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그런 취지 아냐" 설명해도 엎질러진 물 된 ‘전두환 표창`

[레이더P] 27일 호남경선 영향 촉각

기사입력 2017-03-20 17:41:10| 최종수정 2017-03-22 14:39:18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두환 표창' 발언 논란에 휘말리면서 1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호남 경선(27일) 판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인다.

문 전 대표 측은 당초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호남 경선에서 최대 60% 득표로 압승한다는 목표였지만, '전두환 표창' 논란을 조기에 수습하지 못할 경우 이 같은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문 전 대표는 20일 광주·전남지역 공약 발표차 광주시내 옛 전남도청을 찾은 자리에서 5·18민주화운동 유가족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았다. 5·18항쟁 때 가족을 잃었다는 한 여성은 "어머니들이 화가 많이 났다. 토론회에서 그 발언을 해야 했나"라며 "(우린) 전두환이 때문에 남편과 자식 다 잃은 사람들이다. 전두환이라면 부들부들 떨린다"고 문 전 대표를 몰아세웠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0일 오전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옛 전남도청 별관에서 점거 농성 중인 5·18단체 회원을 찾자 유족들이 "전두환 표창 발언"에 항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0일 오전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옛 전남도청 별관에서 점거 농성 중인 5·18단체 회원을 찾자 유족들이 "전두환 표창 발언"에 항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에 문 전 대표가 "어떤 발언을 말씀하시냐"고 묻자 유가족단체 측에선 "전두환한테 표창받았단 소리 말이에요"라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문 전 대표가 "저는 전두환한테 구속됐던 사람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군 복무 시절) 그분이 여단장이었다"고 해명하자, 다른 한 남성이 "그게 자랑이냐. 어제 하셨던 말씀 사과하라"라고 언성을 높이면서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또 다른 유족은 "오늘 아침 여기 어머니들이 문 전 대표를 만나지 않겠다고 할 정도였다"고 했고, 다른 농성 시민은 "대표가 (표창을) 마다했어야지 별말이 다 들리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전 대표는 자신의 진의를 설명하면서 유족 설득에 나섰지만 격앙된 분위기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문 전 대표는 "광주 항쟁 진상규명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위원회를 만들고, 5·18 광주정신 가치를 헌법 전문에 담겠다고 약속드린다"면서 "발포자와 발포명령자를 다 규명해 책임을 묻고 확실히 하겠으니 어제 말에 대해서는 노여움을 거둬달라. 그런 취지가 아니었다"라고 유족들을 달랬다.

논란은 19일 민주당 대선주자 합동 토론회에서 문 전 대표가 특전사 복무 때 사진을 보여주면서 촉발됐다. 문 전 대표는 "당시 제1공수여단장이 전두환 장군, (12·12 쿠데타 때) 반란군의 우두머리였는데 전두환 여단장으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문 전 대표가 유족 항의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경쟁 후보들은 이번 논란을 쟁점화하고 나섰다. 안희정 지사 측 의원멘토단장인 박영선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다른 후보가 전두환 포상 받았다고 자랑하듯 이야기해 놀랐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시장 측도 "적폐 세력과의 대연정에서 '전두환 표창' 발언까지 두 후보가 보여준 철학과 원칙에 대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공세를 펼쳤다.

문 전 대표의 경선캠프인 '더문캠'에 참여한 한 의원은 "호남 경선에서 60% 득표로 압승해 기선을 제압한다는 전략이었던 만큼 이번 '전두환 표창' 발언에 대한 대응이 무척 중요하다"면서 "호남 경선에서 과반 득표에 실패하면 사실상 호남 경선에서 패배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전했다.

호남 민심이 민주당 경선의 '바로미터'라는 점에서도 이번 '전두환 표창 논란' 대응을 신속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2002년 광주 경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37.9%로 이인제 후보(31.3%)를 누르면서 돌풍을 일으켰고 경선 최종 승리를 거머쥐었다. 2012년 경선 때도 후보로 나섰던 문 전 대표는 48.5%로 손학규 후보(32.3%)를 큰 표 차로 물리치면서 마찬가지로 최종 승리했다.

이런 가운데 문 캠프 내에서 '지역주의 조장' 논란까지 불거졌다. 문 전 대표 측 오거돈 부산선거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이 19일 부산에서 열린 부산 선대위 출범 기자회견에서 "부산 사람이 주체가 돼 부산 대통령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한 것이다. 이재명 시장 측은 "지역주의 망령을 살려냈다"고 비판했다.

이에 더문캠에선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격앙된 반응도 나왔고 과도한 네거티브 공세는 강경하게 대응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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