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인터뷰

[정치리더에게 듣는다] 남경필…“친박핵심, 날 회유하려 해”

[레이더P] 레이더P 2주년 인터뷰

  • 신헌철, 전범주 기자
  • 입력 : 2016-11-20 17:14:39   수정 : 2017-03-20 14:5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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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권 거론하며 회유…친박과 야합하려는 자 비박에 있다”
‘무대' 같은 사람이 권력 잡는 꼴 못 본다고 얘기 해
대통령·당지도부 결단 안하면 내가 당 떠난다
반기문, 정치 안할 것으로 본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현 국정 상황에 대한 인식과 향후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사진=이충우 기자]이미지 확대
▲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현 국정 상황에 대한 인식과 향후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사진=이충우 기자]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친박의 아주 핵심으로부터 ‘우리 물러날 테니 손잡고 가자'는 회유 전화를 받았다”면서 “무대(김무성)' 같은 사람이 권력을 잡고 칼질하는 꼴은 못 본다고 얘기했다”고 폭로했다.

남 지사는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경기도 서울사무소에서 기자와 만나 한 시간 동안 격정 토로를 했다. 이번주 안에 새누리당 지도부 사퇴와 핵심 친박의 정계 은퇴, 박 대통령의 2선 퇴진을 마지막으로 촉구하며 '선제적 탈당'을 말하는 그에게 주저하는 기색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히려 보수 진영의 새 판을 짜기 위해 호루라기를 앞장서 불겠다는 그의 눈빛에선 모든 것을 내려놓은 홀가분함이 묻어났다.



이하 일문일답.

◆ 촛불 민심

―촛불 민심은 무엇을 요구하고 있나.

▷국민은 매우 분노하고 있다. 분노한 민심은 한마디로 '탄핵이든 하야든 대통령은 물러나라'다. 하지만 국가 리더십이 공백 상태로 가는 것에 대한 혼란으로 불안감도 있다. 두 가지 심리가 섞여 있다. 분노가 크면 탄핵·하야를, 불안이 크면 2선 퇴진을 주장하는 것이다. 이제 시간이 지날수록 분노가 불안보다 커지고 있다.

―아직 하야나 탄핵을 말하지 않았는데.

▷이번주가 박 대통령에게 마지막 기회다. 스스로 2선 퇴진이 없으면 탄핵 국면으로 갈 것이다. 총리가 누구냐는 지금 중요하지 않다. 여야 합의 총리가 나온다면 좋겠지만, 정 없다면 황교안 총리가 하는 것이다. (총리 공백을 이유로 퇴진을 늦춘다면) '왝더독(꼬리가 몸통을 흔들기)'이다.

―김종인 의원을 총리로 추천했었는데.

▷그때는 질서 있게 퇴진하는 게 가능하다고 봤는데 지금은 전혀 아니다. 2선 퇴진은 유일한 탈출구였다. 검찰 수사와 국민 분노로 탈출구가 점점 닫히고 있다. 2선 퇴진의 마지막 문이 닫히기 전에 대통령이 선택해야 한다. 헌법 개정을 하든지 여야 합의 총리를 뽑는 것은 두 번째 문제다. 문재인 전 대표, 박지원 대표 같은 사람들은 벌써 상차림에 눈이 가 있다.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선제 탈당을 하나.

▷주 초반까지 하루이틀 기다리겠다. 대통령이 결심하게 하려면 당 지도부부터 물러나야 한다. 그래야 대통령도 현실을 직시하고 물러날 수 있다. 주초에는 당 지도부가 물러나고 이번주 안에 대통령도 결단해야 한다. 이게 안 되면 저는 중대결심을 실행에 옮기겠다. 이번 정부에서 인사와 공천을 좌지우지했던 친박 핵심들은 당장 정계은퇴를 선언해야 한다. 이들은 재창당 과정에서 제외돼야 한다.

◆ 당지도의 회유

―지도부는 사퇴를 여전히 거부하는데.

▷사실 어제 오늘 당 지도부에 약간 다른 뉘앙스가 있다. 그런데 이게 오히려 걱정이다. 지금은 대통령께 고언하고 당 해체를 선언하고 다시 태어나야 하는데 이런 과정에서 의외의 행보를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당 쇄신과 재창당을 얘기해야 할 이때에 구질서와 손잡고 이 체제를 계속 유지해가면서 분칠만 하고 넘어가려는 시도가 있다. 이건 야합이다.

(책상을 내려치며)그런 야합을 한다면 역사의 심판을 받을 거다. 이건 친박보다 더 나쁘다. 저도 친박의 아주 핵심으로부터 "우리 물러날 테니 손잡고 가자"는 회유 전화를 받았다. 전당대회에서 새로 뽑히는 당대표가 대권후보를 겸하게 하겠다는 얘기도 미리 하더라. 그쪽에선 '무대(김무성)' 같은 사람이 권력을 잡고 칼질하는 꼴은 못 본다고 얘기했다. 이런 회유에 손을 잡는 사람들은 철퇴를 맞을 것이다.

―나가면 따라올 사람이 있겠나. 중간지대는 흔들리는데.

▷지금 다 눈치를 보고 있다. 지금 호루라기 빡 불고 "자, 문닫습니다" 해야 한다. 새누리당도, 지금 이 체제도 생명을 다했다. 대통령이 물러나고 새누리당에 무시무시한 비대위원장이 와서 당을 하나하나 해체하고 재창당하는 길밖에 없다. 전신 마취하고 온몸을 수술하지 않고는 안 된다. 적당히 약 몇 첩 먹고 나을 수 없다. 물론 혼자서 호루라기를 불 수도 있다. 호루라기 불었을 때 누가 같이 스타트할지는 아직 모른다. 지금 같은 혼돈의 국면에선 정치공학과 숫자놀음 같은 복잡한 시나리오는 안 통한다. 정도와 원칙의 깃발을 보고 가는 게 맞다. 처음은 작게 시작하겠지만 끝은 커질 것이다.

―진박 일부만 제외한 재창당을 국민이 받아들일까.

▷최소한 그 정도는 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정강정책, 가치나 지향점도 새로운 시대에 맞게 바꿔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그 주변은 산업화시대 끝자락에서 탄생한 앙시앵 레짐(ancien regime·구체제)으로 이제 마지막을 고하고 있다. 레짐 체인지가 돼야 한다. 구체제와 또 손을 잡고 분칠하는 시도는 성공할 수 없다.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이 아직 유효한 결사인가.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다시 세 명이 전면에 나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남원정은 '자유와 공유'라는 가치를 함께하고 있다. 이 두 가지를 잘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합작)하는 게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길이라고 본다.

―다시 묻겠다. 엄동설한에 정말 당을 나갈 것인가.

▷뭐, 마음이 따뜻하다면. 내가 지금 홀가분해 보이지 않나. 나중에는 춥지 않을 것이라고 함께 꿈을 꾸는 방법밖에는 없다. 나라고 춥지 않겠는가. 처음 연정을 한다고 말할 때도 택도 없는 소리라고 했다. 지금은 너나없이 연정을 하자고 말하지 않는가. 세상의 흐름은 막을 수 없다.

◆ 연정과 반기문

―최순실 사태의 뿌리는 뭐라고 보나.

▷첫째는 대통령 캐릭터(개인적 특성)이고, 둘째는 시스템이다. 뭔가 종교적이라고 해야 할 만한 스캔들이다. 중세 시대에나 일어날 법한 비리라고 본다. 물론 구조적 문제도 있다. 독일처럼 연정을 하면서 야당이 내각에 40%나 들어와 있으면 이런 문제가 생기겠는가.

― '포스트 박근혜' 시대의 리더십은.

▷시스템으로 보면 권력 분산이고, 캐릭터로 보면 상식이 통하는 리더십이다. '내가 참 부족하구나'라고 스스로 알고 있는 사람은 상대와 손잡고 권력을 나눈다. 그래도 옛날 보수 중에 김용갑 선배 같은 사람은 싸우기도 했지만 저녁엔 "정치인은 국익, 당익, 사익 순서로 일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했다. 지금 우리 정치는 거꾸로 돼 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이 보이는 모습도 마찬가지다.

―연정을 주장하는데 야당에 차기 대권을 내주는 것도 가능한가.

▷문재인으로 대표되는 친문 세력도 집권해선 안 된다. 홀가분해지면 이 이야기는 나중에 더 하자. 저는 지금 조기 대선도 관심 없다. 5선 의원에 도지사까지 했다. 오직 국민 뜻대로 가겠다.

―반 총장이 보수 정당에 참여할 수 있다고 보나.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좀 빠르긴 하지만, 반 총장은 정치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지금 반기문까지 가는 건 너무 먼 얘기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개헌을 말하는데.

▷개헌은 좀 빠르다고 생각한다. 국민은 지금 물을 달라고 하는데 디저트는 뭐 드실 거냐고 물어보는 셈이다. 정 원내대표와 만나서 개헌 얘기는 안 하기로 했는데 (정 원내대표가)하더라.

▶He is…

△1965년 서울 출생 △1984년 경복고 졸업 △1988년 연세대 사회사업학 학사 △1996년 예일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1996년 15대 국회의원 △2000년 16대 국회의원(한나라당 원내수석 부대표) △2004년 17대 국회의원 △2008년 18대 국회의원 △2010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 △2011년 한나라당 최고위원 △2012년 19대 국회의원(경기 수원시병) △2013년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 동북아역사왜곡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2014년 34대 경기도 도지사

[신헌철 기자/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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