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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트럼프 마음 잡는 아베의 정치술, 文대통령의 숙제 보여줘"

[레이더P] 한반도전문가 마커스 논런드의 조언

기사입력 2017-10-24 16:25:23| 최종수정 2017-10-24 16:27:32
"아직 아베처럼 트럼프에게 다가가지 못해"
'설득'하려다간 역효과 불러올 것
주의 산만 트럼프 관심, 북핵에 잡아두는 게 중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치를 지지하지 않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대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존경심(admiration)까지 느껴집니다."

미국 내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마커스 놀런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부소장은 다음달 한미 정상회담의 전망을 묻자 대뜸 전날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아베 총리에 대한 평가로 말문을 열었다.

최근 일본을 다녀온 놀런드 부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관계는 역대 미·일 정상 중 가장 좋다"며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아베 총리의 '정치술'을 보면 존경심마저 느껴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풀어야 할 숙제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마커스 놀랜드(Marcus Noland)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 부소장[사진=PIIE 제공]이미지 확대
▲ 마커스 놀랜드(Marcus Noland)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 부소장[사진=PIIE 제공]
23일 외교부 주최로 열린 제1차 한미 민관합동 경제포럼에 참석한 놀런드 부소장은 이날 레이더P와 인터뷰에서 정상회담을 앞둔 문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을 꼽았다.

정상 간 친밀한 관계를 토대로 개인과 거래하듯 국제정치를 대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먼저 가까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보유한 '협상가 기질'을 이끌어내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책'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놀런드 부소장은 "문 대통령은 아직 아베 총리처럼 트럼프에게 가깝게 다가가지 못했다"며 "정상회담과 공식 청와대 초청행사 외에 양국 정상이 자연스럽게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는 다양한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두 정상이 평택 캠프 험프리스 주한미군기지나 비무장지대(DMZ)를 함께 방문해 소통하는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놀런드 부소장은 "자기 확신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려 한다거나 가르치는 것은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으니 이를 유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놀런드 부소장은 방한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주어진 과제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 말은 꼭 해야겠다"며 "한국 시민에게 불안감을 야기하는 트럼프의 자극적인 말폭탄은 북한의 김정은만 이롭게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시끄러운 위협'이 가속화할수록 김정은 내부 체제의 결속은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놀런드 부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기간에 예정된 국회 연설에서 미국의 확고한 한미방위공약을 약속해야 한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역시 폐기나 재협상이 아니라 양국에 호혜적인 '업그레이드'라는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무도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과 발언을 예상할 수 없는 것이 문제"라고 답답함을 전했다.

국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코리아패싱'에 대해 놀런드 부소장은 어떤 의미를 내포한 용어인지 잘 알고 있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과장된 측면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최우선적인 정책 과제로 놓는 이상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이 배제될 가능성은 없다"며 "중요한 것은 주의가 산만한 트럼프의 관심을 북핵 문제에 계속 잡아두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에서 북핵 문제가 뒷전으로 밀리는 순간 한국의 우선순위 역시 상당한 진폭을 겪을 수 있다는 얘기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대통령 경제자문위원을 맡았던 놀런드 부소장은 미국 내 대표적인 '북한 경제' 전문가로 꼽힌다. '김정일 이후의 한반도' '북한의 선택' 등 북한 내부의 시장 경제화와 관련한 다양한 책을 저술하기도 했다.

놀런드 부소장은 북한 수출의 90%를 차단했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미 국무부의 북한 대사 추방 캠페인에 대해서도 "북한의 정권이 흔들릴 만큼 심각한 타격을 주긴 어렵다. 북한은 이미 제재에 둔감한 경제 체제로의 전환을 완비했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이 기존 제재를 피해 대규모 해킹그룹을 조직하고 '사이버 범죄'를 통한 외화 벌이에 나섰다며 "이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의 대비가 부족한 것도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놀런드 부소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했듯 "결국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있다"며 "북핵보다 한국 중심의 통일된 한반도를 중국이 더 두려워하는 이상 교착 상태에 빠진 한반도 긴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달 트럼프의 방중에 대해서도 미·중 간 북핵 문제를 두고 '평행선'을 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미·일 주도의 대북 경제 제재만으로는 북한을 비핵화하기 어렵고 결국 중국을 견인할 창의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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