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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커] 靑 "대통령 北 방문때 군통수권 유지"

[레이더P] 대통령 지위 가능한 상황인지 판단해야

  • 김정범 기자
  • 입력 : 2018-06-01 13:28:26   수정 : 2018-06-05 15: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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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난달 28일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과 관련해 "대한민국 대통령이 2시간 동안 적성국 대통령을 만났는데 군 통수권이 제대로 이양됐는지 국민은 불안해한다"고 했습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학용 한국당 의원도 지난달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적국인 그곳(통일각)에 들어가면서 군 통수권 이양이라는 기본적인 조치도 하지 않고 대통령도, 국무총리도 부재 중인 상황에 놓여 있었다"고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반면 청와대는 "대통령이 사고나 궐위가 아닌 이상 대통령이 통수권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북한 방문 시 한쪽은 통수권을 이양해야 한다고 하고 다른 쪽은 그럴 필요가 없다며 상반된 목소리를 낸 것입니다. 어느 쪽 말이 맞는 것인가요?

A: 헌법 제74조에는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군을 통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제71조에는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고 돼 있습니다.

'궐위'는 사망, 탄핵 인용 결정, 사임 등으로 대통령이 그 직무에 복귀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됩니다. '사고'는 질병 등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헌법 "대통령 궐위·사고 시 권한대행"
다수 헌법학자들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을 대행하려면 대통령이 사망, 탄핵, 자격 상실 같은 상황이 전제돼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연락망과 통신체계가 연결돼 대통령이 지휘를 하는 데 제한이 없다면 헌법 71조에 규명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외국 순방의 경우는 과거에 비해 위험성이 크게 줄었고 통신망이 발달해 대통령 직무를 차질 없이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면서 "지금까지 별다른 논란이 되지 않았던 군 통수권 문제가 떠오른 것은 의외"라고 말했습니다.

2000·2007년 방북 때 논란 안돼
2000년 김대중 대통령,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이 정상회담차 방북했을 때에도 권한대행을 내세우지는 않았습니다. 군 통수권을 국무총리에게 대행시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한 사례를 살펴보면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한정돼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총 5차례 그런 경우가 있었습니다.
  • 1960년 4·19혁명으로 이승만 대통령 하야, 1962년 5·16 쿠데타로 윤보선 대통령 하야,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당시가 그랬습니다.
  • 최근에는 2004년에 탄핵소추안 통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을 때,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대통령 궐위' 상태에 놓였을 때가 그랬습니다. 노 전 대통령 때는 군통수권을 비롯한 대통령의 모든 권한을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이 맡았고 박 전 대통령 탄핵 때는 황교안 전 총리가 군 통수권을 대행한 바 있습니다.


  •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갈 때마다 군 통수권을 총리에게 넘기고 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군에는 경계태세가 내려져 있었다"고 부연설명을 했습니다. 26일 남북정상회담 때 송영무 국방장관, 정경두 합참의장 등 군 주요 지휘관들은 2차 정상회담 당시 휴일임에도 청사와 합참 상황실에 나와 유사시를 대비한 바 있습니다.

    한국당 우려 왜 나왔나
    한국당은 왜 군 통수권 문제를 도마 위에 올린 것일까요. 한국당은 대통령 신변 위협 등 긴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책을 따져 물은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 방북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만큼 경호가 취약할 수 있고 1순위 권한대행자인 총리마저 해외 출장 중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컸다는 것을 강조한 것입니다.

    김학용 의원은 지난달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만에 하나 어떤 상황이 생겼을 때 그야말로 대한민국은 무방비였던 것"이라며 "몇몇 군 수뇌부만 정위치하고 있었을 뿐, 우리 군은 상황에 대한 정보 없이 경계태세도 강화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했습니다.

    이를 염두에 둔 듯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지난달 26일 남북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 "앞으로도 유사한 회담 방식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유사시 대통령 직무대행이나 군 통수권 등의 공백을 막기 위한 필요한 조치들을 잘 강구해 달라"고 했습니다.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상황에 대해 관련 절차를 점검해 완벽을 기한다는 차원으로 보입니다.

    대통령 '유고·권한이양 기준 없어'
    대통령이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상태 즉, 유고(有故)는 어떻게 판단해야 되며 권한 이양은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규정이 전혀 없다는 것은 문제로 지적됩니다. 가령 지난 세월호 참사 때 수시간 동안 연락이 두절됐던 박 전 대통령을 유고 상태로 판단해야 하는지, 또 그에 따라 권한을 이양받아 대처를 했어야 하는 것인지 정해진 규정과 절차가 전무 하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할 때 군 통수권 이양에 대한 세부 규정이 현행 법규에 없다는 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상희 교수는 "유고 상황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 기준과 절차, 시기 등 규정이 전혀 없다는 것이 문제"라며 "국회에서 이를 법률로서 정비해야 하는데 정작 이런 작업을 해야 할 국회는 손을 놓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30년 만에 개헌안을 발의했지만 결국 국회에서 폐기된 바 있습니다.

    스스로 임시적 권한 이양
    미국 수정헌법 25조에는 대통령이 '평상시 스스로 임시적으로' 권한을 이양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 불능과 승계에 관한 수정헌법 25조 3절은 "대통령이 (스스로) 상원 임시의장과 하원의장에게 대통령의 권한과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공한을 보내면 부통령이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그 권한과 임무를 수행한다"고 규정해 놨습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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