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정치일반

“여당, 정치사에서 가장 못난 야당 상대로 승리 인식해야"

[레이더P] ‘대한민국의 보수` 토론회

  • 정석환 기자
  • 입력 : 2018-06-19 17:05:17   수정 : 2018-06-19 17:4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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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보수 어떤 내용으로 살릴 것인가" 김형오 전 국회의장 강연 [사진=한주형기자]이미지 확대
▲ "대한민국의 보수 어떤 내용으로 살릴 것인가" 김형오 전 국회의장 강연 [사진=한주형기자]
"국민은 야당에 대한 심판으로 대답했다. 야권이 분열되지 않았더라도 결과는 큰 차이가 없었을 것이다."

6·13 지방선거에서 유례없는 참패를 당한 야당에 대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평가는 신랄했다. '보수 원로'인 김 전 의장은 19일 서강대학교 남덕우경제관에서 열린 '대한민국의 보수 : 어떤 내용으로 살릴 것인가' 세미나에서 "여당은 우리 정치사에서 가장 못난 야당을 상대로 한 승리를 그리 즐거워 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며 "(정치권은) 이념 문제를 떠나 반성하지 않고 변화를 주도하지 못하는 정치세력은 몰락할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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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우기념사업회' 주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김 전 의장을 비롯해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남덕우기념사업회장),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 조장옥 서강대 명예교수,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용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비전인 'J노믹스' 설계에 참여한 김광두 부의장이 이날 세미나 주최에 힘을 보탰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 김광두 부의장은 "남덕우기념사업회는 남덕우 선생께서 평소 주장하신 '시장경제체제가 어떤 다른 체제보다도 우월하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며 "지금은 시장경제 체제 우월성을 존중하기보다 좀 더 정의로운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데, 보수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 시장경제의 우월성과 같은 주장도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 사회가 지나치게 한쪽으로 경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 김형오 전 의장은 지방선거 참패는 보수 정당의 자승자박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새로운 인물을 키우지 못했고, 야당이 된 이후에도 집권 여당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반성하지도 않고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모습이 보수 정당 몰락의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김 전 의장은 "참담한 심판을 받은 야당이 새롭게 태어나려면 국민의 혈세인 국고보조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특히 김 전 의장은 보수라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진보진영의 정책에 대해 침묵하는 무책임한 태도가 계속되면 국민의 외면이 게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고용절벽·청년실업·취업난에 원전 폐쇄, 얼마 남지 않은 반도체 호황기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때 보수정당·정치인은 어디서 무엇을 하느냐. 중산층이 무너지고 진보진영이 교육평준화와 무상급식으로 환호를 살 때 보수는 눈치보기만 했다"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켜왔다고 자부하는 보수정치인이라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덤벼들여야한다"고 밝혔다.


  • "무능한 가짜 보수에 표 줄 국민 없다"
    김형오 전 의장은 "스스로 표를 까먹어가며 보수 운운하는 게으르고 무능한 '가짜 보수'에게 표를 줄 국민은 없다. 기본적·구체적 대안조차 제시하지 못하는 보수에게 서민은 표를 주지 않는다"며 "나라와 국민 전체의 삶을 따뜻한 눈으로, 인정 어린 마음으로 본다면 해답은 쉽고 분명하게 제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보수 정당이 그동안 강조해온 산업화의 성과와 강한 안보 역시 국민에게 외면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장은 "한강의 기적은 보수정권의 공적이지만 성장신화 이면에는 분배의 그늘이 있었다"며 "경제적 낙수효과를 기대한 분배의 바람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났고, 저성장기로 접어들면서 양극화의 심화로 돌아왔다. 보수 정권은 (경제분야에서) 일방통행에 머물다 몰락했다"고 주장했다.
  • 그는 "그리스 경제의 몰락에서 보듯 복지포퓰리즘은 브레이크없는 파국열차가 될 수 있다"며 "그럼에도 야권은 어떤 대안과 대책을 제시했느냐. 당장의 표 때문에 할말도 못하고 어정쩡한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강한 안보'에 대해서도 김 전 의장은 "전쟁 경험과 분단이라는 특수성은 보수에 유리한 정치적 토양을 제공했지만 철권통치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됐다. 보수는 '안보장사꾼'이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며 "적어도 북한 침략 위협을 분쇄할 능력과 의지를 키우는 것이 보수정권의 의무인데 이를 위해 한국 보수정권은 무엇을 했느냐"라고 말했다.
  • 김 전 의장은 "요란하게 탈당했다가 소리없이 복당하는 정치인에게 우리는 무엇을 배우겠느냐. 책임지지 않은 당과 정치인에게 어느 국민이 지지를 보내겠느냐"며 "새롭게 태어날 야당이라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능력과 재량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정당이 국회를 구속하고, 당론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속박하는 한 정치개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한국당 안보엔 반북만 존재"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김용태 한국당 의원은 "보수는 당연히 시장경제를 지향한다. 그러나 한국당의 경제관은 시장 경제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없는 것 같다"며 "우리의 신념·가치·이념에 입각해 경제를 운영할 수 있냐고 물었다면 못했을 것이라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안보에 대해서도 김용태 의원은 "한국당의 안보는 북한 문제, 그것도 반북(反北)만 존재했다"며 "급변하는 동북아 질서 변화 속에서 이에 걸맞는 안보 가치와 체계를 재설정하지 못했고, 대한민국 전반의 생존 전략 차원에서의 문제를 안보정책으로 담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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