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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리비아를 핵보유국인 우리와 비교하다니" 발끈

[레이더P] 고위급회담 중단하고 미국 비난 담화 발표

  • 김성훈, 강봉진 기자
  • 입력 : 2018-05-16 16:13:40   수정 : 2018-05-17 13:4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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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비난하며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중지한 16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이 안개비에 휩싸여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비난하며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중지한 16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이 안개비에 휩싸여 있다.[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내달 12일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16일 '미국에 끌려다니는 식의 비핵화는 없다'는 의미의 견제구를 강하게 던졌다. 지난 15일 오전 '내일 남북 고위급회담을 열자'고 제안했다가 약 15시간 만인 16일 새벽 '무기한 중단'을 일방 통보했다. 미국이 주장하는 리비아식 선(先) 핵폐기에도 분명한 거부감을 드러내면서 미북정상회담 재고까지 거론했다.

새벽 통지문 "무기 연기"
북한은 이날 새벽 0시30분께 고위급회담 북측 대표단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을 보내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를 문제 삼아 회담을 '무기 연기'한다고 알려왔다. 또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3시께 송고한 '조선중앙통신사 보도'에서 "우리는 남조선에서 무분별한 북침전쟁 소동과 대결 난동이 벌어지는 험악한 정세 하에서 16일로 예견된 북남고위급회담을 중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남조선 전역에서 우리를 겨낭하여 벌어지고 있는 이번 훈련은 판문점 선언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외무성 담화 "우린 핵보유국"
대미 핵협상의 상징적 존재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미국을 겨냥한 담화를 내놓았다. 그는 16일 오전 담화를 통해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며 "다가오는 조미(북미)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조미관계개선을 위한 진정성을 가지고 조미수뇌회담에 나오는 경우, 우리의 응당한 호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해 이번 담화가 미국 정부의 태도 전환을 촉구하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럼면서 "핵 개발의 초기 단계에 있었던 리비아를 핵보유국인 우리 국가와 대비하는것 자체가 아둔하기 짝이 없다"고 주장했다.

태영호 발언이 북한 자극?
전후 사정을 감안하면 북측이 이날 한·미를 겨냥해 내놓은 날선 반응들은 전술적 행보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을 각각 겨냥한 포석일 수 있다.
  • 내달 미북정상회담에 앞서 미국 측이 생화학무기·인권 문제 등을 꺼내들며 자신들에게 불리한 상황이 조성되는 것을 두고보지 않겠다는 것이다.

  • 한·미훈련 때리기를 통해 올들어 숨가쁘게 달려왔던 남북관계 개선작업도 한 숨 돌리고 가겠다는 속내도 엿보인다.

  •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 위원장을 비난한 것도 남북고위급회담 취소의 원인이 됐을 수 있다. 북측은 김 위원장 등 김일성 주석 직계 일가에 대한 비판을 곧 체제에 대한 모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 정부 당국에 대해 태 공사는 물론 접경지역에서 대북 전단 풍선을 날리는 일부 반북단체들을 단속하도록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태 전 공사의 국회에서의 증언이 결국 북한으로 하여금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 본질적인 이유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앞서 14일 태 전 공사는 북한은 핵 폐기를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며 유일한 방법은 김씨 세습통치 교체뿐이라고 주장했다.


  • 판 깰까?
    북한이 4·27 판문점 선언과 미·북 정상회담 파기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지만 대화국면 자체를 뒤엎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언어의 수위는 높지만 형식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명의 대남 전통문 △조선중앙통신 보도 △김계관 제1부상의 담화 등으로 조절한 점도 눈에 띈다.
  • 북측은 '고위급회담 16일 개최'를 제안했던 15일 당시 이미 맥스 썬더 훈련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알고 있었다. F-22랩터 전투기 등 전략자산이 훈련에 참여한다는 사실도 이미 언론에 공개됐던 터다. 그럼에도 남측에 회담을 제안했다가 개최 당일 새벽에 한·미 연합훈련을 걸고들었다.

  • 이는 곧 북측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다음주 워싱턴DC에서 있을 한미 정상회담의 중요한 의제로 올리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도 북측의 이번 움직임으로 인해 한미 훈련을 협상테이블에 올라갈 것이라는 문제를 남겼다고 분석했다.

  •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측이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한 만큼 (맥스 썬더) 훈련이 끝나는 이달 25일까지는 (고위급회담 재개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북정상회담 개최 자체는 이상이 없을 것이고 핵실험장 폐기 의식도 예정대로 치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 [김성훈 기자 /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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