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위기의 바른정당·국민의당 `거위의 꿈` 가물가물

[레이더P] 탈당과 분열 걱정에 보수개혁·새정치는 꿈으로만

기사입력 2017-11-13 16:18:41| 최종수정 2017-11-13 16:22:59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은 신생 정당이다. 그만큼 당의 기반이 다져지지 않았고 요즘 위기를 맞고 있다.

바른정당은 올해 1월 창당 당시 의석 33명의 원내 4당으로 출발했다. 보수개혁을 기치로 내걸었다. 그러나 소속 의원 22명이 두 차례에 걸쳐 탈당해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하면서 의원 11명만 남은 비교섭단체 정당으로 위상이 하락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신임 당대표가 13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지명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유승민 바른정당 신임 당대표가 13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지명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3일엔 여야 원내대표들이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에서 주례회동을 가졌지만 바른정당은 교섭단체 지위를 잃어 참석할 수 없었다. '위기의 정당' 바른정당은 같은 시각 당원대표자회의를 열고 유승민 의원을 의원 11명의 당 대표로 뽑았다. 하태경·정운천·박인숙 의원은 최고위원이 됐다.

당원대표자회의 현장 곳곳에는 바른정당이 처한 분위기가 묻어났다. 장내에는 회의 시작 전 가수 인순이가 부른 '거위의 꿈'이 거듭 울려 퍼졌다. "그래요 난 꿈이 있어요.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 깊숙이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이라는 가사는 바른정당의 모습과 그대로 겹쳤다.

곳곳에 걸린 플래카드 중 해골 그림이 그려져 있는 플래카드에는 "생즉사 사즉생. 이제부터 시작이다" "죽음의 계곡 건널 수 있도록 다리가 되어 드리겠습니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이날 바른정당 당원들은 십시일반 힘을 모아 후보자들에게 '완주감사패'를 증정하기도 했다. 당원들은 감사패에 "당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경선을 완주했기에 이 패를 드립니다"라고 적었다.

바른정당 지도부의 지상과제는 보수개혁도 대통합도 아닌 추가 탈당 방지다.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를 정리하는 동시에 내부 결속을 통해 추가 탈당을 막아야 하는 절박함이 있다. 이를 위해 국민의당을 포함한 중도·보수대통합을 불사하겠다는 입장도 나온다. 추가 탈당이 한 명이라도 나오면 유승민 대표의 리더십은 치명상을 입게 된다.

이날 하태경 후보는 "바른정당의 위기가 끝나지 않는 이유는 낡은 보수에 대한 가열찬 투쟁을 바른정당이 앞장서고 보수의 적폐 청산에 앞장서야 하는데, 문재인정부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고 우리는 심판만 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 역시 사정이 녹록지 않다. 바른정당과의 '중도통합론'으로 촉발된 내홍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 대표는 중도보수층으로의 지지기반 확장을 위해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을 제시했으나 바른정당 분당으로 통합이 무산되면서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 6일 안 대표가 자신에 대한 책임론에 "모든 투덜거림에 답할 필요는 없다. 동의하지 않는다"고 일축해 사태는 더욱 악화됐다. 안 대표가 내부 비판에 정면충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자 당내 호남 중진의원들이 비판적인 의견을 쏟아낸 것이다. 다음날인 7일 유성엽 의원은 SNS에 "지도부가 고작 한다는 것이 당내 중진의원들에게 '나가라'는 막말뿐"이라며 "하는 꼴이 딱 초딩 수준이라는 비난을 자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8일에는 당 지도부와 중진의원 사이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날 이상돈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애초 되지도 않는 바른정당하고 통합한다고 한 것도 우습게 됐다"며 "본인이나 측근들의 정치적 판단력이 다들 아마추어"라고 맹비난했다.

이날 박지원 전 대표도 라디오에서 바른정당과의 연대 의지를 꺾지 않는 안 대표를 비난했다. 박 전 대표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되는 것인데 연대한다고 하면 (바른정당에 잔류한) 5∼6명과 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10일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내부 갈등이 표면에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 회의에서 박주현 최고위원은 "유아독존형 리더십으로는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다당제 흉내는 낼 수 있지만 대선을 겨냥한 1인 중심 정당이라는 이미지는 벗어날 수 없다"며 안 대표의 리더십을 지적했다.

상황이 격화되자 이날 친안(친안철수)계는 안 대표 감싸기에 나서며 안 대표를 '아마추어'라고 표현한 이상돈 의원에게 의원직 포기를 촉구했다. 이태우 최고의원은 "당 지도부를 아마추어라고 하지 마시고 프로면 프로답게 결단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며 "다음 (비례대표) 순번에 아주 훌륭하신 분이 계신다"고 말했다. 일부 당원들은 이 의원에 대한 징계를 촉구하는 서명을 받아 당 윤리심판원에 제출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오는 21일 당의 진로를 두고 '끝장토론'을 열기로 했으나 내분이 봉합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안 대표의 중도통합론을 두고 찬반양론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지도부 책임론 또한 사그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범 기자 / 조선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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