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류석춘 혁신위원장 영입 후 갈등·논란 깊어지는 한국당

[레이더P] 당 대표가 나서 진화

기사입력 2017-07-14 18:02:04| 최종수정 2017-07-16 16:25:09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오른쪽)와 류석춘 혁신위원장이 11일 오전 당사 회의실에서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오른쪽)와 류석춘 혁신위원장이 11일 오전 당사 회의실에서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의 혁신을 책임질 자유한국당 류석춘 혁신위원장의 '극우적 행보'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당 안팎의 우려가 분출하면서 당 혁신을 위해 영입한 류 위원장이 되레 갈등의 중심에 서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류 위원장은 그동안 강한 보수성향의 발언을 내놓았다. 노동조합에 대한 생각이 대표적이다. 류 위원장은 올해 초 열린 한 강연에서 "오늘날 경제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걸림돌은 대기업의 강성 노조"라며 "파업을 무기로 임금 인상과 복지를 요구하며 정리해고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천 방식과 관련해서도 류 위원장은 상향식 공천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다. 류 위원장은 지난해 총선 후 "새누리당의 개혁 가운데 가장 황당한 건 소통과 민의를 강조하면서 상향식 공천을 만들어 놓은 것"이라며 "누가 새누리당의 이념에 제일 맞느냐는 것은 전혀 신경을 안 쓰고 당 사람을 뽑는 것이 상향식 공천"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인식은 홍준표 대표가 평소 내보인 생각과 유사한 측면이 많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홍 대표가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류 위원장에게 혁신의 전권을 믿고 넘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류 위원장은 지난해 5월 한 토론회에서 '철학 없는 국회의원'이라는 제목의 발제문을 통해 52명의 옛 새누리당 의원들 실명을 거론하며 "보수정당의 정체성이 없는 인물들"이라고 혹평했다. 일부 친박(친박근혜)계 및 탈당파 의원들은 류 위원장이 공개했던 리스트가 인적 청산의 '살생부'가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명단에 포함됐던 김태흠 최고위원은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과 변화를 하려면 구성원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류 위원장의 첫 행보가 구성원을 동요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에는 이전보다 한발 더 나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류 위원장은 신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직후 기자회견에서 "매주 토요일 시청 앞과 청계광장 일대에서 태극기 집회에 열심히 참여하던 것이 개인적인 정체성"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조차 지나친 우클릭 행보라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자 홍 대표가 진화에 나섰다.

홍 대표는 12일 초선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극우와 류 위원장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 극우라는 개념을 잘못 알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이다.

류 위원장의 거침없는 행보에 한국당은 당 안팎에서 공격받는 모양새다. 한국당 중진 의원과 복당파 의원까지 나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고 한국당과 보수적통 경쟁을 하고 있는 바른정당 역시 '극우정당'이란 비판과 조롱을 보내고 있다.

나경원 한국당 의원은 13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류 위원장의 박 전 대통령 탄핵결정 비판에 대해 "헌법재판소 재판에 대해서도 그런 입장인지 묻고 싶다"며 "탄핵 재판도 부정한다면 우파 가치에 굉장히 근본적으로 반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파의 가장 핵심가치가 자유, 민주, 그리고 법치"라며 "(탄핵 재판 반대는) 보수정당의 중요한 가치를 기본적으로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이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극우화되는 것 같다"며 류 위원장 임명을 반대한 바 있다. 장 의원은 13일 라디오에서도 "류 위원장 같은 경우 유신 부분에서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들이 있다"며 "국가적 위기로 인해 개인적인 인권을 옥죄는 이런 것을 미화하는 것이 극우"라고 평가했다.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도 류석춘 혁신위 출범에 대해 "홍준표식 개혁은 결국 자멸을 자초할 수밖에 없다"고 혹평했다. 바른정당은 한국당을 향해 상황을 비판하는 동시에 한국당에서 나와 바른정당에 합류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당이 '류석춘호' 를 발족한 것은 사실상 혁신과 외연 확장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류 위원장의 극단적 이념성에 발목 잡혀 친박 청산 등 인적 쇄신마저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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