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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한` 日아베, 서훈 국정원장에 "모든 협력·협조 함께"

[레이더P] ‘일본 배제`에 사학 스캔들까지 겹쳐

  • 정욱, 김성훈 기자
  • 입력 : 2018-03-13 17:23:30   수정 : 2018-03-13 18:3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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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훈 국정원장이 도쿄 총리 공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서 남북·북미 정상회담 추진상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3일 서훈 국정원장이 도쿄 총리 공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서 남북·북미 정상회담 추진상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북한과의 대화에 가장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3일 도쿄를 방문한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만나 한반도 대화 국면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간의 입장과는 다른 모습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 지요다구 총리 관저에서 서 원장을 만나 한국 측 특사단의 방북·방미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전보다 눈에 띄게 진전된 대북 입장을 보였다. 당초 아베 총리 측은 서 원장 측에게 접견 시간을 15분으로 통보했지만 실제 이날 만남은 1시간 넘게 이어졌다. 전날 서 원장은 면담과 만찬으로 고노 다로 외무상을 약 3시간 동안 만났다.

이에 대해서는 아베 총리가 사학 스캔들로 인해 일본 정국이 극도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오랜 시간을 할애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한반도에서 대화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일본 국내외에서 ‘재팬 패싱'에 대한 염려가 터져나오는 상황에서 아베 총리가 느끼는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일본 역시 12일 중국 측이 시진핑 국가주석과 핵심 외교 라인이 총출동해 정 실장을 만난 것처럼 대화를 주도하고 있는 한국에 대한 대접의 '격'을 높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 원장과 아베 총리가 앉았던 의자는 금색 꽃무늬 의자로 같은 높이였다. 종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아베 총리를 만났을 때 일본이 내놨던 한 단계 낮은 의자와는 다른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아베 총리는 면담 모두발언에서 "비핵화를 전제로 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을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 측이 대화 필요성을 강조할 때마다 '대화를 위한 대화는 안 된다' '북한의 미소 외교에 속아서는 안 된다'는 말부터 앞세웠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아베 총리는 이날도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기는 했으나 긴밀한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는 수준에 머물렀다. 아베 총리는 면담에서 서 원장 등에게 북한 측의 현재 입장에 대해 세세한 부분까지 질문하며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서 원장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아베 총리가 남북 관계 진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변화의 움직임과 관련해 문 대통령 리더십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서 원장은 "아베 총리가 앞으로 남북정상회담과 이어서 있을 북미정상회담이 성과적(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협력과 협조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일본은 남북, 미북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대화 분위기에 사실상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 내부에서도 일본이 배제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라 아베 총리도 다급해졌다. 특히 일본의 대북 현안 중 최우선 순위에 올라 있는 납북 피해자 문제 해결 등에서 아무런 진전이 없다는 점도 일본 정부의 초조함을 키우고 있다.

한국 측 설명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특사단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간 면담 당시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는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날 면담에서도 서 원장은 지속적으로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 해결'을 말했으나 아베 총리는 '핵과 미사일, 납치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날로 정치적 폭발력을 키워가는 사학 스캔들로 인해 공격을 받는 아베 총리로서는 국면 전환을 위해서라도 납북자 문제 진전과 같은 호재가 절실하다. 아베 총리가 서 원장에게 "북한 핵, 미사일,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한일 간에 전력을 다하자"고 당부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북정상회담을 전격적으로 수락하면서 일본 내에서 '미국과의 100% 공조'에 대한 의문이 커지는 것도 아베 총리의 변화에 한몫했다. 일본 언론들은 "미국이 자국 문제 해결에 우선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일본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문제"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날 회담에는 고노 외무상을 포함해 야치 쇼타로 국가안전보장국(NSC) 국장, 기타무라 시게오 내각정보관,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국장 등이 총출동했다. 야치 국장과 기타무라 정보관 등은 모두 아베 정권의 실세로 불리는 인물들이다.

[정욱 기자/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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