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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커] 트럼프 "김정은, 시진핑 두번째 만난 뒤 달라져"

[레이더P] 북중회담 전후 노동신문 분석

  • 김정범 기자
  • 입력 : 2018-05-24 16:27:38   수정 : 2018-05-25 17: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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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달 7~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다롄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했습니다. 3월 방중에 이은 2차 방중이었습니다. 당시 중국 CCTV는 두 사람이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눴다"고 보도했습니다. 이후 16일 예정됐던 남북 고위급회담이 돌연 무산됐고, 북한의 미국 비난 공세가 거세졌으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취재할 남측 취재단 명단 접수를 거부하는 등 남북 관계가 경색되기도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 시작 전 기자들에게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과 두 번째 만난 다음에 태도가 좀 변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근거가 있나요?

A: 북한 노동신문은 노동당의 기관지로, 북한 입장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월~일요일 매일 6면으로 발행되는 이 신문은 특히 4면과 6면에 남한·통일·국제뉴스를 싣습니다. 이 기사들에서 남한과 미국을 대하는 북한 집권층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따라서 북·중 회담 전후의 노동신문 보도 내용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 주장을 검증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주장할 만한 상황이 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북중정상회담을 내용을 1면에서 4면까찌 기사와 다양한 사진으로 노동신문이 9일 보도했다. 사진은 노동신문 9일자 1면.[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북중정상회담을 내용을 1면에서 4면까찌 기사와 다양한 사진으로 노동신문이 9일 보도했다. 사진은 노동신문 9일자 1면.[사진=연합뉴스]
북·중 회담 전엔 일본·자유한국당 비난에 주력
이달 들어 노동신문의 논조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보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을 만나기 전인 지난 5월 1~6일 신문에 실린 기사와 정세론해설(사설) 내용을 보면, 일본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고 남한의 경우 자유한국당과 홍준표 대표를 특정해 비판을 했습니다.

  • 5월 1일자 '대결광신자들의 반통일적광란' 기사에서는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남조선의 보수패거리들은 악의에 차서 헐뜯으면서 고약한 망발을 했다"면서 "그 앞장에 자유한국당 대표 홍준표가 서 있다"고 공격했습니다.

  • 5일자에서는 자유한국당을 향해 "북남 관계 개선을 위한 조치들을 악의에 차서 비난하고 있다"고 비판을 이어나갔습니다.

  • 대외적으로는 일본에 대해 비판 일색이었는데 3일자 '평화를 해치는 위험한 망동'이라는 기사에서는 "일본 집권자가 야스구니진쟈(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하고 150명에 달하는 국회의원들이 떼를 지어 야스구니진쟈를 참배했다"며 "일본의 군국주의 광증이 극도에 달하였다"고 비난했습니다.

  • 4일자에서는 또다시 일본을 거론하며 "일본에서 아베 내각이 유치한 부정부패 추문에 말려들어 곤경을 치르고 있다"면서 "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될 것"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습니다.
  • 북·중 회담 전에도 미국을 향한 비판은 있었지만 제한적이었습니다. 3일자에 미국을 언급했지만 인권 문제 거론이라는 국한된 비판에 한정됐고 미국과 이란 간 핵협정 탈퇴 기사도 다뤘는데 이란 측 말을 인용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시진핑 만난 뒤 노동신문 거친 비난 잇따라
    하지만 7~8일 북·중 회담 직후부터 노동신문은 변합니다.

  • 9일자 '보호무역주의 정책의 위험성에 경고' 기사에서 "미국이 중국의 대규모 기술회사인 중흥통신공사(ZTE)와 7년간 거래를 할 수 없다는 조치를 취하며 노골적인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크게 다루며 중국 입장을 그대로 대변했습니다.

  • 또 같은 날 북·미 협상 관련 기사도 나왔는데 "백악관 대변인과 국가안보보좌관, 일부 미국 국무성 관리들은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면서 "대화 상대방에 대한 오만불손한 소리를 내뱉고 있는 것은 미국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이후 24일 현재까지 미국 관련 기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 11일자에서는 "미국이 대조선 정탐 활동을 위한 자금을 대폭 늘이고 전자매체와 라디오 등을 통하여 사상문화적 침투 책동을 더욱 확대하려고 획책하고 있다"고 미국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 17일자 '미국의 세계 제패 야망은 변하지 않는다'는 기사에서는 미국의 군비 확대 문제를 비난 일색의 논조로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북·미 회담 조율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 이후에도 △이라크 침공 △북한 인권 거론 △미국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미국의 무역전쟁 △베네수엘라에 금융제재 등 거의 매일 미국 관련 비판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 남북 고위급회담 다음날부터 南도 비난
    미국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가 잇따를 때도 한동안은 남한에 대해서는 비판하지 않았습니다. 8일자에는 '역사적인 북남 수뇌 상봉과 판문점 선언을 지지 환영하여 담화 발표'라는 기사를 통해 판문점 선언의 의미를 홍보했습니다. 11일자에서도 판문점 선언에 대해 '자주통일의 새 시대를 펼쳐준 역사적 이정표'라며 치켜세웠습니다.

    하지만 17일자부터 달라집니다. 남한에 대한 비판 기사가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이날 '긴장 완화 분위기를 해치는 위험한 도발 행위'라는 기사에서 남한을 향해 "맥쓰썬더(맥스선더) 군사훈련은 통일의 분위기를 해치고 겨레의 기대와 염원을 짓밟는 반민족적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16일 열리기로 한 남북 고위급 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해명 차원의 기사로 보입니다.

    23일자에서도 '평화에 역행하는 위험한 도발 행위'라는 기사에서 "부산에서 대형 수송함 '마라도호'의 진수식이 벌어졌다"면서 "남조선 호전세력은 저들의 무분별한 군사적 도발 망동이 가져올 후과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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