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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촛불에서 ‘함께`의 가치를 배우다, 오규민 씨

[레이더P] 촛불도 태극기도 우리 이웃이자 가족이다

  • 김정범 기자
  • 입력 : 2018-01-22 15:22:59   수정 : 2018-01-26 09:5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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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무관심에서 ‘연대의 힘' 깨달아
남을 위한 삶 강조하 부모의 가르침 영향




한양대 4학년 오규민 씨(27). 대학 입학 전 그는 정치에 대해서 요즘 말로 '1'도 관심이 없었다. 그런 그가 대학에 들어와 사회를 보는 눈이 뜨이고 총학생회장까지 맡았다.

사학을 전공하고 있는 그는 2012년 대학 입학 이후 내내 학생회에서 활동을 했다. 총학생회장까지 맡게 됐던 그는 바쁜 생활로 인해 군 입대도 미뤄뒀다. 고등학교 때만 해도 개인의 성공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그였다. 오씨는 "외고에 입학해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며 공부하다 보니 우선 내가 잘살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오씨는 대학에 들어와서 사회를 바라보는 눈이 바뀌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경험하면서 '연대'의 가치를 절감했다고 말한다. 오씨는 지난해 3월 10일 박 전 대통령 탄핵이 선고되기 전까지 매주 토요일 촛불집회에 빠짐없이 참가했다. 그는 "최순실 태블릿PC 보도 이후 학생회 소속 학생들과 많은 토론을 하면서 많은 사람이 분노하고 있고 잘못되었다고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시국선언문을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작성했고 이후 많은 대학이 시국선언에 참여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한양대 전 총학생회장 오규민 씨(24)이미지 확대
▲ 한양대 전 총학생회장 오규민 씨(24)
그는 "대학에서 학생회 활동을 안 했다면 보수적인 생각을 갖지 않았을까 싶다"며 "우리보다는 나를 중요하게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특히 국가 시스템이 한 사람의 이익을 위해 돌아갔다는 '공정하지 않은 사회'에 대한 분노가 그를 움직였다. 오씨는 "(박 전 대통령이) 권력을 사유화했고 본인의 이익만을 위해서 국가 시스템이 돌아갔다는 것이 집회 참가의 주된 이유였던 것 같다"면서 "아울러 내가 왜 힘들까 하는 생각에서 왜 시간이 지나도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지에 대한 고민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학내 문제 역시 다방면으로 함께 대응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오씨는 "교육부 정책이 학교에 영향 미쳐서 학내의 일이 되고 그러면 교육부를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할 수도 있다. 다른 학교와 함께 연대해서 대응할 수도 있다"면서 "총학생회장으로서 혼자 해결해야겠다는 생각보다 여기 있는 학생들과 어떻게 함께 해결할 수 있을지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모님이 미친 영향도 컸다고 설명했다. 그의 부모님은 현재 자영업을 하고 있다. 오씨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 (회사에 다니던) 아버지의 월급봉투에 적힌 액수를 보고 어린 나이에도 우리 가족이 넉넉하지는 않구나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부모님은 공부를 하려는 저에게 아낌없이 투자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모님은 주위 사람들을 잘 챙겨야 하고 나만 생각하지 말고 남을 위한 삶을 살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줬다"며 "그러면 돌아오는 것이 있을 것이고 그런 삶이 더 의미가 있지 않겠냐는 말씀을 항상 해줬다"고 설명했다.

부모님의 가르침이 그의 내면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면 대학 친구들과의 활동은 단순히 생각에만 머무르지 않도록 도움을 준 셈이다. 그의 부모님 역시 지난 탄핵 정국 당시 촛불집회에 꾸준히 참가했다.

오씨에게도 그와 생각이 다른 친구들이 있다. 그는 "보수적인 친구들도 있다. 하지만 그 정도 차이는 서로 이해한다"면서 "그런 친구들도 내가 하는 활동들을 보면서 열심히 사는구나 느끼고 그 차이를 인정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나 하나쯤 참여하지 않아도'라는 생각은 없었을까. 그는 "예전에도 많이 했고 지금도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일 뿐"이라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힘을 보태는 것이다. 선거나 투표도 마찬가지로 나 하나쯤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 명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결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촛불혁명의 남은 과제에 대해서는 "지금도 적폐청산이 한창 진행 중인데 해결되기에는 기간이 짧았고 사회 시스템이 갖고 있는 문제점, 불평등한 구조, 부족한 복지 등이 개선돼야 한다"면서 "대통령 한 사람이나 당이 할 수 있는 문제라기보다는 집회에 참가했던 분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이며 함께 요구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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