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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核해체일정 내놔라" vs 北 "종전선언 먼저"

[레이더P] 美北협상 평행선

  • 신헌철, 정욱, 김성훈, 오수현 기자
  • 입력 : 2018-07-08 17:47:30   수정 : 2018-07-09 16:3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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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오른쪽 두 번째)이 7일(현지시간) 북한 평양의 백화원 영빈관에서 이틀째 회담을 시작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오른쪽 두 번째)이 7일(현지시간) 북한 평양의 백화원 영빈관에서 이틀째 회담을 시작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북한이 지난 6~7일 평양에서 개최한 고위급 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 해결과 관련해 평행선을 달리면서 향후 협상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美 FFVD 요구에 北 불만 표시
이번 회담을 위해 북한을 세 번째로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FFVD(최종적이고 충분히 검증된 비핵화)'를 내세우면서 핵 신고서 제출 등 북한 비핵화에 대한 선제적 조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북한은 제재 완화를 병행하는 '동시적·단계적 비핵화'로 맞서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지 않아 협상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7일 회담 종료 후 담화문을 내고 "미국 측의 태도와 입장은 실로 유감스럽기 그지없는 것이었다"며 "미국 측은 싱가포르 수뇌 상봉과 회담의 정신에 배치되게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나왔다"고 맹비난했다. 이에 비해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의 요구가 강도 같은 것이라면 전 세계가 강도"라고 받아쳤다.

한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8일 "'첫술에 배부르랴'라는 말이 있다"며 "비핵화 협상과 이행 과정에 이러저러한 곡절이 있겠지만 북·미 두 당사자가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인 만큼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핵무기 리스트 압박
이번 방북길에 미국 기자가 대거 동행해 유해 송환 등 '깜짝 이벤트'가 예상되기도 했으나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협상에서 최근 미 정보당국이 입수한 증거를 제시하며 북한의 핵무기 개발 활동에 유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북측에 모든 핵무기 자산의 리스트를 제출하고, 핵무기 해체를 위한 일정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소규모 성과는 있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8일 미국 기자단과 만나 "거의 모든 주요 이슈에서 진전을 이뤘다"며 "양측이 합의했던 '완전한 비핵화'에서 아무도 걸어나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양측이 미군 유해 송환과 관련해 12일 판문점에서 협상하기로 했고, 동창리 미사일 시험시설 폐쇄와 관련된 협의도 곧 진행한다고 밝혔다.

양측은 또 비핵화 검증 등을 위한 워킹그룹도 구성하기로 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 직후 "진전은 있었지만 최종 비핵화 때까지 대북제재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北은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주장
이에 대해 북한은 종전선언 선(先)발표를 맞대응 카드로 꺼내 들었다. 한국전쟁 정전협정 65주년인 7월 27일에 '종전선언'을 발표하자는 것이다.

북한 외무성은 회담 후 대변인 담화에서 종전선언에 대해 "조선반도에서 긴장을 완화하고 공고한 평화보장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첫 공정인 동시에 신뢰 조성을 위한 선차적 요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평화체제 구축 문제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이미 합의된 종전 선언 문제까지 이러저러한 조건과 구실을 대면서 멀리 미루어 놓으려는 입장을 취했다"고 미국을 비난했다. 비핵화 선행 조치부터 내놓으라는 미국과 종전선언부터 하고 보자는 북한이 평행선만 달린 꼴이다.

북한은 자신들이 원하는 비핵화 방식이 '단계적·동시적'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북한 외무성은 "과거의 방식에서 대담하게 벗어나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며 "신뢰 조성을 앞세우면서 단계적으로 동시 행동 원칙에서 하나씩 풀어나가는 것이 조선반도 비핵화 실현의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고 주장했다.

향후 미·북 협상 불씨는 살려놔
물론 북한도 협상의 '불씨'는 살려두려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 외무성은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께서는 싱가포르 수뇌 상봉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맺은 훌륭한 친분 관계와 대통령에 대한 신뢰의 감정이 앞으로의 대화 과정을 통해 더욱 공고화되리라는 기대와 확신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신뢰'라는 표현을 거듭 사용하면서 미국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읽힌다. 동시에 미국의 태도에 따라 자신들도 호혜적 대응을 하겠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신헌철 기자/정욱 기자/김성훈 기자/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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