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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강타한 `미투`…지방선거 앞둔 정당들 부산

[레이더P] 안희정 파문 뒤 원칙·가이드라인 마련

  • 김수형, 박선영 기자
  • 입력 : 2018-03-14 15:17:42   수정 : 2018-03-15 10: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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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 "하나의 함성!"에서 미투 손팻말을 들고있다 추 대표는 이날 행사에 30여 분 늦게 입장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 "하나의 함성!"에서 미투 손팻말을 들고있다 추 대표는 이날 행사에 30여 분 늦게 입장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사진=연합뉴스]
'미투(Me too)' 운동이 정치권을 휩쓸고 있다. 그리고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은 소용돌이에 빠졌다. 촉발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수행비서 성폭행 의혹 폭로였다. 대권 잠룡의 추락은 큰 충격을 줬다. 봇물이 터진 걸까. 이후 정치권 '미투'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이미지로 먹고 사는 정치인에게 성추문은 치명적이다. 의원직 사퇴와 기자회견, 고발 등 저마다 대처에 나섰다. 성추문 정치인과 연루된 정당 역시 안절부절이다. 석 달도 남지 않은 지방선거에 불똥이 튈까 우려한다. 그리고 정당마다 수많은 대책을 쏟아냈다.

'미투' 운동의 시작점은 서지현 검사가 방송을 통해 증언을 쏟아낸 1월 29일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빠르게 움직였다. 1월 31일 우원식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연설에서 서 검사의 성추행 고발을 지지한다며 하얀 장미를 들었고 "차별과 불의에 맞서 싸우는 이 땅의 모든 여성들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당시 정치권의 이슈는 개헌, 제천과 밀양 참사, 평창동계올림픽이었기 때문에 '미투' 운동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민주당은 '성평등 정책조정회의'를 열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하루 전인 2월 8일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정의당의 반성문을 제출한다"는 내용의 회견을 했다. 이 대표는 성폭력 가해 당직자의 직무정지를 결정한 뒤 "성평등 실현을 목표로 하는 진보정당인 정의당 안에서 많은 성폭력 사건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당내 성폭력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자기반성과 성찰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을 향해서는 "성폭력이 권력 관계에 기반한 폭력이라면, 우리 사회 권력의 정점에 있는 여의도야말로 성폭력이 가장 빈번한 곳이다. 여성 정치인, 여성 보좌진, 여성 언론인에게 가해지는 성폭력은 일상적이지만 유야무야되기 일쑤"라며 철저한 자기반성을 촉구했다. 당시 사회 각계에서 '미투' 폭로가 이어졌지만 정치권은 상대적으로 잠잠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정치권을 향해 자기반성을 촉구한다고 말한 지 한 달도 안 돼 정치권은 '미투' 소용돌이의 중심에 섰다.

민주당은 3월 5일 안 전 지사의 성폭행 혐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갑자기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동시에 파장을 막기 위해 강경 대응에 나섰다. 논란 2시간여 만에 안 전 지사를 출당·제명 조치한다고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안 전 지사 사태 이전부터 운영해왔던 '젠더폭력대책태스크포스(TF)'를 특별위원회로 격상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가 자신의 공보비서를 성폭행했다는 주장이 나온 5일 추미애 대표가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한 뒤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가 자신의 공보비서를 성폭행했다는 주장이 나온 5일 추미애 대표가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한 뒤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연일 머리를 숙이면서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놨다. 7일에는 전국윤리심판원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연석회의를 통해 권력형 성폭력에 대한 대응방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미투' 운동을 적극 지지하는 것을 골자로, 확정된 불관용 원칙 등 당내 3대 원칙을 수립했다.

지방선거 공천에 후보의 성폭력 범죄 전력 등을 엄격하게 검증하는가 하면 성범죄에 연루된 후보자를 정치적 유불리에 관계없이 원천 배제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성추문 의혹은 그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 '미투' 운동이 여당 인사에게 집중되며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논란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2월 28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윤종필 의원은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의 여성 비하 논란과 관련해 성폭행·성희롱 등 성 관련 비리 공직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양성평등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발의했다.

안 전 지사 파문 이후 한국당은 지방선거와 연계해 공세를 키웠다. 6일 장제원 한국당 대변인은 안 전 지사 논란과 관련해 "민주당이 성폭력당을 벗어나려면 충남지사 후보를 공천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제1차 자유한국당 전국여성대회 "여성과 자유한국당이 만드는 세상"에서 홍준표 대표 등 참석자들이 성폭력 희생자들의 폭로와 법적대응 등을 지지하는 "#me too #with you" 캠페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제1차 자유한국당 전국여성대회 "여성과 자유한국당이 만드는 세상"에서 홍준표 대표 등 참석자들이 성폭력 희생자들의 폭로와 법적대응 등을 지지하는 "#me too #with you" 캠페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당은 또 제1차 전국여성대회를 개최해 '여성공천 그뤠잇' 등의 구호를 외치는가 하면, '위드유(with you)' 피켓과 '흰장미' 퍼포먼스를 준비하는 등 '미투' 운동의 주요 피해자층인 여성들에게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다. 세계 여성의 날인 3월 8일 한국당은 "성폭력근절대책특별위원회를 열고 성범죄 피해자 예방·보호, 가해자 처벌을 위한 본격적인 대안 마련에 나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국 17개 시도당에 '미투 성폭력 신고센터'를 신설하고, 당 소속 국회의원과 전 사무처, 보좌진에 대한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바른미래당 박주선·유승민 공동대표 등 참석자들이 8일 오전 국회에서 당 전국여성위원회 주최로 열린 #미투(#metoo) 위드유(#With You) 운동 시리즈 4,5탄 "차별과 폭력없는 미래로" 대회에서 서약서를 작성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바른미래당 박주선·유승민 공동대표 등 참석자들이 8일 오전 국회에서 당 전국여성위원회 주최로 열린 #미투(#metoo) 위드유(#With You) 운동 시리즈 4,5탄 "차별과 폭력없는 미래로" 대회에서 서약서를 작성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미투' 운동 초기부터 당론을 채택하며 대응책 마련을 고심했다. 바른미래당은 2월 22일 "#Metoo(미투) 고백 피해자를 응원하고, #Withyou(위드유) 할 것"을 당론으로 채택했고 '성폭력방지 매뉴얼'을 배포했다. 또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당 차원의 법 제도 정비를 약속하며 "이럴 때일수록 국회는 스스로 자정 노력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정치권 전반의 노력을 촉구했다.

민주평화당은 '미투' 운동 초기부터 '권력형 성폭력 근절법' 발의를 당론으로 채택하는 등 역시 발 빠른 대처를 보였다. 이 법안은 공직사회에서의 '갑질' 성폭력에 '원스트라이크아웃' 제도를 도입하고, 성희롱 가해자의 경우 공직에서 배제하는 징계가 내려지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7일 성차별적 언행이나 성적 농담을 하지 않는 등 '미투' 운동에 대한 8개 항목의 당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정의당은 더욱 적극적으로 '미투' 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정치 성향을 배제하고 바른미래당과 초당적 협력을 약속했다.

[김수형 기자 / 박선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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