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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서 뚫린 北제재…가짜서류로 러시아산 둔갑

[레이더P] 관세청 `66억 밀반입` 확인

  • 안두원, 김인오, 정석환 기자
  • 입력 : 2018-08-10 18:11:55   수정 : 2018-08-10 18: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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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석탄·선철 66억원어치가 원산지를 러시아로 위조해 국내에 불법 반입된 것으로 관세청 수사 결과 확인됐다. 특히 밀반입 과정에서 국내 민간업체가 주도적으로 제재를 어기며 석탄 반입을 모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10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이런 내용의 '북한산 석탄 등 위장 반입사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7일 경북 포항신항 7부두에 정박한 진룽(Jin Long)호에서 북한산 석탄을 하역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지난 7일 경북 포항신항 7부두에 정박한 진룽(Jin Long)호에서 북한산 석탄을 하역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러시아서 배 갈아타기 수법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3개 수입법인은 지난해 4~10월 7회에 걸쳐 총 66억원 상당의 북한산 석탄·선철 3만5038t을 원산지증명서를 위조해 국내로 반입했다. 이들은 북한산 석탄을 러시아 소재 항구에서 다른 배로 환적해 러시아산으로 속이고 국내로 들여왔다. 이번 수사 과정에서 북한산 무연성형탄을 들여오면서 원산지증명서 제출이 필요 없는 세미코크스로 신고해 밀수입한 혐의도 드러났다. 이들은 북한산 석탄에 대한 금수 조치로 거래가격이 하락하자 매매차익을 노리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입업자 3명 검찰에 송치
수사 결과 원산지증명서 위조(불법수입) 및 품명 위장(밀수입)을 저지른 피의자들은 북한산 석탄을 중개무역의 대가 등으로 받아 국내 반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개무역의 형태로 거래가 이뤄졌기 때문에 외환 전산망에 관련 대금 지급 흔적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관세청은 설명했다. 이들은 북한산 물품을 러시아를 경유해 제3국으로 수출하는 중개무역을 주선하면서 수수료 형식으로 석탄 일부를 받아 거래했다. 북한산 선철의 경우 피의자들은 러시아산 원료탄을 구입해 북한으로 수출한 뒤 물물교환하는 방식으로 취득했고 이후 홍콩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국내 수입자에게 판매하고 거래은행을 통해 신용장 방식으로 수입대금을 지급했다. 관세청은 신용장 거래 은행에서는 피의자들의 불법 행위를 인지했다는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관세청은 부정수입·밀수입 등 불법 혐의가 확인된 수입업자 3명과 관련 법인 3곳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美 첩보 받고 10개월 지나서 조사
그러나 이번 수사 결과 발표가 북한산 석탄 최종 반입이 이뤄진 지 10개월 만에 나온 것이어서 '늑장 대응'에 대한 지적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이 4월에 제출한 '연례보고서'를 수정해 지난달 다시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산 석탄이 지난해 10월 인천과 포항으로 들어온 사실이 이미 적시돼 있다. 이에 대해 관세청은 재발 방지 대책과 관련해 "우범 선박에 대한 선별을 강화하는 한편 필요시 관계기관 합동 검색, 출항 시까지 집중 감시 등을 할 것"이라며 "우범 선박공급자·수입자가 반입하는 물품에 대해서는 수입 검사를 강화하고 혐의점이 발견될 경우 즉시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한산 석탄 수입에 연루된 모든 기관이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재 대상 국가와 거래한 기업도 똑같이 제재) 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 당국은 현 단계에서 우리 기업이 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野 "국정조사를"
자유한국당이 북한산 석탄 국내 반입 논란과 관련해 10일 정부를 겨냥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한국당 북한산 석탄 수입 의혹 규명특별위원회 단장을 맡고 있는 유기준 한국당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북한산 석탄 반입 의심 선박 '탤런트 에이스호'에 대해 정부가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현재 억류 중인 탤런트 에이스호는 지난해 7~8월 북한 남포항에서 출발해 중국과 베트남으로 북한산 석탄을 운반했는데 이후인 10~11월 국내에 네 차례 입항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에 따르면 토고 국적의 탤런트 에이스호는 국내에 입항했을 당시 벨리즈 국적의 '신성하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유 의원은 "북한에 기항한 제3국 선박을 전면 불허하는 상황에서 네 번이나 자유롭게 입·출항했다는 것은 정부가 대북제재를 사실상 방관한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안두원 기자 / 김인오 기자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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