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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쇼] 역대 대통령 방명록에 담긴 北향한 메시지

[레이더P] 김대중·노무현·문재인

  • 김정범 기자
  • 입력 : 2018-05-30 14:18:28   수정 : 2018-05-31 18: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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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신분으로 북한을 방문한 사례는 총 3차례였다. 2000년, 2007년, 그리고 2018년이다.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고 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은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을 찾아 회담을 했다. 그리고 네 번 방명록을 작성했다.

방명록 글귀는 상대, 즉 북한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과 기대가 담겨 있다. 정치적 메시지인 것이다.

1. 2000년 '민족'과 '통일'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긴 방명록[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긴 방명록[사진=연합뉴스]

1차 남북정상회담은 우리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은 평양 도착 다음날인 6월 14일 김정일(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만수대의사당을 찾았다. 회담에 앞서 방명록을 남겼다.

'우리는 한민족 한 핏줄 운명공동체입니다. 평화와 교류 협력, 그리고 민족의 통일을 향해 착실하게 전진해 나갑시다. 2000년 6월 14일 대한민국 대통령 김대중'.

김 전 대통령 방명록은 분단 55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 최고지도자를 만나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느낀 소회와 북에 대한 본인 생각을 담았다. 특히 방명록 앞부분에 등장하는 '우리는 한민족 한 핏줄의 운명공동체'라는 문구는 김 전 대통령이 꾸준히 강조해온 '통일'을 염두에 뒀음을 엿볼 수 있다. 이를 위해 '교류협력'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도 강조했다. 이를 방증하듯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6·15 공동선언을 통해 "남측의 연합 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 제안이 서로 공통점이 있다고 인정하고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합의했다.

2. 2007년 '인민'…인권 문제 은연중 강조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방명록[사진=청와대공동취재단]이미지 확대
▲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방명록[사진=청와대공동취재단]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달리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었다. 2차 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두 차례 방명록을 남겼다. 2007년 10월 2일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개최되는 만수대의사당을 방문해 방명록을 작성했다.

'인민의 행복이 나오는 인민 주권의 전당 2007.10.2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

북한 주민 주권과 인권을 에둘러 강조한 것이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방북 마지막 날인 10월 4일 남포시 서해갑문을 방문해 방명록을 남겼다.'인민은 위대하다'.

방명록에 담긴 표현을 놓고서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노 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거기 가서 '국민'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국민은 위대하다'고 쓰려고 했지만 어색하지 않으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3. 2018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정상 국가 대우?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방명록에 남긴 글.[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방명록에 남긴 글.[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북측 통일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2차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전체 횟수로는 4차 정상회담)을 하기 전에 방명록을 작성했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조선민주주의 인민 공화국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2018. 5. 26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문 대통령은 '조선민주주의공화국'이라는 북한식 표현을 썼다. 뿐만 아니라 정상회담 때도 인사말에서도 "'조미 정상회담'이 반드시 성공하기를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통상 '북미정상회담'이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했지만 상대방 입장에서 북한식 표현을 쓴 것이다.

27일 문 대통령의 청와대 기자회견과 공개 질의응답이 끝난 뒤 관련 질문을 받은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 지역에 갔기 때문에 그쪽 표현과 언어를 써준 것"이라며 "김 위원장도 우리 쪽으로 내려왔을 때 '탈북자'와 같은 남측 용어를 쓰지 않았느냐"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표기한 것을 두고 어떤 의도인지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는 북한이 간절히 원하는 정상 국가 예우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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