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인터뷰

[정치리더에게 듣는다] 김부겸 "야권은 뻔한 결과 낳은 게임 안 하죠"

[레이더P] 12일 서울대 정외학부 총동창회 특강

  • 안병욱 기자
  • 입력 : 2016-10-13 13:59:51   수정 : 2016-12-26 18: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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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최종보증수표가 한미동맹임을 야당도 인정해야
청년수당, 공동체가 청년 포기 안 했다는 신호 보내는 것
지방은 10년만 지나면 사람 사람 공간 역할 못해
더민주 대선경선 국민경선으로 치러야 판커져


"야권은 뻔한 결과를 낳는 게임은 잘 안 하죠."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른바 ‘문재인 대세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내놓은 답변이다. 그는 지난 8·2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직후 "대세론은 무난한 패배의 다른 이름이다. 치열하고 감동적이어야한다"며 당내에서 가장 먼저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혔었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총동창회 초청 연설회"에서 "전환기의 한국 정치"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총동창회 초청 연설회"에서 "전환기의 한국 정치"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런 그가 지난 12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총동창회 초청 특강에 나섰다. 특강의 제목은 '대한민국 공동체 위기와 정치의 역할'이었다. 김 의원은 한국 사회에 각종 격차가 불러온 '사회적 분노'가 만연했다고 지적한 뒤 “할 수 있다"고만 말하는 박근혜 대통령식의 대처 방식은 설득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대통령이 권력을 독식하는 현 시스템이 문제로 지적하며 '헌법개정'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국정감사가 끝난 뒤 개헌특위가 가동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악화일로인 남북관계를 놓고서는 "대한민국이 (남북문제에 대해) 발언권이 없다"고 진단했다.

대선과 관련해 '문재인 전 대표의 벽을 넘을 전략'을 묻는 참석자의 질문에 김 의원은 "야권은 뻔한 결과를 낳는 게임은 잘 안 한다"고 답변한 뒤 "(문 전 대표가) 그간 보여준 리더십에 대해선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답했다. 이하 일문일답 주요내용.



◆ 한국 사회의 분노와 불평등

- 한국사회를 진단하면.

▷뭔가 어수선하다.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분노'를 가지고 있다. 자살률도 압도적으로 세계 1위다. 최근 국민들의 마음을 어렵게 하는 것은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세월호·메르스·가습기 살균제 문제 때부터 우리 공동체가 너무 대책없이 여기까지 흘러온 것은 아닐까.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할 수 있다'고 말하며 긍정적인 분위기만 불어주고 있는데 우리에게 주어진 객관적 지표는 그렇지 않다.

- 어떤 객관적 지표인가.

▷국세청의 소득 자료를 보면, 소득 상위 10%가 전국민 소득의 48%로 산다. 그 중 1%가 13%의 부를 가지고 있다. 또 다른 자료를 보면 상위 10%가 전국민 소득 자산의 66%를 가지고 있다고 조사됐다. 이 지점에서 국민들의 위화감과 절망감이 나온다. 국가가 무슨 정책을 해도 결국 가진자 위주로 정책을 하지 않느냐란 불신이 사회에 만연해있다. 동시에 그동안 우리 사회를 지탱해주던 교육을 통한 사다리 이동도 많이 사라졌다.

- 청년문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생각은.

▷젊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줄 기회가 많이 줄었다. '유리천장'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지금은 유리가 아니라 '철'로된 천장인 듯하다. 벽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슨 이야기를 한들 국민들 가슴에 메시지가 전달이 되겠는가. 비정규직 문제도 있다. 각 나라마다 노사가 새로운 단계로 가고 있다. '하르츠 개혁'을 한 독일의 슈뢰더 총리도 있다. 노동시장에서 비정규직을 없앨 수는 없겠지만, 자기 노동 대가가 어느 정도 사회적 수준에는 맞춰져야한다.

- 한국 사회 불평등에 대한 진단은.

▷요새 흔히 4차 산업혁명, 인더스트리 4.0을 이야기하는데 결국 현재 형태로 간다면 강자들이 과실을 독점하게 된다. 강자들이 (자신들에게만 유리한) '경기장'을 가지고 가서는 안 된다. 그동안 편안하게 성장해온 경기장을 바꿀 수 밖에 없고 이제는 바꿔야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법이 없다. 경제영역도 마찬가지다. 시간당 6030원으로 생존은 가능할지 몰라도 인간적인 삶을 영위할 수는 없다. 현재 미국 대선 후보인 민주당 클린턴 후보는 최저임금을 생활임금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 정부와 갈등을 겪고 있는 지방정부의 청년복지 정책에 대한 생각은.

▷서울시의 청년수당, 성남시의 청년배당을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이 대선을 위해 쓴다고 비판한다. 그런데 청년들이 토익 시험을 한 달에 두 번만 쳐도 20만 원이 날아간다. 형편 안되는 청년들은 모든 시간에 아르바이트를 한다. 이들이 어떻게 노동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얻겠는가. 정부가 청년 실업 대책으로 2조1000억 원을 쓴다고 하는데 차라리 시니어 70%에게 기초 노령 연금을 지급해서 보탬이 됐듯이, 청년들에게 최소한 노동시장에 진출한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 이런 것은 좌파적 시각이 아니라 대한민국 공동체가 청년들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진실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남북관계

- 남북관계에 대한 진단은.

▷우리가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남북관계와 관련해) 일궈놓은 것들이 사상누각이 아니었을까란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이 남북문제에 대해 '발언권'이 없다. 한국을 찾은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외교 책사로 불리는 웬디 셔먼 전 차관은 거침없이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가능한 옵션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가 국제정치의 시험장이 되더라도 우리와 정말 관계가 없나라는 우려가 든다. '통일대박'이라고 하는게 어떤 효과를 냈나. 차라리 이제는 '평화대박'이 현실적이라고 본다.

-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생각은.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말한 '전략적 모호성'을 추미애 대표도 당론으로 인정하고 있다. 야당도 일부에서 사드 3단계 배치론을 제안하고 있다. 사드의 핵 억지력 논쟁, 엑스밴드 레이더 문제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평소에는 플랫폼만 구축하고 배치를 안하다가 유사 상황에서만 설치해서 운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안보의 최종보증수표가 한미동맹이라는 것은 야당도 인정해야한다.

- 북한 선제타격론에 대한 생각은.

▷사드 문제를 둘러싸고 논쟁하는 것을 보면 사드만 있으면 북핵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평양을 지도에서 없애겠다고 하는데 누가 그런 결정을 할 수 있는가. 이런 문제는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 이렇게 큰소리 치면 (국민들이) 불안해한다.



◆개헌 - 정치 현실에 대한 생각은.

▷현재 여야로 갈라서서 지역구도에 편승한 끊임없는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본래 (기재위) 국정감사에서는 조세정책을 중심으로 법인세 인상이나 인하 문제, 소득세 최상위 구간 재설정, 소득세율 인상 토론을 하기로 되어있었다. 그런데 미르·K스포츠 문제가 불거지자 야당 의원들이 증인으로 출석한 전경련 부회장에게 연이어 질문하고 부회장은 수사 중이라 답할 수 없다고만 하고 있다. 뭔가 진실한 문제를 풀어보려는 절박성은 보이지 않고 무조건 진영논리로만 싸우는 현재의 정치력은 더이상 감당이 되지 않는다. 최소한 대한민국의 권력을 (대통령 한 명이) 독식하고 나머지에 제공하는 이 시스템은 안 되겠다고 본다.

- 개헌에 대한 향후 전망은.

▷국정운영 패러다임이 전환될 필요가 있다. 이제 여당 대표까지 개헌특위를 설치하는데 동의한다고 했다. 국감이 끝나면 국회 내에 개헌특위가 가동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한국이 마주한 문제에 대해선 개헌으로 마지막 결과를 지어야 한다. 국민 불안과 불평등에 대한 구체적 해소방안이 나와야 한다. 그리고 지방분권도 중요하다. 수도권 외 나머지 지방은 10년만 지나면 (현 상태로는) 정상적으로 사람이 사는 공간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다.

- 개헌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나.

▷사실 예상과 달리 너무나도 빠르게 대선 게임에 참여하겠다고 밝혀서 '아직 준비도 안된 것 같다'라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시간을 쪼개서 각 분야에서 오래 고민한 분들을 찾아 공부를 하고 있다. 개헌이나 우리 사회 근본 합의를 바꾸는 생각, 이루고자 하는 정치 경쟁적 구도 부분들은 공식적으로 출마 선언을 하는 때에 함께 말하겠다.

◆ 대선 경쟁.

- 문재인 전 대표의 벽을 뛰어넘을 전략은.

▷문 전 대표는 지난번 대선에서 1400만 표 넘는 국민들의 지지 받은 것 자체가 워낙 강력한 뒷받침이다. 인간 문재인에 대해서는 사람 괜찮다는 세평도 많다. 다만 기존에 보여준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한 분들도 있다. 고정지지층에서 문 전 대표가 가진 압도적 지지를 부인할 도리는 없지만, 야권은 과거에도 그랬듯 '뻔한 결과'가 나오는 게임은 잘 안한다.

- 대선경선 방식에 대한 생각은.

▷과거 두 차례 대선 경선도 '국민경선' 방식을 치러졌다. 기존 대의원이 가진 기득권을 특별히 인정하지 않고 내가 후보자를 선택하겠다고 의사를 표현한 사람들에게 투표권 주는 방식을 진행했다. 이렇게 되면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분들이 노력할 것이고 문 전 대표도 노력하면 '100만' 정도로 경선단을 모집해 판이 커지지 않겠는가.

- 김부겸 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는데.

▷저도 고민이다. 나름대로는 지역주의가 한국 정치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봐서 4~5년 정도 대구 바닥에서만 기었다. 그러다보니 국가에 대한 치열한 인식과 해결책, 비전을 만드는 것이 하루아침에 되진 않고 있다. 하지만 혼자 고민도 하고 또 참모, 전문가들과 토론도 하고 있다. 손학규 선배의 '저녁이 있는 삶'같이 압축적으로 국민들의 삶을 위로하고 그러면서도 실현 가능한 이야기를 만들고싶다. 현재 불안, 불공정, 불평등에 울부짖는 이 사회 속에서 희망을 주고 싶다.

[안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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