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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커] 김성태 "중앙당 해체"…의미와 가능성

[레이더P] 현재 정치관행과 현행법상 곤란

  • 김수형 기자
  • 입력 : 2018-06-19 14:31:54   수정 : 2018-07-03 15:4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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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가운데)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자유한국당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가운데)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Q: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이 '중앙당 해체'를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김 권한대행은 18일 "오늘부로 한국당은 중앙당 해체를 선언하고 지금 이 순간부터 곧바로 작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혁신 방안인 셈입니다.

한국 정치사에 '재창당'은 수차례 있어 왔지만 '중앙당 해체'는 익숙한 표현이 아닙니다. '중앙당 해체'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우리 정치환경에서 이것이 가능한 것일까요.

A: ‘중앙당 해체’는 미국식 정당제도를 겨냥한 듯합니다. 상원과 하원 양원제인 미국은 따로 당 대표가 없고 원내대표(의원 중에 선출되는 대표)가 사실상 당을 대표합니다. 이 때문에 원내중심 정당이라고 합니다. 중앙당이라는 게 없다 보니 국회의원들은 특정 당에 소속돼 있기는 하지만 이념이나 정책을 통해 느슨하게 연결돼 있죠. 또 선거 때도 누구나 출마해서 정당의 후보가 될 수 있습니다. 이른바 상향식 공천입니다.

반면 우리나라 정당에는 중앙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분리돼 있죠. 즉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국회의원 신분이 아닌 상태에서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에 올랐습니다. 정당마다 다르지만 당 대표는 당원들 투표에 의해 뽑고 임기는 2년입니다.

원내대표는 현재 대표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김성태 원내대표로 당 소속 국회의원의 투표로 뽑히고 임기는 1년이죠. 홍 전 대표와 달리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원외(현직 의원이 아닌)가 아닌 원내(현직 의원인) 당 대표입니다. 즉 당 대표는 의원이든 아니든 맡을 수 있고, 원내대표는 의원만이 될 수 있습니다.

중앙당 역할은
김성태 대표권한대행의 '중앙당 해체' 발언은 '미국식 원내정당'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국처럼 원내대표가 당을 대표하거나 당 대표가 있다면 권한이 대폭 축소된 상징적인 역할만 맡기고, 중앙당 조직을 없애거나 단순화해서 미국과 같은 원내 중심으로 당이 움직이게 하려는 의도입니다.

그렇다면 중앙당은 어떤 역할을 해왔을까요. 우리나라는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지방 선거, 여기에 재보궐 선거 등 거의 매년 선거를 치르고 있는데 여기에서 중앙당이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출마 후보를 정하는 공천을 총괄하고, 당원도 관리하며 정치자금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사실상 선거를 지휘하고 돈을 관리하는 겁니다. 이완구 전 대표는 지난 1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 때마다 중앙당이 이렇게 기능을 해야 하니까. (원내 정당화를) 우리가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고 알고 있지만 한국 정치 현실상 그게 어려운 얘기"라고 말했다.

한국 정치에서 가능한가
중앙당 해체는 현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선 정당법 제3조는 "정당은 수도에 소재하는 중앙당과 특별시·광역시·도에 각각 소재하는 시·도당(이하 "시·도당"이라 한다)으로 구성한다"고 명시했다. 중앙당을 없애기 위해서는 일단 정당법을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모든 정당의 구조를 바꿔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심재철 부의장은 지난 18일 김 대표권한대행 발언 뒤 페이스북에 "중앙당 해체는 혁신과제로서 오랫동안 논의가 돼왔지만 한국 정치와 맞지 않는 측면이 있어 번번이 현실화에 실패했던 사안"이라며 "게다가 정당법도 개정해야 하는 사안인데 김 대행이 이를 주도할 수 있겠느냐"고 적었다.

또 오랫동안 정당 조직이 정치를 사실상 장악하고 있죠. 즉 당 대표→중앙당→시·도당→당협·지역위원장으로 조직화돼 있습니다. 그리고 이 위원장과 지방의회 의원 등이 연결돼 있습니다. 이런 구조가 하루아침에 바뀌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더구나 이런 구조에 많은 사람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도 합니다.

발언 의도
당 해체와 재창당은 집을 부수고 새로 지어야 하는 것이지만 '중앙당 해체'는 집은 그대로 둔 채 안방을 줄이고 외벽을 새로 칠하는 리모델링으로 비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중앙당 해체 발언은 아주 약한 수준의 개혁, 즉 리모델링에 해당한다"며 "지금은 당 해체 수준으로 큰 변화가 필요하지만 당을 해체하는 데에는 굉장히 많은 반발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당 해체와 재창당의 필요성은 느끼지만 현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국당은 1997년 신한국당과 민주당이 합당해 한나라당으로 창당한 뒤 2012년 새누리당으로, 2017년 자유한국당으로 당명만 변경했을 뿐 당 해체는 이뤄지지 않았다. 차떼기 정당이라는 오명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에도 재창당은 없었다.

[김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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