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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이 눈에 담아 김정은에 전달할 것은

[레이더P] “여과 없이 보고할 수 있는 위치"

  • 김수형 기자
  • 입력 : 2018-02-12 18:04:30   수정 : 2018-02-12 18: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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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NN 방송은 10일 "미소와 악수, 방명록에 남긴 따뜻한 메시지로 올림픽을 바라보는 사람의 주목을 받았다"며 올림픽에 '외교'라는 종목이 있다면 북한 김여정이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2박3일의 방남을 마치고 김여정 등 고위급 대표단은 11일 돌아갔다. 북한 집권자인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은 2박3일 내내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공개된 일정만 보더라도 △9일 인천국제공항 도착, KTX 통해 평창 이동, 평창 개막식 참석 △10일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면담·오찬, 조명균 통일부 장관 강릉 경포호텔 만찬, 강릉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경기 관람 △11일 이낙연 국무총리와 워커힐호텔 오찬, 반얀트리호텔 비공식 환송 만찬, 국립극장 삼지연관현악단 공연 관람, 인천국제공항 출국이다. 서울과 평창을 오가는 일정이었다.

김여정은 남북 관계와 관련된 발언을 제외하면 남한에 대해 말을 아꼈다. 10일 만찬에서 최문순 강원지사가 서울 방문에 대해 묻자 "처음입니다. 낯설지 않다"고 답했고, 11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 비공개 환영 만찬에서 "갑자기 오게 되리라 생각 못했다. 많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비슷하고 같은 것도 많았다"고 전했다.

인천국제공항과 서울, 평창을 오고가며 북한과 다른 남한의 모습을 본 데 대해 공식적인 언급은 '낯설지 않다' '비슷하다'뿐이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여정 제1부부장은 스위스 베른학교에서 유학하며 영어와 불어를 구사할 줄 알고 인터넷을 통해 남한의 변화된 모습을 봐왔다"며 "남한의 변화와 국제사회 변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했다. '낯설지 않다'는 말의 의미를 추측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있다.[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이미지 확대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있다.[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김여정은 김정은의 친서와 함께 문 대통령 평양 초청이라는 제안을 가져왔다. 10일 문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김여정은 "국무위원장의 특명을 받고 왔다"고 말하며 본인이 '특사'임을 강조했다. 특사의 사전적 의미는 '특정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특별한 임무를 부과하여 파견하는 일시적 성격의 대표사절'이다. 임무는 친서 전달과 양측 메시지 전달이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임 비서실장, 이 총리, 조 장관, 최 지사 등 문 대통령을 제외하고도 국내 고위급 인사와의 접촉 기회가 많았다. 전문가들은 이 점을 강조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과 혈육 관계라는 점에서 남쪽에서 보고 느낀 것을 있는 그대로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김여정은 문 대통령뿐 아니라 남한의 고위 인사들을 다 만났기 때문에 이들의 메시지까지 전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식 오찬과 만찬에서 나왔던 내용뿐 아니라 공식적이지 않은 남한의 분위기, 그리고 우리 정부 인사를 통해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김정은에게 간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11일 이 총리와의 오찬에서 남측이 기념촬영을 제의하자 북측 인사들은 김여정에게 귓속말로 보고를 한 뒤 허락이 떨어진 뒤에야 움직였다고 한 언론이 보도했다. 그의 위상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신분상 북한 고위급 대표단뿐 아니라 선수단과 예술단, 응원단의 남한 내 일거수일투족이 김여정에게 보고됐다는 관측이다.

지난 6일 북한 만경봉 92호가 강원 동해 묵호항 부두에 입항했을 당시 보수단체는 입항에 반대해 시위를 벌였고, 11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에서도 공연장 밖에서는 공연을 둘러싼 찬반 집회가 벌어졌다. 일부 보수단체는 인공기를 태우는 화형식까지 벌였다. 김여정이 인터넷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도 남한 내 북한 반대 여론에 대해 간과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다른 대표단과 달리 김여정은 김정은에게 대북 시위나 약간의 갈등 등을 여과 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고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방남을 통해 북한이 국제사회로 과감하게 나가야 한다는 점도 조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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