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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출석 MB “편견 없이 조사해줬으면 좋겠다"

[레이더P] 14일 오전 9시22분 검찰 출두

  • 이현정, 송광섭, 성승훈 기자
  • 입력 : 2018-03-14 17:40:30   수정 : 2018-03-14 17:4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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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 앞에 서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 앞에 서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했다. 퇴임 후 5년 만이고, 전직 대통령으로선 전두환·노태우·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다섯 번째다.

이 전 대통령은 14일 오전 9시 22분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포토라인에서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입을 열었다. 그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불려온 것은 퇴임한 지 1844일, 후임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된 지 358일 만이다.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검사 송경호)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가 담당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혐의는 뇌물수수, 횡령·배임, 조세포탈, 직권남용 등 20여 개다.

검찰 관계자는 "오전 9시 50분부터 조사를 시작해 다스 등 차명 재산 관련 혐의부터 조사했다"며 "이 전 대통령은 다스와 도곡동 땅이 본인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긴장한 표정, 대국민 메시지

이날 이 전 대통령은 A4용지에 미리 준비해온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민생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매우 엄중할 때" "전직 대통령으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아"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됐으면"이라며 검찰 수사에 대해 유감을 밝혔다. 긴장한 듯 굳은 표정으로 시종일관 종이를 매만졌다.

이어 다가서는 기자들에게 "여기 (계단이) 위험해요"라고 말한 뒤 '국민께 죄송하다고 하셨는데 100억원대 뇌물 혐의는 부인하는 건가' '다스는 누구 것이라 생각하느냐' 등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이 전 대통령은 청사 로비에서 강훈 변호사(64) 등과 합류해 민원인용 일반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 조사실로 향했다. 그는 조사에 앞서 1010호 특수1부장실에서 수사 실무 지휘자인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45)와 10분간 녹차를 마시며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변호인단 4명과 이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를 수사해온 송경호 특수2부장검사(48), 다스 관련 혐의를 맡은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검사(48)도 참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편견 없이 조사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한 차장검사도 "법에 따라 공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답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오전 9시 59분부터 1001호실에 마련된 특별조사실에서 피의자신문을 받았다. 그는 오후 1시 5분~2시 조사실 옆에 마련된 1002호 휴게실에서 설렁탕으로 점심식사했고 이후 휴식을 취했다. 조사는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 다스 관련 혐의 부인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오후 2시 기자간담회에서 "오전에 신 부장검사가 다스 실소유주 의혹 등 차명재산 혐의를 먼저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스 실소유주 문제를 범행 동기나 전제 사실로 확정 짓고 (뇌물 등 나머지 혐의로) 나가는 게 효율적이기 때문에 먼저 조사했고, 그동안 다수 확보한 객관적 자료를 일부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후에 다스 관련 조사를 마무리한 뒤에는 송 부장검사가 교대해 뇌물 혐의 등을 조사했다. 이복현 특수2부 부부장검사(46)가 조서 작성 등을 위해 배석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진술 태도에 대해 "다스나 도곡동 차명재산 의혹 등은 본인(이 전 대통령)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자기 소유가 아니다' '경영에 개입한 바 없다'는 취지로 언론을 통해 견지해온 입장에서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답변을 거부하거나 늦게 하는 입장은 아니고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사 진척 속도에 대해서는 "질문의 양보다는 답의 양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생각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고, 조사해야 할 분량에 비해 대단히 적은 시간이기 때문에 일부 추려서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사 과정은 실무 책임자인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실시간으로 영상을 보며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돌발 상황이 생길 수 있어 수사 책임자로서 보는 것이지 조사 내용에 관여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57)에게 별도로 중간보고를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혹시 건강에 문제가 있을 것을 대비해 청와대 경호처와 협의해 119 차량 등을 검찰청사 내에 대기시키고 있다"며 "(이 전 대통령이) 피로를 호소하면 언제든 쉬게 할 계획이나 오전에는 요청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 조사 당시에는 중앙지검을 전일 통제했지만 오늘은 이 전 대통령 출석 이후에 일반 형사 사건을 포함해 통상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사건도 중요하지만 검찰의 통상 업무를 중단하는 건 국민에게 사법 서비스 제공하는 기관으로서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날 검찰은 다른 전직 대통령 조사 때와 같이 이 전 대통령을 '대통령님'이라고 부르며 예우했고 검찰 신문조서에는 '피의자'로 기재했다. 검사와 마주 앉은 이 전 대통령의 옆과 뒤편에는 변호인 3~4명이 앉아 조사에 참여했다. 오전에는 주로 강 변호사가 옆자리를 지켰고, 피영현(48) 박명환(48) 김병철(43) 변호사가 번갈아가며 도왔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의 조사 과정은 모두 영상 녹화가 이뤄졌다.

[이현정 기자/송광섭 기자/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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