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당은 뜨는데 文·安 지지율은 왜 박스권에 갇혀 있나

[레이더P] 당과 대선주자 분리해 보는 유권자 인식

기사입력 2016-11-29 16:46:31| 최종수정 2016-11-30 17:47:30
최순실 국정농단이라는 초유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야권 유력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창당 이후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고 국민의당 역시 새누리당을 제치고 정당 지지율 2위에 오르는 등 야권 정당 지지율은 상승세다. 반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의 지지율은 수개월째 제자리걸음이다. 증권가에서 말하는 이른바 ‘박스권'에 갇혀 있다.

◆ 문재인 20%, 안철수 10%에 묶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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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미터의 11월 4주차 주간(11월21~25일)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 지지율은 전 주 대비 2.5%포인트 오른 33.0%로 창당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국민의당도 새누리당 지지층이 가세한 덕분인 지 한달새 5%포인트 가량 오른 17.2%를 기록해 새누리당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문 전 대표,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은 한 달 전이나 크게 다랄진 게 없다. 최근 지지율은 문재인 전 대표 21.0%, 안철수 전 대표 11.8%다.

한 달 전인 10월 4주차에는 문재인 20.3%, 안철수 10.5%였다. 한 달 새 문 전 대표는 0.7%포인트, 안 전 대표는 1.3%포인트 오르는데 그친 것이다.

◆ 최순실 게이트 미숙한 대처 이유로 꼽혀

당지지율을 따라가지 못하는 대권주자 지지율과 관련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정국에서 야권 유력 대선주자들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문재인 전 대표에게는 분명 확고한 지지층이 있지만 현 시국에서 그 이상으로 지지층 확장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친노 패권주의로 대변되는 기존의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인식 등으로 인해 지지율 상승으로까지 연결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문 전 대표가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고 소극적인 행보를 보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순실 사태가 발생한 후에도 입장 발표에 망설이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서도 지난 21일 비로소 "정치권이 여러 이유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주저했으나 검찰 발표로 선택의 여지가 없어졌고 탄핵 사유가 넘쳐난다"며 "국민은 촛불로 퇴진운동을 계속해나가고 정치권은 이와 병행해 탄핵 절차를 밟는 것이 맞다"며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

거국내각총리·개헌 등에 소극적인 그의 태도를 두고 일각에서는 "조기대선을 통해 권력을 획득하는 것에만 관심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나왔다.

◆ 문·안 모두 유권자 눈엔 기성 정치인

안철수 전 대표가 야권 대선 주자 중 비교적 발 빠르게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더 이상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박 대통령은 즉각 물러나라"며 하야를 주장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후 퇴진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문 전 대표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른바 ‘강철수'였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저격수를 자처한 이재명 성남시장이라는 변수가 등장했고 이 시장이 어느 후보 보다 연일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가면서 그의 강경 발언은 묻히고 말았다. 특히 안 전 대표의 경우 일부 국민에게 보수 진영의 후보 중 한명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 역시 지지율 정체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야권으로 결집되고 있는 현 흐름을 안 전 대표는 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정당 지지율 상승과 대선주자 지지율 상승은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의 국정 농단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야권의 손을 들어주지만 차기 대통령은 기존 정치권에 소속된 인물이 아닌 전혀 다른 인물을 선택하려는 욕구도 크다는 것이다.

◆ 이재명 부각에 ‘강철수' 빛바래

두 주자와 달리 이재명 시장은 급부상했다. 10월 초 5%대였던 이 시장의 지지율은 최근에는 12%에 육박했다. 애초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문 전 대표가 가장 많은 대중적 지지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이 우세했지만 예상과 달리 이 시장이 촛불 민심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된 셈이다.

이 시장은 '마의 벽'이라 불리는 10%를 넘어서면서 문재인, 반기문과 함께 새로운 '잠룡 빅3'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다른 대선주자들 보다 발 빠르게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는 등 선명성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했고 거침없는 속 시원한 발언이 지지율 상승의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최 교수는 "현 정국에서 일단 대통령 탄핵을 위해 기존 정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심리가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대선주자의 경우 기득권 질서를 거부하고 정치권에 있지 않은 새로운 인사에 대해 주목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의 입장에서는 문재인·안철수 전 대표도 모두 기득권을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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