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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당정청…"기업 앞으로 한걸음"

[레이더P] 지방선거 후 민주당 기류 급변

  • 김효성 기자
  • 입력 : 2018-07-10 17:56:48   수정 : 2018-07-10 18: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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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테이프 커팅을 한 뒤 박수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문 대통령, 모디 인도 총리.[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테이프 커팅을 한 뒤 박수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문 대통령, 모디 인도 총리.[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권의 3대 핵심 축인 당·정·청이 동시에 기업 앞으로 한걸음 다가서고 있다. '일자리정부'를 표방했음에도 각종 고용지표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기업의 투자 확대 없이는 실질적 '일자리 창출'이 어렵다는 현실적 위기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도 국빈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9일 노이다 삼성전자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국내에서도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것도 변화된 현실 인식을 반영한다.

'실용주의' 홍영표 원대체제 후 변화 모습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지지층으로부터 '적폐'로 분류됐던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과 문 대통령이 전격 회동하고 일자리를 늘려달라고 당부한 모습은 매우 이례적이다. 같은 시기에 대통령 못지않게 집권여당 새 원내사령탑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최저임금 논의가 치킨게임이 돼선 안 된다. 노와 사 어느 한쪽이 이기고 지는 문제도 아니다"며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선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 보장이 필요하고 동시에 영세한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의 어려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균형론을 펼쳤지만 그간 친노조 성향이었던 민주당 노선을 감안할 때 이 발언은 방점이 기업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데 찍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왼쪽)와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왼쪽)와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생 직결되는 일자리에 올인
홍 원내대표는 지난 6일엔 경기 성남시에 있는 한 기업을 찾아 "일자리를 만드는 건 결국 기업"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5월 말 최저임금 산입 범위 확대도 적극 추진해 관철시켰다. "홍 원내대표가 아니었으면 절대 통과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가 당내에서 나왔다. 자리의 속성상 더 진보적일 수밖에 없는 민주당의 원내대표가 오히려 내각의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반발할 정도로 주 52시간제의 보완책을 주장하는 등 균형 감각을 발휘하고 있어 여의도에선 '특정 정파만이 아닌 국가 운영을 생각한다'는 긍정적 평가를 얻고 있다.

사실 민주당은 지난해 5월 집권당이 된 후 줄곧 '촛불 정신'을 강조해 왔다. 그래서 민주당이 경제와 민생을 지속적으로 거론하는 것이 다소 낯설다는 얘기도 나온다.

문재인 정권의 정통성을 촛불 정신에서 찾았고, 남북 화해 무드를 통해 6·13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다. 반면 "문재인정부는 경제에 무능하다"는 말은 야당 공식 회의의 단골 메뉴였다.

민주당의 기조가 달라진 것은 지방선거 이후부터다. 당 주류이자 친문 성향의 홍 원내대표가 취임한 뒤부터 경제 문제를 바라보는 당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실제 홍 원내대표는 당 공식 회의에서 규제 개혁과 투자, 혁신성장 등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규제 개혁은 문재인정부의 혁신성장을 위해 반드시 선행돼야 할 과제" (6월 28일 원내정책회의), "정부여당은 기업들이 혁신과 투자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과감한 규제 개혁을 할 것"(7월 5일 원내정책회의) 등의 발언을 했다.

그 바탕을 '실용주의'에서 꼽는 이들이 많다. 홍 원내대표는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밑바닥 현장부터 경험했고 첨예한 경제적 갈등 문제도 풀어온 것이 그를 한쪽 면만 보지 않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철희 원내기획부대표는 "홍 원내대표는 청와대보다 더 앞장서서 치고 나가는 분"이라며 "실용주의자"라고 했다.

여당도 경제서 기업 역할 인정
홍 원내대표는 이제 포용적 성장을 말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포용적 성장이란 임금 외에 교육·주거·의료를 국가가 보장해 국민의 생활비를 줄여 실질소득을 높여주는 것이다. 10% 이상의 재정 확충을 정부에 요구하는 것도 이런 복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민주당은 앞으로 가시적 성과가 있을 때까지 이런 기조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당 중진들도 이에 공감대를 표시하고 있다. 우원식 전 원내대표는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쟁, 혁신성장 중 앞선 두 개만 해서는 경제를 이끌 수 없다"며 "당이 기업인을 만나는 이런 분위기는 지속된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당은 기업과 접점을 늘려 가는 한편 청와대·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규제개혁안을 낼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행정부에 규제 개혁 속도를 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예정됐던 규제개혁점검회의를 이낙연 총리의 제안을 받고 직전에 취소한 것도 규제 개혁의 속도를 내기 위한 충격요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정부 측도 달라지고 있다. 비록 일정 조정이 안 돼 한 차례 연기됐지만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만나기로 하는 등 대기업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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