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문재인, 4대 재벌그룹 콕 집어 "개혁 집중"

[레이더P] 출자총액제한 부활 공약 내세울 듯

기사입력 2017-01-10 17:53:27| 최종수정 2017-03-29 10:40:06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재벌적폐 청산, 진정한 시장경제로 가는 길"을 주제로 열린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3차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이충우기자]이미지 확대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재벌적폐 청산, 진정한 시장경제로 가는 길"을 주제로 열린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3차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이충우기자]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재벌그룹의 출자총액제한제 부활과 금산분리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재벌개혁안'을 발표했다. 특히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재벌을 선별해서 집중 규제하고 이를 포함한 10대 재벌도 맞춤형으로 엄격한 법의 잣대로 재단하기로 했다.

문 전 대표는 1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정책공간 국민성장(이하 국민성장)'의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3차 포럼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재벌개혁의 첫째 과제는 지배구조를 개혁해 투명한 경영구조를 확립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는 삼성, 현대차, SK, LG 등 10대 재벌을 우선 개혁 대상으로 지목했다. 문 전 대표는 "30대 재벌 자산을 살펴보면 삼성재벌의 자산 비중이 5분의 1이다. 범(凡)삼성재벌로 넓히면 4분의 1에 달한다. 범4대 재벌로 넓히면 무려 3분의 2가 된다"며 "재벌 가운데 10대 재벌, 그중에서도 4대 재벌의 개혁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행 공정거래법으로는 1위 삼성과 65위 기업이 같은 규제를 받는다"며 공정거래법 개정 의지도 시사했다. 문 전 대표의 정책캠프인 국민성장의 경제분과위원장인 최정표 건국대 교수는 이와 관련해 "10대 재벌만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지정하고 공기업과 오너 없는 기업은 지정 대상에서 제외하는 게 공정거래법 개정의 핵심"이라며 "규제 대상을 줄여 핵심 재벌을 강력히 규제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10대 재벌 규제 강화의 일환으로 이명박정부 때 폐지된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도 재벌개혁 공약으로 내세울 방침이다. 문 전 대표는 2012년 대선 당시에도 출자총액제한제 부활을 공약으로 내걸었었다.

출자총액제한제는 한 기업이 회사 자금으로 다른 회사의 주식을 매입해 보유할 수 있는 총액을 제한하는 제도다. 재벌그룹들이 회사 자금으로 마구잡이로 회사를 새로 설립하거나 다른 회사를 인수해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기존 회사의 재무구조가 악화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1987년 처음 도입됐다.

다만 순자산의 30% 내에서 타회사에 출자할 수 있도록 해 25%로 출자를 제한했던 옛 출총제에 비해 다소 완화됐다. 문 전 대표는 금산분리도 핵심 재벌개혁 방안 중 하나로 제시했다.

값싼 산업용 전기요금도 현실화한다. 문 전 대표는 "15대 대기업은 가정용 전기료보다 매년 평균 2조5000억원가량 전기요금을 적게 내고 있다"며 "수조 원에서 수십조 원의 이익이 나는 대기업에 혜택이 집중되고 있는 값싼 산업용 전기료를 현실화해서 전기료 부담을 공정하게 하고, 에너지 과소비형 산업구조를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재벌의 갑질 횡포를 사전에 예방하고 가습기 살균제처럼 기업 때문에 피해를 입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문 전 대표의 경제공약이 실현될 경우 보험, 증권, 카드, 캐피털 등 금융계열사들을 거느린 삼성·현대차·한화그룹에는 충격을 안길 것으로 예상된다. 또 삼성그룹의 경우 금산분리와 지주사 규제 강화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이고, 롯데그룹은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의 직격탄을 맞게 될 전망이다.

최근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반영해서 정경유착을 없애기 위한 여러 대책도 제시됐다. 문 전 대표는 "대기업이 지난 2015년에 납부한 준조세가 16조4000억원에 달해서 법인세의 36%에 해당한다"며 "대기업 준조세금지법을 만들어 정경유착 빌미를 사전에 차단하고 기업을 권력의 횡포에서 벗어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기업들이 최순실 씨의 미르·K스포츠재단에 사실상 반강제로 출자했다가 논란이 된 점을 감안한 조치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무리하게' 찬성표를 던졌다가 특검 조사를 받고 있는 국민연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나왔다. 문 전 대표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주주권 행사 모범규준인 스튜어드십 코드의 실효성을 높이고, 그 법·제도적 기반으로서 자본시장법도 보완하겠다"고 공약했다.

재벌 총수들이 비상장사를 통해 사익을 추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나왔다. 문 전 대표는 "재벌 총수의 사익 편취가 주로 비상장 계열사에서 일어나는 점을 감안해 다중대표소송과 다중장부열람권도 제도화하여 재벌 총수와 맞설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재벌의 중대한 범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세웠다. 문 전 대표는 "중대한 반시장범죄자는 기업 경영에 참여할 수 없게 하여 시장에서 퇴출시키겠다"며 "법정형을 높여 집행유예가 불가능하게 하고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총수 전횡을 견제하기 위해 집중투표제와 전자투표, 서면투표를 도입해 공정한 이사진을 선출하도록 제도화하기로 했다.

[김동은 기자 /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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