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단설유치원 말했다가 젊은엄마들에게 혼쭐난 安, 이유는

[레이더P] 모두가 원하지만 희소한 단설유치원 설립 자제 발언이 문제

기사입력 2017-04-12 18:26:57| 최종수정 2017-04-13 16:36:44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유치원 총연합회 사립유치원 교육자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유치원 총연합회 사립유치원 교육자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Q: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때아닌 유치원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안 후보는 "대형 단설유치원 신설은 자제하고 지금 현재 사립유치원에 대해서는 독립운영 보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일부 언론에서 "병설 유치원 신설을 자제하겠다"로 보도하면서 기름을 부었습니다. 그렇다면 안 후보의 발언이 논란이 된 이유와 이 같은 주장이 나온 배경은 무엇인가요?

A: 지난 11일 오후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2017 사립 유치원 유아 교육자대회'에서 나온 발언이 발단이 됐습니다. 안 후보는 이 자리에서 "대형 '단설' 유치원 신설을 자제하고 사립 유치원의 독립적인 운영을 보장하겠다"며 "유치원이 필요로 하는 교직원 인건비와 보조교사 지원 교육과정을 확대 지원하겠다"고 강조습니다. 안 후보가 사립 유치원장들 앞에서 대형 (국·공립) 단설 유치원의 신설을 막겠다고 하자 환호가 터져나오기도 했습니다.

우선 국내 유치원은 크게 국·공립 형태의 단설·병설 유치원과 사립 유치원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국·공립 중에서도 '단설'은 별도의 용지를 확보해 단독·독립적으로 운영되고 따로 원장을 두는 큰 규모의 유치원입니다. 병설 유치원은 역시 국·공립 형태지만 초등학교 안에 유치원 시설이 함께 있고 초등학교 교장이 유치원 원장을 겸합니다. 초등학교에 딸린 유치원이다 보니 단설 유치원보다는 통상 작은 규모로 운영이 됩니다.

단설 유치원은 사설에 비해 교육비가 싸고 교사와 시설 등에 대한 신뢰가 높아 학부모들의 인기가 높지만 워낙 숫자가 부족하다 보니 경쟁률이 수백 대 일까지 치솟기도 하고 원생들이 멀리서부터 오는 일이 생깁니다. 또 2016년 기준 국·공립 단설 유치원은 전국 유치원 8987곳 중에서 3.4%인 308곳에 불과할 정도로 희소합니다. 안 후보가 대형 단설 유치원을 줄이겠다고 한 것은 이런 일을 막아보겠다는 차원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안 후보 측의 발언을 두고 일부 언론에서 '단설'이 아닌 '병설' 유치원 신설을 자제하겠다고 공약했다는 기사를 잘못 내보냈습니다. 소음이 많은 현장에서 단설이 병설로 잘못 들린 것입니다. 병설 유치원은 단설 유치원을 못 갔을 때 선택하는 대안으로 통하곤 하는데 마치 이마저도 막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이후 안 후보 측은 병설이 아닌 단설을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비판은 계속됐습니다.

문재인 캠프에서도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문재인 캠프 대변인인 고민정 전 KBS 아나운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매불망 단설이든 병설이든 '국공립 유치원'을 보내고 싶은 엄마가 대다수"라며 "그런데 안철수 후보는 단설을 늘리지 않겠다고 한다. 나 같은 엄마들은 어찌하라고"라고 지적했습니다. 단설 유치원을 자제하겠다는 공약을 비판한 것입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역시 이에 대해 "보육의 사회적 책임도 시장으로, 국가재난사태에 준하는 일자리 문제도 민간으로 책임을 떠넘기자는 안철수 후보는 신자유주의의 뒷자리에 앉아 제2의 이명박 대통령을 꿈꾸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습니다. 사립 유치원의 독립적인 운영을 보장하겠다는 안 후보의 공약을 꼬집은 것입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아이 기를 돈이 없어 애 안 낳은 게 출산율 저하에 한몫하는 마당에 이런 발언을 하다니" "사립 유치원 배만 불리는 공약"이라고 날 선 말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급기야 안 후보는 SNS를 통해 "대형 단설 유치원은 거리가 멀어 통학의 어려움이 생기는 등 학부모 친화적이지 않으며 교육 프로그램 등에 대한 맞춤형 관리가 어렵다"면서 "전국의 공립 초등학교에 국공립 유아학교(유치원)을 설치하고 확충해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도록 할 것"이라고 해명습니다.

이어 "전국 초등학교 대상 병설 유치원 6000개 학급을 추가로 설치해 공립 유치원 이용률을 40%로 확대할 것"이라며 "대형 단설 유치원 신설을 자제한다는 말을 국공립 유치원을 줄인다는 뜻으로 해석한 것은 완전히 오해"라고 말했습니다.

안 후보 캠프 측도 대형 단설 유치원 신설을 자제하는 대신 병설 유치원 확대 등을 통해 국공립 유치원 이용률을 확대하겠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학부모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이 국공립 단설 유치원인데 이를 줄이겠다고 한 안 후보 발언에 큰 거부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안 후보는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동아 이코노미 서밋'에 참석해 "많은 학부모들의 염려를 낳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내가 말한 내용이 잘못 보도됐고 정정보도가 됐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은 듯하다"고 거듭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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