 짧은 형기를 마치고 보복 또는 재범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 때문입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지난 7월 제안한 법안입니다. 법사위에 회부된 건 지난 8월입니다.

5일 표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형사처벌이 가능한 연령에 대한 제한을 낮추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표 의원은 "이번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의 가해자로 여겨지는 4명의 학생 중 3명이 만 14세, 한 명은 만 14세 미만이라 형사처벌을 받지도 않는다"며 "특정강력범죄처벌에 관한 제4조 소년법 특칙을 개정해 소년법상 형사처벌이 가능한 나이를 만 12세로 낮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소년법 제4조에서는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소년은 소년부의 보호사건으로 심리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10~14세 소년은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는 청소년이라 하여 '촉법소년(觸法少年)'이라 불리는데요. 소년부의 보호사건으로 넘어가면 통상 소년보호시설 등에 감호 위탁되거나 사회봉사 등의 처분이 내려집니다.

이처럼 소년법을 개정하려는 시도는 있지만 사실상 당장 폐지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이순옥 중앙대 교수(법학)는 레이더P와의 통화에서 "입법은 개정의 문제이므로 사회 구성원들 간의 결단에 달려 있다"면서도 "다른 나라와의 비교법적 연구와 교정 실태 조사 등이 선행돼야 하며 '인천 초등생 살인 사건'이나 조사 중인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을 가지고 일괄적으로 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존폐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레이더P와의 통화에서 김남국 변호사는 "대부분의 청소년 범죄는 교육과 교화의 대상이지 처벌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며 "소년법 자체의 폐지보다는 제대로 된 법 적용을 통해 흉악범죄에 알맞은 처벌이 이뤄져야 하는 게 맞는다"고 말했습니다.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10대가 느는 만큼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 살인 등 4대 강력범죄로 검거된 10대는 모두 1만5849명에 이릅니다. 하루 9건씩 10대에 의한 강력범죄가 발생하고 있는 셈입니다.

[윤범기 기자 / 조선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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