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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과백] 1953년 정전협정 종식 `종전선언`을 둘러싼 찬반

[레이더P] 평화 여건 마련 vs 자칫 한반도 안전 무력화

  • 김정범, 박선영 기자
  • 입력 : 2018-03-23 14:10:24   수정 : 2018-04-27 1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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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은 객관성과 관계없이 주관대로 믿는 현상을 말합니다. 자신이 보고 싶고, 믿고 싶고, 듣고 싶은 정보만 접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듯합니다. 최순실 게이트, 조기 대선 등 큰 정치적 고비를 거치면서 더욱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뉴스 역시 확증 편향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특정 방향성을 지닌 뉴스가 판치고 있는 겁니다. 정치적 편향성과 과도한 이념 매몰에서 벗어나 객관적 관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래서 레이더P가 시도합니다. 주요 이슈를 특정 방향에서 바라보는 '흑과 백'입니다. 같은 팩트를 다루지만 해석과 분석이 완전히 다른 두 개의 뉴스, 즉 비판적으로 다룬 흑뉴스와 우호적으로 다룬 백뉴스를 '노골적으로' 소개합니다. 선택은 독자들 몫입니다. 이번 순서는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을 마무리하자는 '종전선언'을 둘러싼 논란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준비위 2차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준비위 2차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백뉴스
韓·北·美 대화 여건 마련…여론도 '찬성' 의견 많아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남북정상회담과 미·북정상회담에 이어 남·북·미 3자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했다. 3자 정상회담을 통한 '6·25전쟁의 종전'을 선언함으로써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자리 잡게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뿐만 아니라 종전선언에 이어 미·북 관계 정상화, 남·북·미 경제협력 등으로 진전시킬 수 있음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22일 "순차적으로 보면 당연히 예측할 수 있는 하나의 시나리오"라고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간 남·북·미는 종전선언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시기가 어긋났다. 남북은 1991년 12월 13일 남북기본합의서(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에서 "현 정전상태를 공고한 평화상태로 전환시키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구절을 통해 평화체제에 대한 최초 합의를 했다. 이후 2006년 11월에는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만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 남·북·미 3국 정상회담 가능성이 대두됐다.

2007년 10·4 남북정상선언에서 '3자, 또는 4자'가 모여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방안이 합의문에 포함됐다. 당초 한국은 6·25전쟁 정전협정에 직접 서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전협정의 주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제기됐지만 10·4 선언을 통해 한국을 포함한 '3자 또는 4자'로 협정 주체의 범위가 좁혀졌다. 한국 정부가 종전협정을 자주적으로 구상해 나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시기를 놓쳤다.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북 압박 노선을 선택했고 북핵 문제 또한 악화하면서 10·4 선언의 성과는 빛이 바랬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과 미·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논의를 어느 정도 마무리 짓고 난 후 평화협정 체결을 구상하는 로드맵을 짜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달성한 후 목표까지 구상을 마친 것이다.

종전협정 추진에 대한 여론 역시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 전문조사기관인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3월 16~17일 이틀간 전국 성인 남녀 10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40.9%가 '매우 찬성한다'는 답변을, 41.3%가 '대체로 찬성한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매우 반대한다는 의견은 4.2%에 불과했다.



◆흑뉴스
北 정전협정 위반만 42만건…진정성 먼저 보여줘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남북정상회담과 미·북정상회담에 이어 남·북·미 3자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했다. 3자 정상회담을 통한 '6·25전쟁의 종전'을 선언함으로써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자리 잡게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한반도 평화 정착은 남북 간 합의만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미국의 보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간 남·북·미 협상 진행 과정을 보면 사실상 결렬의 역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2년 2월 남과 북이 발효한 남북기본합의서에는 공고한 평화상태로 전환될 때까지 남과 북은 정전협정을 준수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기본합의서와 비핵화공동선언은 유명무실화되면서 1차 북핵위기가 시작됐고 북한은 합의를 파기했다.

3자 정상회담은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이 합의한 10·4 공동선언에도 "3자 또는 4자 정상이 모여 종전선언을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지만 이 또한 결국 실행되지 못했다. 그간 남북협상은 합의 파기 후 군사적 긴장 고조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반복되면 지지부진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를 감안했을 때 종전선언을 논하기 전에 북한이 기본합의서를 이행하고 평화 준수에 대한 진정성 있는 모습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는 반론이 나온다.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북한이 협정을 위반한 건 모두 42만여 건, 국지 도발 등 중대한 위반 사례만 2016년 말 기준으로 3000건이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하지만 북한에 위반 사실을 통보한 것 말고는 마땅한 제재 수단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11월 북한 병사 판문점 JSA 귀순 당시 병사 여러 명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우리 측을 향해 총격을 가했고 이 가운데 한 명은 분계선을 넘기도 했다.

또 종전선언은 자칫 한반도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장치를 급격히 무력화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한미가 정전협정을 위반해 왔다는 것을 명분으로 군사정전위원회를 일방적으로 폐쇄하고 판문점대표부를 설치해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을 배제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면서 "하지만 정전체제를 끝내고 항구적 평화체제로 가는 방법 중 하나로서 종전선언을 논의한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할 경우 당사자가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한다. 정전협정 체결 주체는 중국, 북한, 미국이었다. 북한은 미국과 일대일 평화협정 체결을 원한다. 이를 국민 여론이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김정범 기자/박선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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