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팩트체커

[팩트체커] 지금 박대통령 상태, 헌법 71조 ‘사고`에 해당하나

[레이더P] 다수는 권한대행 가능상 하고로 해석, 일각선 “물리적 사고만 인정해야”

  • 김태준 기자
  • 입력 : 2016-11-14 16:14:40   수정 : 2018-04-30 16:38:45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공유
  • 프린트
이강국 전 헌재소장 등 “현 사태, 사고로 봐야”
권한대행 총리, 군통수권·외교권까지 대행 가능
“헌법은 신체적 사고만 상정한 것” 지적도


이슬비가 내린 14일 청와대 정문(일명 11문) 앞에서 경찰이 근무를 서고 있다. 검찰은 이번 주 중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예고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이슬비가 내린 14일 청와대 정문(일명 11문) 앞에서 경찰이 근무를 서고 있다. 검찰은 이번 주 중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예고했다.[사진=연합뉴스]
Q: 여야 정치권에서 헌법 71조를 적용해 박근혜 대통령의 2선 후퇴와 국회가 추천한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 방법은 헌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질서 있게 정권을 교체할 수 있어 위헌 논란을 피하면서도, 국정공백을 최소화할 현실적인 방법이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문제는 현 상황이 헌법 71조가 말하는 대통령의 '사고'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또 권한대행을 맡은 국무총리의 권한이 어디까지 있지도 중요합니다. 헌법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판단하고 있나요?

A: 헌법 제71조는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권한을 대행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물러난 궐위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헌법이 규정한 '사고'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현 상황이 사고에 해당하는지가 관건입니다.

레이더P의 전화통화에서 이강국 전 헌법재판소장은 "71조 조항은 원래 대통령이 병이 생기거나 위독하거나 특별한 사정 때문에 직무를 행사하지 못할 때를 상정한 것이지만 현 사태를 사고로 못 볼 건 아니다"며 "이 국정농단 사태를 사고로 보고 후임 총리로 하여금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도록 하면 헌법에 따라 헌정 중단 없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야 정치권에서도 긍정적인 해석이 나옵니다.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 대통령의 2선 후퇴가 위헌적 요소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대통령이 직을 유지하면서 그 권한을 행사할 수 없는, 헌법 71조가 말하는 사실상의 사고 상태라는 점을 전제한다면 대통령의 2선 후퇴는 위헌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이 여야가 합의해 추천한 총리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의전 대통령'으로 남는다고 선언한 뒤, 신임 총리가 권한대행을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문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2선 후퇴를 공표하고 내각 통할권을 국회 추천 총리에게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판사 출신인 주호영 새누리당 의원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사고로 인한다는 규정에 대해 물리적인 사고만을 의미한다고 봤는데 많은 헌법학자들이 꼭 그런 것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권한대행 총리의 권한에 대해서는 대통령 고유권한인 국군통수권·조약체결권 등까지 대행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신평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이 권한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 총리가 대통령의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강국 전 소장은 "권한대행 총리는 기존 대통령의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며 "국군통수권·조약체결권뿐만 아니라 개헌을 발의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현 상황이 71조에서 정한 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상경 서울시립대 교수는 "대통령이 2선으로 후퇴한다고 해도 언제든 다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71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여기서 '사고'는 물리적인 사고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2선 후퇴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라며 "위헌 논란을 비켜가기 위해서는 정식으로 하야를 하든지, 국회에서 탄핵을 하든지 양단간에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태준 기자]

기사의 저작권은 '레이더P'에 있습니다.
지면 혹은 방송을 통한 인용 보도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정치실록

정치실록 2018년 8월 8일 Play Audio

팩트체커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