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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과백] `北 비핵화`가 남북 정상회담의 전제 조건…두 가지 시선

[레이더P] 북한 전향적 자세 보여야 vs 핵 포기할 수 있는 명분 필요

  • 김정범, 조선희 기자
  • 입력 : 2018-02-21 13:49:53   수정 : 2018-04-27 15: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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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은 객관성과 관계없이 주관대로 믿는 현상을 말합니다. 자신이 보고 싶고, 믿고 싶고, 듣고 싶은 정보만 접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듯합니다. 최순실 게이트, 조기 대선 등 큰 정치적 고비를 거치면서 더욱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뉴스 역시 확증편향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특정 방향성을 지닌 뉴스가 판치고 있는 겁니다. 정치적 편향성과 과도한 이념 매몰에서 벗어나 객관적 관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래서 레이더P가 시도합니다. 주요 이슈를 특정 방향에서 바라보는 '흑과 백'입니다. 같은 팩트를 다루지만 해석과 분석이 완전히 다른 두 개의 뉴스, 즉 비판적으로 다룬 흑뉴스와 우호적으로 다룬 백뉴스를 '노골적으로' 소개합니다. 선택은 독자들 몫입니다.

이번 순서는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기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가 전제돼야 하다는 주장을 둘러싼 찬반 논란입니다.

북한의 화성-12형 발사장면[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북한의 화성-12형 발사장면[사진=연합뉴스]


◇백뉴스

北 입장 먼저 나와야…그간 대화 성과도 불분명


지난 10일 북한 특사자격으로 방한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이른 시일 내에 방북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김정은의 친서를 전달한 이후 3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에 정상회담 성사 조건으로 '북한의 비핵화' 얘기가 나오고 있고, 일각에서는 '비핵화는 조건이 아닌 결과'라며 맞받아치고 있다.

북한은 "핵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꾸준히 주장해왔다. 지난해 10월 최선희 북한 외무성 국장은 러시아 국제회의에 참석해 "미국이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과 공존하지 않는 한 북한은 핵무기를 대상으로 협상을 벌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자신들의 핵무기는 자위적 차원이며 '핵을 통한 평화'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끊임없이 보이고 있는 셈이다.

남북 대화가 성사되면 우리가 원하는 최종 결과는 한반도 비핵화다. 그러나 북한은 계속되는 미국과 국제 사회의 경제 제재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남한과 대화를 시도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핵 폐기를 남북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자유한국당은 핵동결을 조건으로 한 남북 대화에 대해서도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핵동결만으로는 북핵 폐기를 담보할 수 없으며 비핵화만이 남북 대화가 성사될 수 있는 시작점이라는 것이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북한이 친서를 전달한 직후인 지난 11일 논평을 통해 "(일각에서) 핵동결을 말하는데 이는 핵을 인정하는 최악의 종착지"라며 "비핵화의 가장 반대되는 말이 핵동결 즉 핵화"라고 지적했다.

일례로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과 교류·대화해왔음에도 눈에 띄는 결과가 없었다. 오히려 2002년 제2연평해전, 2003년 북한 핵비확산조약(NPT) 탈퇴로 이어졌고 2006년엔 북한이 1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결국 대화 이전에 북한에서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핵폐기는 아니더라도 핵실험이나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겠다는 의지와 실천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정상회담이 되려면 일단 북한의 핵에 대한 입장이 나와야 할 것"이라며 "최소한 핵미사일 실험 중단 선언 정도가 돼야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더라도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또한 비핵화를 전제로 한 북·미 대화엔 긍정적이다. 지난 13일 미 국무부는 대변인 브리핑에서 "북한과 앉아 대화할 순 있지만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것이어야 하나 아직 그 지점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흑뉴스

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의 유훈…북한 핵포기 명분 줘야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을 요청하면서 남북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왔지만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명이 중요한 상황이다.

여당에서는 북한 비핵화는 남북 정상회담의 '조건'이라기보다는 회담을 통해 도출해야 할 '목표'라고 강조한다. 남북 관계가 최근까지 경색됐던 상황에서 북한이 특별한 계기 없이 비핵화라는 카드를 들고 나올 리 만무하다는 현실적 판단이 깔려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의미 있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평창올림픽의 가장 큰 성과로 기록될 것이며 우리는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신중히 초청에 준비하고 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 역시 최근 한 인터뷰에서 "당장 비핵화 선언을 해야만이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대화를 안 하겠다는 것"이라며 "대화를 깨겠다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지난 정권에서) 그렇게 대화를 못하는 동안 북핵과 미사일 개발은 급속도로 진전했다"고 덧붙엿다.

비단 여당의 주장만도 아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비핵화 논의 없는 정상회담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비핵화를 하기 위해서라도 남북 정상회담이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5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MB도 집권 당시 정상회담을 추진했고 박근혜의 대북 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정책은 자신들 스스로가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비핵화의 빗장을 풀겠다고 했다"고 했다.

미국은 "북미 대화의 전제 조건은 북한의 비핵화"라며 "미국의 대북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남한마저 강경책을 고수하면 대북 대화채널을 봉쇄하게 된다는 역효과가 우려된다. 전략적 차원에서 북한의 대화채널을 열어주고 핵을 포기할 만한 명분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는 과거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1990년대 북한은 미국을 상대로 △경수로 제공 △핵우산 철수 등의 조건을 내걸고 비핵화를 약속했지만 논의는 흐지부지됐다.

또 북한은 핵무장의 이유로 미국과 타협을 택한 무아마르 알 카다피 전 리비아 대통령과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이 결국 미국의 공격을 받고 최후를 맞이한 것을 들고 있다. 북한이 체제 보장을 위한 미국과의 협상이 성사되기까지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김정범 기자 / 조선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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