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아무리 봐도 적격 아닌데`… ‘부적격` 하자니 靑 눈치가

[레이더P] 민주당, 박성진 중소벤처부 장관 후보자 놓고 고심

기사입력 2017-09-12 18:01:25| 최종수정 2017-09-12 18:18:38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게 '부적격' 결론을 내릴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통상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후보자를 두고 야당은 공격하고, 여당은 방어하는 게 일반적인 풍경이지만, 박 후보자를 두고선 정반대 상황이 펼치지고 있다.

현재 민주당 내에선 박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청문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하지만,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상황에서 여당 주도로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후보자를 낙마시키기엔 부담스럽다는 기류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국회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박 후보자 거취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서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했지만 청문보고서를 '적격'으로 채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다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산자위 간사인 홍익표 의원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장으로 이동하며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관한 취재진의 여당 입장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더불어민주당 산자위 간사인 홍익표 의원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장으로 이동하며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관한 취재진의 여당 입장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산업위 간사인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청문회에서 후보자의 각종 의혹이 잘 소명이 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보신 대로다"라고만 짧게 답했다. 산업위 소속 또 다른 의원은 "의견이 굉장히 분분했지만, 아무래도 부정적 의견이 다수였다"며 "보고서 채택을 하더라도 '부적격'으로 채택하자는 얘기가 많다"고 전했다. 이날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박 후보자에 대한 여론은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기류에도 불구하고 여당이 청와대에 박 후보자에 대한 자진 사퇴 권고 의견을 전달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전날 김이수 전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상황에서 박 후보자까지 낙마한다면 문재인정부에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어서다.

여당이 청와대 인사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전달하는 것 자체가 자칫 당청 갈등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전날 헌재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데는 민주당 원내지도부의 책임도 작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는 점도 여당이 나서 박 후보자를 끌어내리기 부담스러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청와대 측에선 임명동의안 부결 후 "여당은 최선을 다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내부적으론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도대체 상황 파악을 어떻게 하고 있었던 것이냐"는 얘기도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이번 청문회에서 박 후보자가 낙마할 결격 사유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창조과학·이념 논란은 중소벤처부 장관 업무와 직접적 관련은 없고, 특별한 개인 비위 사실이 드러난 것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의 생각을 들어보면 대체적으로 (박 후보자) 개인의 (역사·종교관) 성향 문제에선 특별히 더 나온 게 없지 않느냐는 기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청와대가 민주당 측 상황을 직접 파악해 나온 것일 수도 있지만, 민주당 측에 "결정적 하자는 없지 않느냐"고 압박하는 모양새로도 볼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성향 검증 등에 이슈가 집중되면서 후보자의 중소기업 분야 정책을 검증할 기회가 부족했다"며 "청문회는 끝났지만 중소기업 분야 정책 역량이나 부처를 이끌 능력 등은 (박 후보자가) 자신에게 주어진 법적인 시간을 활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결국 정책 역량으로 박 후보자를 평가해 달라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셈이다.

[오수현 기자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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