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트럼프 "북한 도발하면 상상 이상의 일 벌어질 것"

[레이더P] 격앙된 미국, 격동의 한반도

기사입력 2017-08-11 17:08:03| 최종수정 2017-08-11 17:09:16
美서 한반도 위기 가능성 고조
대화론 지고 강경론 부상…예방전쟁·전쟁권한 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이 괌 공격을 언급한 것에 대해 "북한이 제대로 하지 않으면 지금껏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을 겪게 될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뉴저지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허버트 맥마스터 국가안보보과관과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으로부터 안보 브리핑을 받은 후 기자들과 만나 "'화염과 분노' 발언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화염과 분노'가 너무 극단적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맞서 오히려 발언의 수위를 더욱 끌어올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염과 분노는 빈말이 아니고 있는 그대로 표현한 것"이라며 "북한은 고통을 겪을 것이고 내가 말했던 것보다 확실히 더 거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으로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것에 대해서는 "미국을 매우 무시하고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 것"이라며 "지금 북한이 하고 있는 일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예방타격 또는 선제공격이 옵션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곧 보게 될 것"이라며 "그런 것은 미리 말하지 않는다. 절대 그러지 않는다"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른바 한반도 8월 위기설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미군을 100% 신뢰하고 있으며 북한이 미국이나 동맹에 군사행동을 하려 했다가는 아주 긴장해야 될 것"이라며 "과거 어려움을 겪었던 몇몇 국가들처럼 곤란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북한과의 협상은 늘 고려하겠지만 과거 25년 동안이나 그래왔던 것"이라며 "중국이 북한문제 해결에 있어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핵탄두 소형화, 괌 타격 예고 등 북한의 도발이 이른바 '레드 라인'을 넘는 모습을 보이면서 북한에 대한 미국 내 인식과 대응이 점점 과격해지고 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제기한 '대화론'은 오히려 조야에서 공격을 받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발언이 지지를 받는 모습이다. '선제타격', '예방전쟁' 등의 단어가 공공연히 거론되고 있고, 일부 언론은 대통령의 전쟁선포 권한에 대한 논란과 선제공격의 정당방위 여부를 조명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반도 8월 위기설'이 현실로 가까워지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공격을 의회가 제어할 수 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대통령과 의회의 전쟁선포 권한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전문가들의 진단 결과 헌법상 의회가 전쟁선포권을 갖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공격을 강행하면 막을 방법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973년 제정된 '전쟁권한법'에 따르면 미국의 전쟁 승인권은 의회가 갖고 있지만 60일 이내의 단기전의 경우에는 대통령이 의회 승인없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 북한 핵시설에 대한 외과수술식 타격이나 군사시설 정밀타격 등은 트럼프 대통령 권한으로 가능하다는 얘기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도입된 대통령의 무력사용권은 대통령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권한을 활용해 지난 4월 화학무기 사용을 이유로 시리아 공군기지에 대한 순항 미사일 공습을 단행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예방전쟁이 정당방위로 인정받을 수 있느냐는 논란을 분석했다. NYT에 따르면 기본적으로는 북한의 선제공격에 대응하는 경우에만 정당방위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의 공격이 확실시되고, 이를 피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경우에는 선제타격 내지 예방전쟁도 정당방위가 될 수 있다.

문제는 북한의 공격이 확실시된다는 것을 증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북한이 괌 타격 등을 거론했다고 해서 이것이 실질적인 공격 징후인지, 단순 엄포용인지를 증명하기가 곤란하다. 앤서니 클라크 안렌드 조지타운대 교수는 "군 병력의 이동이나 미사일 발사 준비 등이 포착되면 공격징후로 인정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한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1일 오전 8시부터 40분간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하면서 최근 한반도 주변 안보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갖고 "정 실장과 맥매스터 보좌관은 북한의 도발과 긴장고조 행위에 따른 한반도와 주변 안보상황에 대한 대응방안을 협의했다"면서 "한미 양국의 안보와 국민 안전을 위해 취해나갈 단계별 조치에 대해 긴밀하게 투명하게 공조하기로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진명 워싱턴특파원 / 노현 기자 /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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