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심상정 "문재인 공약, 주말 사이 대폭 수정"

[레이더P 팩트체커] 文 10대 공약 내용 수정 논란

기사입력 2017-04-21 15:00:03| 최종수정 2017-04-27 15:37:07
Q: 19일 진행된 대선후보 2차 TV 토론회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문재인 민주당 후보를 향해 "주말 사이 문 후보의 복지 공약이 대폭 후퇴했다"고 말했습니다.

19일에 진행된 "2017 대선후보 KBS 초청토론"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토론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KBS 대선후보 초청토론 방송 캡쳐]이미지 확대
▲ 19일에 진행된 "2017 대선후보 KBS 초청토론"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토론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KBS 대선후보 초청토론 방송 캡쳐]
지난 11일부터 각 후보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10대 공약을 제출했는데 주말 사이 문 후보의 공약 중 일부 내용이 수정되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우리가 단편 단편으로 아동수당에 대한 방침만 발표했다. 아동수당의 '금액'을 발표한 것은 이번에 처음"이라고 답했습니다. 누구의 말이 맞는 건가요?

A: 결론적으로 문재인 후보의 아동수당·청년구직촉진수당 등 복지공약이 처음 발표된 내용과 다르게 수정된 것은 사실입니다.

또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출 이후에도 문 후보의 10대 공약 중 일부 내용이 수정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심 후보가 말한 것처럼 복지공약 재원이 수정을 통해 줄어들었는지 여부는 현재 파악이 어렵습니다.

◆정의당 "文, 복지공약 수정·후퇴에 대해 해명해야"

2차 TV 토론 다음날인 20일,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김용신 정책본부장은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지난 13일 민주당의 10대 공약 원안과 지난 17일 민주당 10대 공약 변경안을 비교해 복지공약이 변경됐다고 밝혔습니다.

김 본부장은 문 후보의 0세~만5세 아동수당 재달조원 방안은 월 20만 원에서 월 10만 원으로 축소, 청년구직촉진수당 재달조원 방안은 연 3조7000억 원에서 연 5400억 원으로 축소, 여성 등 육아휴직 소요 예산은 연 1조8000천억 원에서 연 4600억원으로 축소, 어르신 기초연금 재원조달 방안은 연 6조3000억 원에서 연 4조400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이부터 청년, 여성, 노인 복지 예산이 모두 축소되었다는 겁니다.

● 4월 13일 배포된 문재인 후보 10대 공약 자료

● 4월 17일 선관위에 공개된 문재인 후보 10대 공약 자료

◆민주당 "기자 배포용 자료를 수정한 것"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이러한 정의당의 지적에 대해 어떤 반응일까요. 홍종학 정책본부장은 레이더P와의 통화에서 "사전에 기자들에게 편의 제공을 위해 미리 자료를 배포했는데 그 내용이 (실무진의 실수로) 잘못됐다"고 밝혔습니다. 즉 정의당에서 말한 지난 13일 민주당의 10대 공약 원안은 보도자료 배포용이지 선관위에 제출한 원본이 아니라고 한 것입니다.

이어 홍 본부장은 "처음에 잘못 나간 자료를 한 시간 후 바꿨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지난 13일 민주당은 오후 6시 30분쯤 첫번째 보도자료를 냈고, 이후 밤 8시 15분쯤 아동수당 도입 내용을 '연평균 2.1조원 소요'로 바꾼 수정본을 냈습니다. 선관위에 제출한 자료를 수정한 것이 아니라, 기자들에게 배포한 것을 수정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겁니다.

'13일 10대 공약이 보도자료였다고 하더라도 17일 선관위에서 최종 발표된 내용과 수치가 다르지 않은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홍 본부장은 "캠프에 소속된 여러 조직의 복지 공약을 한 데 섞다보니 재원이 잘못 들어갔던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더문캠에서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는 홍익표 민주당 의원도 레이더P와의 통화에서 "그때(지난 13일) 실무자가 캠프의 최종 컨펌없이 보도자료를 뿌려 다시 만들었고 그것을 선관위에 제출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문 후보의 복지공약은 후퇴한 것이 아니다. 후보 입장은 바뀐 것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의문은 여전히 남습니다. 지난 13일 최초 보도자료를 수정한 내용과 17일 선관위에서 최종 공개된 10대 공약 내용은 정의당의 지적대로 아동수당, 청년구직촉진수당, 여성 등 육아휴직 소요 예산, 어르신 기초연금 재원조달 방안에서 여전히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선관위 "文, 10대 공약 최종 공개 전 수정했다"

각 후보들의 10대 공약을 담당한 선관위 선거국 정당과 소속 한 관계자는 레이더P와의 통화에서 "10대 공약은 선관위의 권고사항"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선거벽보처럼 제출 이후 수정 제한 사항이나 공직선거법에 따른 규제가 없기 때문에 "제출과 공개 시점 사이에는 자유롭게 '수정'이 가능하고 제한되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힌 겁니다.

문 후보가 선관위에 10대 공약을 제출한 시점은 지난 13일 오후입니다. 선관위가 제19대 대선후보들의 10대 공약을 일괄적으로 공개한 건 지난 17일 새벽입니다.

'13일 제출과 17일 공개 사이에 문 후보의 10대 공약이 수정되었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관계자는 "그 사이에 어느 후보든 오탈자라든지 내용 수정이나 변경을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세부적으로 어떤 부분이 바뀌었는지는 모르지만 (문 후보의 10대 공약에) 수정이 있었다는 건 맞다"고 밝혔습니다.

세부 내용을 알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선 "캠프에서 보내온 수정본의 모든 내용을 일일이 비교하고 따로 기록해두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17일 선관위 홈페이지에 각 후보들의 10대 공약을 공개한 후에는 "수정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결론 : 판단 보류

정리하면 문재인 후보의 복지공약은 최초 10대 공약 자료 배포, 수정본, 최종 선관위 공개를 비교해보면 지원 재원이 축소된 것은 사실입니다. 또한 선관위에 제출 후에도 최종 공개 전 10대 공약이 부분적으로 수정된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심상정 후보의 "문재인 후보의 복지 공약, 선관위 제출 후 주말 사이 대폭 수정돼 지원 재원이 줄었다"는 발언은 사실일 가능성이 있지만, 그 진위 여부 파악은 쉽지 않습니다. 왜냐면 문 후보의 10대 공약 중 복지공약의 재원 부분에 대한 수정이 실제 이뤄졌는지 여부는 선관위에 접수된 민주당의 수정본 및 수정 내용을 확보해 비교해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병욱 기자]

기사의 저작권은 '레이더P'에 있습니다.
지면 혹은 방송을 통한 인용 보도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