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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커] 北리선권 "핵, 철두철미 美겨냥 동족겨냥 아냐"

[레이더P] 주장일 뿐…북한 과거 서울 핵공격 위협도

  • 윤범기 기자
  • 입력 : 2018-01-11 15:57:09   수정 : 2018-04-30 16: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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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타격 가능한 핵탄두 전용 미사일 보유

Q: 북한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9일 남북회담 현장에서 "남측 언론에서 고위급 회담에서 비핵화 문제가 논의된다는 얼토당토않은 얘기가 있다"며 "우리가 보유한 원자탄·수소탄·대륙간탄도로켓을 비롯한 모든 최첨단 전략무기는 철두철미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 동족을 겨냥하는 것도,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하는 것도 아니다"며 "왜 북남 사이 관계가 아닌 (비핵화) 문제를 북남 사이에 박아넣고 또 여론을 흘리게 하고 불미스러운 처사를 빚어내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과연 북한의 핵이 미국만을 겨냥한 것이라는 리선권의 주장은 어디까지가 사실일까요?

9일 남북 고위급회담이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렸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남측 대표단이 평화의집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과 전체회의 시작에 앞서 리선권 위원장이 회담 공개를 제안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이미지 확대
▲ 9일 남북 고위급회담이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렸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남측 대표단이 평화의집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과 전체회의 시작에 앞서 리선권 위원장이 회담 공개를 제안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A: 북한의 핵무기가 남한을 노린 무기체계가 아니라는 건 북한의 주장 입장입니다.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은 미국의 선제공격을 막기 위한 방어적 목적이며, 남한을 핵으로 공격할 의도는 없다고 주장하죠. 이런 주장에 근거해 비핵화 논의는 미국과 북한 사이의 문제이며, 한국은 끼어들 이유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2009년 12월 11일자 노동신문은 남측 당국의 남북 간 핵문제 논의 요구와 관련해 "남조선 당국이 '북의 핵위협'이요, 뭐요 하는 것은 외세의 핵우산을 쓰고 외세와 함께 우리를 핵공격하기 위한 적대일방으로 나서겠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은 핵문제 논의에 간참할(끼어들) 자격도, 실권도 없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과는 별개로 북한은 이미 남한 전역을 핵·미사일로 공격할 수 있는 수단을 갖추고 있습니다. 바로 사거리 1000㎞ 이상을 자랑하는 노동미사일과 무수단미사일 등이 그것입니다. 한반도는 종심 거리(전방에서 후방까지의 거리)가 짧아서 1000㎞ 이하이기 때문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닌 미사일로도 충분히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습니다.

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러시아의 R-21을 모방한 노동과, R-27을 베낀 무수단은 모두 핵탄두 전용 미사일입니다. 이들 미사일은 재래식 탄두는 사용하지 않으며 R-21에는 핵탄두 1개, R-27에는 핵탄두 3개가 탑재될 수 있습니다. 러시아에서 스커드는 재래식탄두, 핵탄두 겸용으로 개발됐지만, 노동과 무수단은 핵탄두 전용으로 개발된 미사일로 알려져 있습니다.

더구나 리선권의 주장처럼 북한의 첨단무기가 "철두철미하게 미국만을 겨냥"하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과거 북한은 선제타격의 범주에 일본도 포함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별도의 선전매체를 통해 한국 측에 대해서도 종종 핵공격 위협을 가해왔습니다. 2016년 9월 22일에는 인터넷 선전매체 '메아리'를 통해 우리 군당국의 '대량응징보복' 계획에 대해 "서울 불바다나 걱정하라"며 위협한 것이 그런 사례입니다.

이 매체는 "우리 공화국은 이미 적들이 사소한 징후라도 보인다면 그것은 비록 우리가 원했던 것은 아니지만 핵탄두를 만장약한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들에 대한 즉시적인 발사명령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선포하였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이것은 우리의 핵탄두가 서울을 순식간에 불바다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평양 초토화'를 떠드는 남조선 당국의 호전적 객기로 하여 서울이 지도상에서 완전히 없어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이는 우리 군이 북한에 대량응징보복을 한다는 가정하에 핵으로 보복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지만, 이미 6·25 남침을 경험한 바 있는 국민은 북한의 선제 핵공격을 실체가 있는 위험으로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대한민국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 수단(미사일)을 갖고 툭 하면 ''울 불바다'를 운운하며 남측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북핵은 동족을 겨냥하지 않는다"는 말을 그대로 신뢰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 때문에 리선권의 주장은 객관적 사실이라기보다 남북 관계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일방적인 '주장'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윤범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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