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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서울 낯설지가 않다"… 한류에 익숙하기 때문?

[레이더P] 서울 첫 방문인데…

  • 김정범 기자
  • 입력 : 2018-02-14 15:16:20   수정 : 2018-02-17 14:2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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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극장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현송월 단장과 함께 삼지연관현악단을 비롯한 북한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이미지 확대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극장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현송월 단장과 함께 삼지연관현악단을 비롯한 북한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10일 최문순 강원지사가 '서울 방문이 처음이냐'고 묻자 "처음"이라면서도 "낯설지가 않다"고 말했다. 한 번도 서울을 찾은 적 없는 김 부부장이 서울을 '낯설지 않은 곳'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드라마, K팝 같은 각종 한류 콘텐츠를 통해 남한을 간접적으로 접할 기회가 크게 늘어난 것이 이유일 수 있다.

1978년 홍콩에서 납치돼 평양에서 8년간 생활한 영화배우 최은희 씨는 자서전 '고백'에서 "당시 김정일이 집에 영사실을 만들어 남한의 TV방송을 빠짐없이 모두 보고 있었다"면서 "특히 방송에 사미자 씨가 나오면 '사미자 연기 참 잘 합네다'고 극찬했다"고 적었다. 김여정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드라마나 K팝 등을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남한에 익숙해졌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군 병사 오청성 역시 한국 드라마를 USB에 저장해 시청했다고 진술했다. 최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오씨는 한국 드라마를 수시로 시청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씨를 치료했던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은 지난해 11월 언론 브리핑에서 "환자에게 소녀시대의 '지(GEE)'를 오리지널 버전과 록 버전, 인디밴드 버전 등 3가지로 들려줬더니 오리지널 버전이 가장 좋다고 했다. 걸그룹을 좋아한다"고 밝힌 바 있다.

11일 오후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에서 가수 서현이 함께 "우리의 소원"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11일 오후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에서 가수 서현이 함께 "우리의 소원"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1일 청와대가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에 소녀시대 서현 씨를 초대한 것 역시 북한의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북한 전역으로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는 것이 유행처럼 번진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 주민들은 최근 DVD플레이어나 USB에 담아서 중국산 플레이어를 통해 암암리에 남한 드라마를 보고 있으며 북·중 접경지역을 비롯해 황해도, 강원도(북한) 주민들은 직접 남한의 송출된 전파를 받아 본다고 알려져 있다. 북한에서는 중국을 통해 들어온 외국 영화나 TV 프로그램이 암암리에 유통됐는데 PC 보급에 따라 저장매체도 과거 DVD에서 최근 USB로 바뀌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휴대폰에 SD카드를 꽂아 노래를 듣고 평상시에는 숨겨둬서 단속을 피하는 방법까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북한의 휴대폰 이용률은 급속히 높아지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북한의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2009년 7만명에 불과했지만 2011년 100만명을 돌파했고, 215년에는 324만명으로 300만명을 돌파했다. 2016년 북한의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361만명으로 인구 100명당 1426명 수준으로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 등 온라인을 활용한 검색도 충분히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한 주민의 인터넷 사용은 철저히 통제하고 있지만 수뇌부는 자유롭게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김정은이 애플 컴퓨터를 쓰고 있고, 인터넷으로 어떤 검색을 주로 하는지 기사화된 적이 있으며 김정은과 스위스에서 함께 유학한 김여정 역시 자연스럽게 인터넷을 접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일반인들의 인터넷 접근권은 철저하게 차단된 상태다. 외부 정보가 유입되는 것은 북한 수뇌부가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2016년 국제전기통신연합(ITU)과 유네스코가 공개한 '2016브로드밴드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북한만이 개인의 인터넷 접근을 막고 있다. 북한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개인 인터넷 사용을 금지할 뿐만 아니라 초고속인터넷 보급 계획도 전혀 세우지 않았다고 유엔 산하 국제위원회가 밝혔다. 북한은 전체 인구 중 인터넷을 이용하는 주민의 비율과 관련한 국가별 순위에서 전체 대상 147개국 중 146위로 인터넷 이용률이 1% 이하로 나타났다.

2014년 '평양의 영어선생님'이라는 책을 쓴 작가 수키 킴은 저서에서 "인트라넷은 북한 정부에서 선별한 정보로 그건 우리가 생각하는 인터넷이 아니다"며 "컴퓨터를 전공한 과기대 학생들마저 인터넷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고, 인터넷의 존재조차 잘 모르고 있었다"고 적었다. 뿐만 아니라 북한에서 한국 노래를 듣다가 보위부에 발각되면 수용소에 수감되거나 심하면 사형·무기징역에도 처하도록 돼 있다고 알려졌다.

김여정의 발언은 서울과 평양이라는 도시 구조적인 공통점이 배경일 수 있다. 한강은 서울의 한복판을 가르고 있는데 평양도 대동강이 도심을 가로지르고 있는 지형이다. 또 서울 강북지역에 각종 유적과 관공서가 위치해 있는 것과 흡사하게 평양에도 김일성광장, 만수대기념비, 관공서 등이 대동강 북쪽 지역에 주로 위치해 있다.

또 서울 한복판에 여의도가 있다면 평양 대동강에는 두루섬, 양각도, 능라도라는 섬이 있으며 평양에는 류경호텔(330m·105층), 서울에는 제2롯데타워(555m·123층)라는 최고층 트레이드마크 건물이 있다는 것도 흡사하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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