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인터뷰

박지원 "정상회담, 실패하기엔 판 너무 커져 버려"

[레이더P] 2000년 남북정상회담 주역 DJ의 밀사

  • 김성훈 기자
  • 입력 : 2018-04-23 16:08:55   수정 : 2018-04-30 10: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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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사진=김호영기자]이미지 확대
▲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사진=김호영기자]
"트럼프의 결단과 김정은의 실천, 그리고 문재인의 안전운전."
2000년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큰 역할을 한 'DJ의 밀사'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남북, 미북 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을 간명한 표현으로 요약했다.

두번의 전화 인터뷰
매일경제 레이더P는 지난 20일 밤 박 의원과 장시간에 걸쳐 전화 인터뷰를 했고 북측이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지 , 핵실험장 폐기 등의 내용을 담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인 22일에 추가 인터뷰를 했다. 20일 밤 그는 철칙인 '금귀월래(金歸月來·금요일에 지역구로 귀향했다가 월요일에 서울로 돌아옴)'에 따라 전남 목포로 향하는 KTX 열차 안에 있었다.

북, 비핵화의 길 접어들었다
박 의원은 "(북측의 핵실험장 폐쇄 결정 등이) 최소한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와 사전 조율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북측이 (핵실험·미사일 발사에 대한) 모라토리엄(동결)만 되더라도 큰 진전이며 향후 2년 정도를 본다면 북측의 비핵화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박 의원은 두 차례의 인터뷰 내내 시종일관 미·북 간 신뢰회복이 미·북 정상회담의 성과를 결정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체제불안과 중간선거, 이해관계 맞아떨어져
인터뷰에서 박 의원은 한 마디로 "미북 대화의 필요성이 임계점에 다다랐다"며 현재 한반도 대화국면이 기적처럼 조성된 이유를 설명했다.

  • 그는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에서는 대북제재가 더욱 강화돼 인민들이 다시 굶어죽는 상황이 온다면 (체제불안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 또 "(중간선거 승리와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이 마냥 핵능력을 강화시키는 상황은 견디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진지한 대화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펼쳐졌다는 설명이다.


  • 미북간 신뢰 필요한 때
    박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말과 종이로 보장(불가침·체제안전)을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핵 시설·무기를 폐기해야 한다"며 "지금 한·미 사이의 신뢰만큼 미·북 간에도 신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일 (미·북 협상의) 디테일에서 잘못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종이를 찢어버리는데 10초도 안걸리겠지만 북한은 (핵능력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양측 간 신뢰가 없이는 비핵화 합의가 나오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금강산관광·개성공당 재재, 美에 달려
    미·북 간 신뢰구축이 결국 모든 결과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 견해를 펼치고 있는 박 의원은 천안함과 연평도 문제 등 남북관계의 걸림돌 역시 미·북 대화 성과에 따라 수월하게 풀릴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등 북측이 원하는 경제협력 재개 역시 대북제재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조속하게 성과를 내기위해 '과속운전'을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남북미 물밑대화 활발할 것
    김정은 위원장이 한국 측 예술단 방북때 갑작스럽게 일정을 바꿔 참석한 직후 미국 측 고위인사 방북 가능성을 제기하며 남다른 '촉'을 과시했던 박 의원은 남·북·미 간 물밑대화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 그는 "미국에서는 대북 선제공력론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제1선에서 협상하고 있고 북측에서도 대표적인 강경파인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전면에 나섰다"고 말했다.

  • 또 "한국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미·북과 가장 가깝고 풍부한 대북업무 경험을 가진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있어 실패한 합의를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말했다. 남·북·미 모두 최고조로 긴장감을 높여 물밑협상을 진행하고 있고 실패하기엔 너무 판이 커져버렸다는 취지다.


  • 트럼프·김정은 금수저 스타일 비슷
    특히 박 의원은 미·북 정상들의 남다른 스타일이 세기의 핵담판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조심스럽게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닮은 점이 많다"며 "둘다 '금수저' 출신에 손익개념이 분명하고 모든 것을 자신이 결정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때문에 (협상이) 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딴주머니 차면 안돼
    박 의원은 정권의 명운을 건 핵담판에 나설 김정은 위원장에게 어떤 조언을 하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 "아버지(김정일 국방위원장)처럼 딴 주머니를 차면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핵이 있는 평화' 등 다른 마음을 먹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한·미·일은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솔직한 자세로 한·미와 모든 것을 협력해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00년엔 교류, 이번엔 평화가 목적
    그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은 양측 정상이 처음으로 만나서 한반도 군사 긴장완화를 통해 전쟁을 방지하고 교류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이번 2018년 회담은 세계적인 재앙인 핵을 제거하고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를 이루자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번 정상회담은 그 의미가 너무나도 중차대하기 때문에 꼭,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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