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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꼭 필요한데 세월가면서 안되는 경우 많다"

[레이더P] 청와대 게시판에 국민청원 올린 까닭

  • 윤범기 기자
  • 입력 : 2017-12-13 15:38:42   수정 : 2017-12-14 18: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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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에 등록된 유시민 전 복지부장관의 초등교실을 활용한 공공보육시설 확충에 대한 청원이미지 확대
▲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에 등록된 유시민 전 복지부장관의 초등교실을 활용한 공공보육시설 확충에 대한 청원
유명 정치인에서 이제는 유명 방송인으로 변신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12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내용은 최근 저출산으로 인해 여유가 생긴 초등학교의 교실 공간을 부족한 국공립 어린이집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것.

유 전 장관은 "자랑은 아니지만 대통령도 알고, 총리도 안다. 하지만 행정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이렇게 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며 국민청원 게시판에 '공식적으로' 글을 올린 이유를 밝혔다. 레이더P가 유 전 장관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자세한 사연을 알아봤다.

◆국공립 어린이집 40% 공약 지키려면…

지난 11월 25일 '영유아보육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국공립 어린이집 비율을 40%까지 늘리겠다고 공약했고, 이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선 신규 국공립 어린이집을 건설할 용지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영유아가 밀집한 지역일수록 땅값이 비싸 국공립 어린이집 신설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묘수로 나온 것이 이미 국가가 운영하고 있는 초등학교의 남는 교실들을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다.

하지만 이해관계자들 입장이 다르다. 보육 부담을 안게 되는 초등학교 측에서는 일단 부정적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밝힌 반대 이유는 △영·유아와 함께 생활하는 초등학생의 수업권 침해 문제 △초등학생과 영·유아의 등교 또는 등원 문제에 따른 안전 관리 문제 △학부모 출입 통제 문제 △차량 증가 등 교통안전의 문제 등이다.

또 국공립 어린이집과 경쟁 관계에 있는 민간 어린이집 측이 동의할지도 미지수다. 여기에 초등학교와 유치원은 교육부 소속이고, 어린이집은 복지부 소속이라는 점도 문제 해결의 복잡성을 더하고 있다. 따라서 일개 부처 차원이 아닌 청와대나 총리실 등의 정책 조율이 필요한 사항이다.

이런 상항에서 해당 법안은 보건복지위의 다음 단계인 법사위에 계류된 채 더 이상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한 번 발의된 법안은 관할 상임위→법사위→본회의 순으로 처리가 진행된다. 즉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하면 본회의에서 국회의원들이 표결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

◆유시민 "국민은 이런 걸 잘 모르잖아요"

유 전 장관[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유 전 장관[사진=연합뉴스]
유 전 장관은 청원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국민은 이런 걸 잘 모르잖아요. 그 법이 없어도 하려면 할 수는 있겠지만, 부처 사이에도 여러 가지 이견이 있고 이해관계자들 반발도 있고, 그래서 이런 건 세월이 가면서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또 "청와대나 총리실에서 의지를 가지고 하면 법이 통과가 안 돼도 더 추진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글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에 의견을 전달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굳이 국민청원 게시판을 활용한 이유에 대해서는 "국민청원 게시판은 시민들이 와서 많이 보고 있고, 이국종 교수 건처럼 이 공간을 통해 이슈가 만들어지고 정책이나 제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원래 그런 취지를 가진 게시판이어서 저도 한번 써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국민청원 게시판은 청원인에 대한 동의(추천)가 한 달 내에 20만명을 넘으면 청와대가 공식 답변을 내놓는 것이 원칙이다. 실제로 소년법 폐지(개정) 논란과 낙태죄 폐지 논란이 이런 기준을 충족하며 청와대가 온라인으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유 전 장관에게 이 청원이 추천인 20만명을 넘길 수 있다고 보느냐고 묻자 "만약 못 넘기면 기자들이 좀 대신 물어봐달라"고 했다. 유 전 장관의 글은 청원이 올라온 지 만 하루 만인 13일 오후 2시 현재 4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며 추천인 수가 늘어가는 중이다.

◆네티즌들 "적극 동의" vs "헛다리 제안"

유 전 장관의 청원에 대해 이미 다수의 네티즌은 공감의 뜻을 표시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정부의 정책에 이익단체들의 의견이 지나치게 반영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적극 동의한다"고 댓글을 달았다. 또 "아시다시피 이미 시행하고 있는 곳들은 반응도 좋고 인기가 높지만 그 수가 너무 적어 하늘의 별 따기다. 좋은 아이디어이고 이미 알고 있었는데도 과감히 하지 못한 방해 요소를 잘 해결해 국가에서 적극 나서주기를 바란다"는 응원의 댓글도 달렸다.

이와 관련해 유 전 장관의 행정부 복귀를 청원하는 글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청원인만큼 이 일을 잘할 분이 없는것 같다"며 "이분 데려다 일 좀 시켜주세요"라고 썼고, "그 일을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청원자를 잡아다 시켜달라"는 글도 올라왔다.

반면 또 다른 네티즌은 '탁상공론'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도 방과후 여러 수업의 교실이 모자라는 판인데 거기다 유아까지 합치라는 말이냐"며 "헛다리 그만 짚으라"고 비판했다.

[윤범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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