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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커] 야당서 나오는 “朴이 놓은 ‘덫`에 걸렸다”는 푸념

[레이더P] 피의자 신분인 朴대통령이 정국 주도하는 역설적 상황

  • 안병욱 기자
  • 입력 : 2016-11-21 18:18:03   수정 : 2018-04-30 16:3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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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전국회를 전격 방문,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 비선실세 국정 개입 파문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논의를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전국회를 전격 방문,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 비선실세 국정 개입 파문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논의를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Q: 정치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덫에 걸렸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 조사 거부를 선언하고 '버티기'를 택한데 이어, 정치권에 '탄핵'을 하라는 분위기입니다. 모두가 박 대통령의 의도한 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치적인 위기에 몰린 박 대통령이 오히려 ‘덫'을 놓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지난 20일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이영렬 검찰 특별수사본부장은 중간 수사결과 브리핑을 통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확정했습니다. 국정농단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 등과 박근혜 대통령이 공모했다고 본 것입니다. 하지만 청와대가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전면부정하고 향후 검찰수사를 거부했습니다.

이러한 박 대통령의 버티기에 대해 '뾰족한 해법'이 없는 정치권은 걱정을 토로했습니다. 같은 날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이 "정치권이 박근혜 대통령의 덫에 걸렸다"고 말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청와대는 "차라리 헌법적 절차에 따라 마무리를 지었으면 좋겠다"고 밝혀 사실상 탄핵을 요구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을 원하는 이유

이렇게 청와대가 탄핵을 주장하는 이유는 오히려 탄핵 절차가 현 시점에서 박 대통령의 임기 보장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국회에서 재적의원(300명) 과반수 발의와 재적의원 3분의 2인 300명 이상의 찬성에 따라 대통령 탄핵 가결 조건이 이뤄지면, 대통령 권한이 정지됩니다. 이후 헌법재판소의 최종 탄핵 심판이 나올 때까지 국무총리가 그 역할을 대행하게 됩니다. 즉, 황교안 국무총리가 박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면서 국정주도권을 쥐게 됩니다.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민심과 야권의 요구와 달리, 황 총리의 권한대행은 사실상 박 대통령의 임기 연장, 보장과 같은 의미입니다. 청와대의 탄핵 요구는 이러한 셈법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특히 내년 1월과 3월 연이어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총 9명인 헌법재판소가 7명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헌법에 따르면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탄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버티기를 택한 박 대통령이 이러한 가능성도 계산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탄핵절차 돌입 후 180일 내 헌법재판소가 결정을 내려야 하지만 사실상 훈시규정이기 때문에 재판관들이 정치적 부담을 이유로 결정을 미룰 가능성도 있습니다.



◆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헛발질과 전략부재

이런 가운데 야권은 대통령 탄핵을 위한 공조 움직임에 뜻을 모았습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1일 오후 의원총회에서 박 대통령 탄핵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전날 '탄핵 요건이 됐다는 것과 바로 탄핵으로 가는 것은 다르다'는 입장에서 변화한 겁니다.

기존 탄핵을 당론으로 확정한 국민의당에 이어 야3당과 새누리당 비박계가 연계해 탄핵 가결 정족수인 국회의원 200명 이상을 확보하는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는 결국 탄핵을 원한 청와대의 '의도' 대로 가는 것입니다. 이처럼 상황이 된 이유로 야당 지도부, 특히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전략부재가 꼽히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단독 영수회담 돌발 제안과 철회 해프닝으로 리더십에 상처를 입고, 야권 공조에 균열 일으킨 것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지난 8일 박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해 '국회 합의 총리 추천 안을 제시'했을 때 대안 없이 이를 거부해 야권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혔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17일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야당 3당 대표들이 회담을 하기 위해 만나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17일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야당 3당 대표들이 회담을 하기 위해 만나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사진=연합뉴스]
◆ 야3당의 여전한 불협화음 총리 인선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오전 춘추관에서 "야당에서 얘기하는 총리가 박 대통령의 제안과 다르다"며 "상황이 변했다. 좀 지켜보자"고 말해 야권이 주장하는 책임총리는 수용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는 내치와 외치까지 모든 권한을 여야가 합의한 총리에게 양보하고 대통령은 '2선으로 물러나라'는 야권의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는 의미로 '탄핵 장기화' 사태를 염두한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이 가운데 야권은 여전히 책임 총리 인선에서 불협화음을 내고 있습니다. 탄핵에는 뜻을 같이했지만 국회추천 총리에는 뜻을 모으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박 대통령의 거취 문제가 먼저 결정되거나 총리 권한 문제를 먼저 명확히 한 후 총리 인선 논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당은 '선총리 인선, 후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1일 국회에서 "국회 추천 총리의 역할과 위상에 대해 의견이 정리가 안됐기에 (야권 내에서) 논의와 검토가 더 필요하다는 결론"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1일 오후 자신의 SNS에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거국중립내각 국무총리 추천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야권의 태도를 비판했습니다. "(탄핵 논의로) 대통령을 범죄자로 규정하면서 총리를 추천해 임명해 달라는 건 대단히 부자연스럽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입니다.

야권에서는 오는 26일 촛불집회 이후 탄핵 발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기 만료 전 탄핵을 완료하는 '속전속결 탄핵론' 등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고 있지만, 현재로선 정치권이 박 대통령의 '덫'에 걸린 상황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아보입니다.

[안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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