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시진핑 "남북화해·북미대화 지지"

[레이더P] 한반도 G2 외교전 본격화

  • 이진명, 김대기, 강계만 기자
  • 입력 : 2018-03-12 21:58:05   수정 : 2018-03-12 22:01:28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공유
  • 프린트
12일 오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푸젠팅에서 방북 방미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12일 오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푸젠팅에서 방북 방미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2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접견하고 "한·중 양국은 한반도의 중대한 문제에서 입장이 일치한다"며 "앞으로도 계속 긴밀히 협조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추가적인 전제 조건은 없다고 확인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미·중 양국이 북핵 문제에 잇따라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전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이날 시진핑 주석은 정 실장에게 "중국은 한국의 가까운 이웃으로서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화해협력이 일관되게 추진되는 점을 적극 지지한다"며 "북미 대화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또 시 주석은 "한국의 노력으로 한반도 정세 전반에서 큰 진전이 이뤄지고, 북미간에 긴밀한 대화가 이뤄지게 된 것을 기쁘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돼 성과가 있기를 기대하고 이를 적극 지지할 것"이라며 "평창올림픽 성공을 축하하고, 특히 남북단일팀의 구성과 공동입장은 남북관계 희망을 보여준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정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를 시 주석에게 전달하면서 "당대회 성공에 이어 양회가 역사적인 성공을 거두어 중국의 꿈이 조기에 성취되기를 기원한다"며 "지난해 국빈 방문했을 때 환대해준 점에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이 조기에 국빈으로 한국을 방문해줄 것을 바란다. 정중하게 초청한다"는 뜻을 전했다. 아울러 정 실장은 방미결과를 시 주석에게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왕위 외교부장, 쿵쉬안유 외교부 부부장,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 등 중국 핵심 외교라인이 모두 배석했다.

중국은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진행 중이지만 이날 방중한 정의용 실장을 각별히 배려했다. 방중 첫날 양제츠 국무위원과의 면담과 오찬, 시진핑 주석 접견에 이어 왕이 부장 만찬 일정까지 한꺼번에 진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긴박한 한반도 정세 변화에서 주변국으로 머물지 않고 적극적인 '중국 역할론'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 실장은 이날 중국에 도착한 직후 12시15분부터 오후 3시15분까지 세시간 동안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면담했다. 양측은 남북관계, 방미결과, 한중 양자관계 등 현안을 놓고 폭넓게 이야기를 나눴다. 또 정 실장은 조어대에서 추가로 한시간 동안 양제츠 국무위원과 늦은 오찬을 함께하면서 긴밀한 한중관계를 재확인했다. 곧바로 정 실장은 시 주석과 35분 면담했고, 왕이 부장과의 만찬을 이어갔다. 그러나 정의용 실장의 시진핑 주석 접견 당시 '자리배치 결례' 논란도 제기됐다. 시 주석이 테이블 가운데 상석에 앉았고, 정 실장은 테이블 옆에 앉아 양제츠 국무위원을 마주보는 식으로 자리배치됐기 때문이다.

한편 라즈 샤 백악관 부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는 그동안 합의가 이뤄진 것이고 거기에 추가적인 전제조건이 부과되지 않는다"며 "다만 북한은 약속대로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할 수 없으며 미리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9일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대통령은 북한에 의한 구체적인 조치와 구체적인 행동을 보기 전에는 그러한 만남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을 뒤집으며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새로 정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북한에 대한 제재를 담당하는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역시 이날 NBC방송과 인터뷰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핵·미사일 실험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조건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북·미 대화의 전제조건은 이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샌더스 대변인의 지난 9일 발언에 대해 "미국 정부 내에서 혼선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증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치를 해야 대화가 성립한다는 것이 기존의 방침이었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대북특사단이 전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회담 제의를 수락하면서 회담 전제조건이 충족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추가 핵실험 또는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거나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문제 제기만 하지 않는다면 북·미 회담이 일단 성사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9일 트위터에 "북한의 미사일 실험 중단 약속 이행을 믿는다"고 밝힌 바 있다. 백악관 주변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북·미 정상회담 수용을 결정하면서 이와 관련한 기준과 방침 등이 모든 참모들에게 온전히 전달되지 않아 이 같은 혼선이 있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워싱턴/이진명·베이징/김대기 특파원·서울 강계만 기자]

기사의 저작권은 '레이더P'에 있습니다.
지면 혹은 방송을 통한 인용 보도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정치실록

정치실록 2018년 9월 20일 Play Audio

전체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