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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커] 안철수 발의 `수퍼 김영란법`에 추가된 내용

[레이더P] 공직 통한 이익 추구 가능성 봉쇄

  • 김종훈 기자
  • 입력 : 2016-08-02 12:33:03   수정 : 2018-04-30 16:3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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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지난 1일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 규정을 추가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법안의 내용은 무엇인가요?



A: 이해충돌 방지 규정은 말 그대로 '이해'의 '충돌'을 방지하는 법규정입니다. '이해'는 공익과 사익입니다. 둘의 '충돌'은 공직자가 자신의 직무를 통해 사익을 추구함으로써 공익이 저해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이해충돌 방지법은 공직자가 자신의 공적인 지위를 남용해 사익을 추구하지 못하게 하고 공익을 추구하게끔 하는 법률인 셈입니다.

안 전 대표의 개정안 내용은 크게 △공직자 등의 사적 이해관계 관련 직무금지 △공직자 등의 직무 관련 외부활동 금지 △공직자 등의 직무관련자와의 거래 제한 △공직자 등의 소속 공공기관 등에 대한 가족 채용 제한 4가지로 나뉩니다. 법의 규율 대상인 '공직자 등'은 국가·지방 공무원, 공직유관단체·기관의 장과 임직원뿐만 아니라 공·사립 교직원과 언론인을 포함합니다.

◆ 공직자의 사적 이해관계 관련 직무금지(제11조의2)

'공직자의 사적 이해관계 관련 직무금지'는 공직자 자신 혹은 4촌 이내 친척이 공직자의 '직무관련자'가 되면 해당 공직자를 직무에서 배제하는 규정입니다.

가령 서울 한 구청에서 건축 인허가 업무를 하고 있는 A씨가 있습니다. 그의 친동생 B씨가 구청 관할지역 내에서 건물을 짓기 위해 구청에 건축 인허가 신청을 합니다. 이 경우 B씨는 A씨의 '직무관련자'가 됩니다. 직무관련자가 친동생인 만큼 A씨는 인허가 관련 심사 과정에서 편의를 봐줄 수도 있다는 것이 이해충돌 방지 규정의 기본 취지입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동생이 직무관련자가 된 순간 A씨는 해당 건축 인허가 업무에서 배제됩니다.

한편 A씨, A씨의 4촌 이내 친척과 일정한 관련이 있는 법인·단체가 건축허가를 신청해도 A씨는 해당 업무에서 배제됩니다. 예컨대 A씨 혹은 B씨가 '임직원' '사외이사' '대리인' '고문·자문역'을 맡은 법인 Z가 A씨에게 건축허가를 신청하는 경우입니다. 또 A씨 혹은 B씨가 일정 비율 이상의 '주식·지분을 소유'한 단체 X가 건축허가를 신청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위 공직자에게는 강화된 직무금지 조항 적용(제11조의3)

또 개정안에는 11조의2 조항의 연장선으로 '고위' 공직자의 사적 이해관계 직무금지 규정을 따로 만들어 고위공직자에 대한 제한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고위공직자는 국회의원을 포함한 차관급 이상 공무원, 광역자치단체장·기초자치단체장과 해당 단체의 교육감 등입니다.

우선 고위공직자는 임용·취임 후 30일 이내에 이전 3년 동안 민간에서의 활동내역을 소속기관장에 제출해야 합니다. 활동내역은 재직기관, 재직 시 대리·고문·자문·상담 등 내용, 관리·운영하였던 사업 내용 등을 포함합니다.

또 임용·취임 후 2년 동안 민간 영역에서 대리·고문·자문 등의 용역을 제공했던 고객에게 수익을 제공하는 직무를 할 수 없습니다. △보조금 등 지급 △인허가 관련 직무 △생산방식·규격 등에 관한 검사·감사 관련 직무 △조세 징수 관련 직무 △공사 혹은 물품구입 계약 관련 직무 △감독 직무 △사건의 수사·심리·심판 관련 직무 등입니다.

가령 휴대폰 제조업체 C사의 고문을 맡다 국민안전처장으로 임용된 D씨는 3년간 C사에서의 활동내역을 제출해야 합니다. 만약 C사가 생산규격과 관련한 검사를 국민안전처로부터 받게 되면 D씨는 관련 직무를 할 수 없습니다. D씨가 절차 간소화 등 부당한 이익을 C사에 제공할 가능성을 막자는 취지인 셈입니다.

◆공직자의 직무 관련 외부활동 금지(제11조의4)

둘째로 '공직자 등의 직무 관련 외부활동 금지'는 외부활동을 통한 공직자의 사익추구를 금지하는 규정입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직자는 직무관련자에게 노무·자문·조언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아서는 안 됩니다.

앞서 예를 든 구청 건축 인허가권자 A씨는 건축 인허가를 신청한 친동생 B씨에게 '준공 후 소방안전검사를 쉽게 통과하는 법' 등을 알려주고 금품을 받을 수 없습니다.

또 공직자가 외국의 정부·기관·법인·단체 등을 대리하는 행위도 금지됩니다. 가령 독일 자동차회사 E사의 로비를 받은 환경부 소속 공무원 F씨가 자동차 배기가스 관련 규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E사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 공직자 등이 맡은 직무와 이해가 충돌할 수 있는 다른 직위에 취임도 금지합니다. 예를 들어 사드 배치 관련 업무를 맡은 국방부 공무원 G씨가 경북 성주에 땅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경우 G씨는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사무국장으로 취임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공직자가 직무권한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사업 또는 영리행위를 사실상 관리·운영할 수 없습니다. 구청 환경미화과장 H가 미화용역업체를 운영하는 부인 I씨와 함께 사실상 업체를 관리하다면 개정안 통과로 H씨는 사업 관리에서 손을 떼야 하는 것입니다.

◆직무관련자와의 거래 제한(제11조의5)

개정안에 따르면 공직자 등은 직무관련자와 금전 관련 거래를 하려면 소속기관장에게 서면으로 신고해야 합니다. 거래에는 돈을 빌리거나 빌려주는 행위, 부동산을 비롯한 재산을 사고파는 행위, 물품·용역·공사 등의 계약을 하는 행위가 포함됩니다.

가령 구청 건축 인허가권자 A가 건축 인허가를 신청한 친동생 B씨에게 돈을 빌릴 경우에도 A씨는 이를 구청장에게 신고해야 합니다. 거래 과정에서 A가 얻은 금전적 이득에 대한 보답으로 직무상 부당한 이득 혹은 편의를 B에게 제공할 가능성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또 공직자는 자신 혹은 그의 배우자, 직계존비속이 일정 주식·지분을 보유한 법인·단체가 직무관련자와 거래를 하더라도 자신이 거래할 때에 똑같이 신고해야 합니다. 기관장은 신고 후 해당 거래가 공정한 직무수행을 저해한다고 판단하면 거래 중지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가족채용 제한(제11조의6)

국회의원의 친인척 보좌진 채용이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입법 필요성이 크다는 지적을 받았던 조항입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고위공직자와 공공기관의 인사업무 담당자는 소속 공공기관이나 그 산하기관에 자신의 가족을 채용할 수 없습니다.

법이 통과되면 차관급 대우를 받는 국회의원 역시 자기 가족을 보좌진으로 채용할 수 없게 됩니다. 다만 고위공직자 가족을 각종 법에서 정하는 공개경쟁 채용시험 절차를 거쳐 채용한다면 적법합니다.

한편 공공기관의 산하기관을 지휘·감독·규제·지원하는 업무의 공직자도 가족을 그 산하기관에 채용되도록 할 수 없습니다.

◆기타 제한 규정들(제11조의7~9)

이 밖에도 개정안은 공공기관과 해당 기관 소속 고위공직자 및 공공기관 계약담당자 간이 수의계약을 금지했습니다. 또 공공기관의 물품과 직위 등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없게 했습니다.



Q: 당초 국회에 제출된 김영란법에는 포함됐었습니다. 그런데 이해충돌 방지 관련 규정이 어떻게 해서 빠지게 된 건가요? 왜 다시 추가된 건가요?

A: 2013년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원안에는 이해충돌 방지 관련 규정이 있었지만 정무위 심사과정에서 모두 빠졌습니다. 심사과정에서 정무위 의원들이 '이해 충돌의 의미가 모호하고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통과를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공무원뿐만 아니라 언론인, 교직원까지 포함되면서 규율 대상이 지나치게 넓어진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이해관계 충돌방지 규정의 영향을 받는 4촌 이내의 친족과 가족을 포함하면 법 적용 대상은 현재 알려진 400만명보다 훨씬 늘어납니다.

그러나 사적이익을 위한 공적 권한의 남용 금지가 김영란법의 핵심 취지인 만큼 이해충돌 방지 규정을 살려야 한다는 주장도 강했습니다.

안철수 전 대표는 "2015년 법 제정 시 이해충돌 조항이 빠져 반쪽짜리 법안이라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개정안을 통해 지금부터라도 이에 대한 공론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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