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전화통화 뚝 끊긴 文-아베…평창 참석도 가물가물

[레이더P] 문대통령 취임후 9번 통화했지만 12월부터 통화 없어

기사입력 2018-01-12 17:02:34| 최종수정 2018-01-12 17:07:15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2일 관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는 이날 "위안부 합의는 국가와 국가간의 약속으로 한국측도 이행해야 한다"며 한국측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죄요구를 거부했다. [사진=교도통신·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2일 관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는 이날 "위안부 합의는 국가와 국가간의 약속으로 한국측도 이행해야 한다"며 한국측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죄요구를 거부했다. [사진=교도통신·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접촉이 지난해 11월 말 이후 중단됐다. 최근 일주일 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두 차례 정상 통화를 하고, 지난달 한중 정상회담 이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 통화가 재개된 것과는 대비를 이룬다.

문 대통령은 11일 시 주석과 정상 통화를 하고 남북대화, 평창동계올림픽 등 현안 관련 대화를 나눴다. 지난달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 간 핫라인(hotline)을 구축하기로 합의한 뒤 첫 번째 통화다.

문 대통령은 그간 북한의 잇단 핵실험과 미사일도발 상황에서도 시 주석과 전화 통화를 하지 못했다. 사드 갈등으로 중국 측에서 양국 정상 간 통화에 부정적이었기 때문이다.

또 문 대통령은 이달 4일과 10일 연이어 트럼프 대통령과도 통화하면서 남북대화 국면에서도 한미 양국이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는 점을 과시했다. 이번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올림픽 기간 중 한미 군사훈련은 없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평창올림픽에 파견하겠다" 등 문 대통령의 어깨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내놨다.

한미 정상 통화 이틀 만인 12일 강경화 외교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도 전화 통화를 하고 최근 남북 고위급회담 결과와 북핵 공조 방안 등을 조율했다.

반면 이날 현재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지난해 11월 29일 전화 통화를 한 후 44일째 접촉이 없다. 작년 11월 말까지만 해도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잦은 전화 통화와 만남으로 오랜만에 한일 정상 간 우의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작년 5월 문 대통령 취임 후 한일 정상은 11월 말까지 9차례 전화 통화를 했고, 두 차례 정상회담을 하며 북한 핵·미사일 도발 등과 관련해 긴밀히 공조했다. 월별 통화 횟수를 살펴보면 작년 △5월 2번 △8월 3번 △9월 2번 △10월 1번 △11월 1번으로 잦았다. 지난해 9월 한 달 동안에는 4일 북한 6차 핵실험 관련 전화 통화를 하고, 3일 뒤 직접 만나 정상회담을 한 후 일주일 뒤인 15일 또다시 전화 통화를 하기도 했다. 또 아베 총리가 작년 11월 일본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를 통해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하는 등 다방면에서 정상 간 소통이 이뤄졌다.

하지만 한국의 위안부 처리 방향 발표를 절정으로 양 정상은 접촉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졌다. 문 대통령은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합의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일본이 진실을 인정하고,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다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제사회와 노력하는 게 위안부 문제의 완전한 해결"이라고 일본 측을 압박했다.

아베 총리는 그간 침묵을 지키다 결국 12일 "합의는 국가와 국가 간 약속으로, 그것을 지키는 것은 국제적·보편적 원칙이다. (한국의 새 방침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공개 반발했다.

이에 따라 외교가에선 당분간 한일 정상이 만남을 갖거나 정상 통화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아베 총리가 이날 5박6일 일정으로 유럽 순방길에 오르면서 당분간 한일 정상 간 남북대화 등을 놓고 통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한·중·일 정상회담도 이르면 3~4월로 밀리는 분위기다. 전화 통화도, 직접 만남도 모두 쉽지 않다는 얘기다.

평창동계올림픽을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정상외교의 장으로 만들려는 문 대통령의 구상에서 아베 총리는 소외된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11일 시 주석과 통화하면서 "올핌픽 폐막식에 참석해달라"고 요청했고, 시 주석은 "성공적인 올림픽 인수인계를 위해 노력하자"며 참석 가능성을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통화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대표로 고위급 대표단을 평창에 파견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산케이신문이 11일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아베 총리가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보도하는 등 참석 여부가 불투명한 분위기다.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현 상황에선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과 전화를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아베 총리가 평창에 올 가능성은 절반 정도로 전보다 낮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교 소식통은 "일단 강경화 외교장관이 다음주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을 만나 아베 총리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재차 요청할 예정"이라며 "일본에서도 참석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성훈 기자/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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