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상석없이 비빔밥 놓고 머리 맞댄 대통령·여야원내대표 오찬

[레이더P] 여야정합의체 운영·내년 6월 개헌 합의

기사입력 2017-05-19 17:30:07| 최종수정 2017-05-19 18:06:26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낮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여야 5당 원내대표와 첫 오찬 회동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병헌 정무수석, 정의당 노회찬·바른정당 주호영·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문재인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우원식·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임종석 비서실장.[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낮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여야 5당 원내대표와 첫 오찬 회동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병헌 정무수석, 정의당 노회찬·바른정당 주호영·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문재인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우원식·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임종석 비서실장.[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여야 5당 원내대표와의 첫 회동에서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이에 5당 원내대표들이 모두 동의하면서 조만간 '협치'를 위한 여야정협의체가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취임후 열흘 만인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을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갖았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김동철 국민의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각 당의 공통적인 대선공약을 우선 추진하자고 제안해 공감을 얻고는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검찰·국정원·방송개혁뿐만 아니라 치매국민책임제, 아동수당, 유급휴가, 기초노인연금 인상 등 공통 과제를 곧 출범하게될 국정기획자문위에서 검토한 뒤 속도감있게 국회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국회 차원의 합의가 이뤄지기 이전이라도 국정원의 국내 개입근절에 대해 확고한 의지를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선거제도 개편을 포함한 개헌문제를 내년 6월에 추진하겠다는 의사도 재확인했다. 또 문 대통령은 "정부가 일자리 추경안을 국회에 상세히 설명하겠다"며 국회의 원만한 처리를 당부했다. 비정규직 해결방안에 대한 폭넓은 의견 교환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업무지시 형태를 가급적 최소화해 시스템에 의한 개혁을 추진하고 국정현안 로드맵을 마련해달라"는 국회 건의에 대해서는 "국정기획자문위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논의하자"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와함께 "각국 특사 파견 결과에 대해 국회와 정당에 충실히 설명하고 정보공유하겠다"며 "외교안보에 대한 정보도 야당에게 설명하고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해 대통령과 정부 입장을 분명히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선 "특사활동을 지켜보고 한미·한중 정상회담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서비스산업발전법과 규제프리존법의 전향적 검토 건의안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먼저 충분히 논의하도록 했다. 문 대통령은 세종시 완성을 위해 국회분원설치도 우선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찬은 상석이 없는 라운드테이블로 진행됐다. 정부와 국회,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대등한 관계라는 의미를 담았다.



◆文대통령, 여야지도부 기다려 맞이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여야원내대표들과 오찬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사진=김재훈기자]이미지 확대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여야원내대표들과 오찬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사진=김재훈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5당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초대한 것은 오찬 회동 장소였던 '상춘재(常春齋)'의 이름처럼 국회와의 관계를 '봄날'로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새 정부가 각종 개혁 과제를 추진하려면 국회 협조가 필수적이다.

사전에 의제를 조율하지 않은 '상견례'였지만 여야정 상설 협의체 구성에 합의하는 등 시작부터 실질적 성과도 냈다. 야권이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개헌에 대해 문 대통령과 각 정당이 원칙적 합의를 이끌어낸 점도 고무적이다. 예정 시간을 훌쩍 넘긴 이날 140분간 회동은 과거 정부에서 반복돼온 여야 간 불화를 끝내고 새로운 협치 시대의 개막을 기대하게 만든 자리였다. 야당 원내대표들도 일제히 이날 회동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문 대통령이 취임 9일 만에 여야 5당 원내대표와 전격 회동을 하는 것은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할 때 상당히 이례적이다. 취임 후 열흘도 되기 전에 여야 대표들을 만나는 시기도 그렇지만, 영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직접 후식을 준비하는 등 형식에 있어서도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이날 오찬 회동은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전 11시 50분부터 오후 2시 10분께까지 2시간20분 동안 진행됐다. 지난 16일 원내대표로 선출된 우 원내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취임 사흘 만에 청와대를 방문했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현재 당 대표가 공석이라 원내대표가 사실상 당의 수장 역할을 맡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낮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여야 5당 원내대표와 첫 오찬 회동에서 대화하고 있다.왼쪽부터 전병헌 정무수석, 정의당 노회찬·국민의당 김동철·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문재인 대통령, 자유한국당 정우택·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임종석 비서실장.[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낮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여야 5당 원내대표와 첫 오찬 회동에서 대화하고 있다.왼쪽부터 전병헌 정무수석, 정의당 노회찬·국민의당 김동철·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문재인 대통령, 자유한국당 정우택·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임종석 비서실장.[사진=연합뉴스]
이날 오찬은 특별한 의제 없이 문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상견례를 하고 여소야대 상황에서 협치를 위한 공감대를 마련한다는 의미에서 이뤄졌다. 이런 협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이날 오찬은 청와대 경내 '원형 테이블'에서 진행됐다. 메뉴도 비빔밥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소야대 상석(上席)이 따로 없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이 자연스럽게 둘러앉아 대화를 풀어가겠다는 소통의 의지가 묻어난다.

문 대통령은 직접 여야 원내대표를 맞이하면서 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여야 원내대표들이 다 모이고 나서 대통령이 등장하는 게 아니라 문 대통령이 먼저 오는 여야 원내대표와 자연스럽게 차담을 하면서 계속 오는 참석자들을 환대하는 방식이었다. 청와대는 차담을 위해 간이 테이블도 설치했다.

문 대통령은 여야 원내대표가 모두 도착하고 나서 함께 오찬장으로 이동했다. 차담부터 오찬장 이동까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야당 원내대표들이 '비판과 견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며 견제를 하고, 개헌과 검찰 개혁 등의 민감한 이슈로 대화가 옮겨가기도 했지만 첫 상견례 자리인 만큼 딱딱하거나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숙여사, 인삼정과와 감사 손편지 대접

이날 오찬 회동에서 김 여사의 적극적 내조도 분위기를 고무시켰다. 김 여사는 직접 대춧물에 10시간 정도 달인 삼을 과자 형태로 만든 인삼정과를 오찬 후식으로 대접했다. 청와대는 원내대표들이 돌아가는 길에 인삼정과를 선물로 내줬고, 김 여사가 쓴 '감사 손편지'도 전달했다.

김 여사는 문 대통령이 대선에서 당선되기 전부터 문 대통령 지인이나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을 집으로 초대해 음식을 대접할 정도로 음식 솜씨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대표를 지냈던 2015년 김 여사는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들을 문 대통령 자택으로 초청해 직접 음식을 대접하기도 했다.

당시 김 여사는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농어 2마리를 사다 직접 회를 뜨고, 전복군소볶음, 송이소고기구이, 더덕구이, 대게찜 요리 등을 상에 올리는 내조 정치를 펼쳤다. 문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였던 주승용 당시 최고위원(현 국민의당 의원)은 참석자 중 유일하게 군소 요리를 알고 있었던 덕분에 문 대통령과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당선이 확정되자마자 국회를 방문해 여야 지도부를 두루 만나 소통과 협치 의지를 강조하고 국정 전반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낮은 자세를 보였다. 전병헌 정무수석은 임명된 다음날인 15일부터 사흘 연속 국회를 방문해 새로 선출된 원내대표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고 이날 오찬 일정을 조율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2013년 2월 7일 여야 지도부와 처음 회동했다. 대통령 당선 이후 50여 일이 지나지 않은 시기에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국회에서 만나 북한 핵 도발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취임 5개월 후인 2013년 7월 국회 사랑채에서 대통령으로서 첫 여·야·청 영수회담을 열었다. 청와대에서의 여야 원내대표 회동은 2014년 7월에야 이뤄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미국·일본 순방 결과 설명 차원에서 취임 두 달 만인 2008년 4월 24일 여야 지도부와 회동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보름 만에 여야 영수회담을 했다.



◆여야정 협의체 먼저 제안한 文

이날 회동에 앞서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가 여야정 협의체를 문 대통령에게 제안하겠다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작 전부터 '깜짝 합의'를 기대하는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막상 회동이 시작되자 문 대통령이 먼저 야당과 함께하는 상설 국정협의체 신설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회동을 정례화하되 격식에 얽매이지 말자"면서 "현안이 없더라도 만나고, 대통령이 참석하기도 하고 총리가 참석하기도 하자"고 말했다.

참석한 5당 원내대표들이 일제히 동의하면서 전격적으로 여야정 국정협의체가 탄생하게 됐다. 여야정 협의체는 기본적으로 각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하고 정부에선 대통령, 국무총리, 경제부총리 등이 상황에 따라 교차 참여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대선 과정에서 각 당이 내놓은 공약 가운데 공통분모를 먼저 입법화하자는 데도 전격 합의가 이뤄졌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각 당의 공통 대선 공약을 우선 추진하자는 대통령 제안에 대해 각 당 원내대표들의 동의가 있었고 국회에서 구체적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공통 공약으로는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검경 수사권 조정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기초노령연금 인상 △아동수당 도입 △육아휴직급여 인상 등이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야당과 국정을 함께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밝혔다. 특히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 국정원장 등을 통해 야당과도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무장관실 부활을 제안했고 이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를 하기로 합의했다.

야당 원내대표들은 다만 문 대통령이 입법이 아닌 업무지시를 통해 일부 현안을 처리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6월까지 개헌추진 공감대

문 대통령은 전날 5·18 기념식에서 광주정신을 개헌 시 헌법 전문에 반영할 것을 제안한 데 이어 이날 회동에서 '개헌 3원칙'을 제시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먼저 개헌 필요성을 강조하자 문 대통령은 "내년 지방선거에 맞춰 반드시 개헌하겠다"고 확약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저는 제 말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정 원내대표는 전했다.

문 대통령은 개헌 시기를 내년 6월로 못 박는 동시에 정치권이 합의한 만큼 우선 개헌하고, 국민이 개헌 논의에 참여하는 길을 확보해야 한다는 부가적 원칙도 제시했다. 다만 문 대통령과 야권이 염두에 둔 권력구조의 형태가 다르다는 점은 향후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예고한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2022년 대선부터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적용할 것을 제시한 반면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은 분권형 대통령제로의 개헌에 사실상 합의한 상태다. 이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등이 개헌 시 선거구제 개편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하자 문 대통령 역시 적극 동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 대목에서 "저 스스로는 권력 분산형으로 가더라도 대통령제를 유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왔다"면서도 "선거구제 개편 등이 같이 논의된다면 다른 권력구조도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소선거구제는 지역구도를 고착화하고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날 문 대통령 발언은 국회의원 선출 방식을 개편할 경우 분권형 대통령제를 수용할 여지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

다만 정 원내대표가 "국회에 개헌특위가 만들어져 있으니, 정부가 따로 개헌특위를 만들 이유가 있겠느냐"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국회가 그렇게 말한다면 정부 특위를 만들 필요는 없다고 본다"면서도 "국회와 국민이 원하는 개헌 방향이 같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논의를 가능한 한 존중하되 상황에 따라 대통령 자신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을 에둘러 밝혀 둔 것으로 풀이된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회동 후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확실히 개헌 의지가 있다는 점을 느꼈다"며 "다 합의가 안 되면 합의된 것으로 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씀이 있었다. 지방분권, 기본권 강화 등부터 합의해 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만약 권력구조 문제에 대해 최종 합의에 실패할 경우 이를 제외한 다른 내용만 담은 개헌이 추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지점이다.



◆"사드, 특사활동 결과 본 뒤 신중히 접근"

외교안보 이슈는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먼저 화제로 꺼냈다. 정 원내대표는 "지금 4강 특사가 나가 있는데 귀국 후 특사들의 활동 내용을 국회가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각국에 파견된 특사들의 활동 결과를 국회와 정당에 충분히 설명하고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청와대측은 문 대통령이 외교안보 문제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7일 국방부를 방문할 때 여야 국방위 소속 국회의원들과 동행한 것도 이런 생각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외교문제는 물론 안보관련 정보를 야당과도 지속적으로 공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에게도 야당과 공유하고 정례적으로 보고를 할필요가 있다고 지시한 바 있다"고 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 보수층은 걱정을 하고 있고 또 국회 비준 논의가 소모적인 논쟁으로 흐를 수 있다"며 "대통령과 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사드배치가 국회의 비준이 필요한 사안인지 아닌지 법학계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고 나아가 이를 둘러싼 보수와 진보 세력의 갈등이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조속히 매듭을 지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특사 활동의 결과 등을 지켜보고, 또 한미정상회담, 한중정상회담 등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여야 원내대표들은 6월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안보불안 불식시켜주는 결과물을 산출해 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미국 정부는 홍석현 특사에게 국회비준 등 '절차상의 문제'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전한 상태고 중국정부는 이해찬 특사에게 '사드문제의 해결'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정원·검찰·방송 개혁, 국회에서 논의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은 검찰·국정원·방송개혁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감을 하지만 구체적인 개혁의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또 정권에 입맛에 맞는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개혁이 일방적 개혁, 보여주기식 개혁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한 개혁이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검찰개혁과 국정원 개혁 등은 법을 개정하는 문제와 연관돼 있기 때문에 국회에서 논의를 해야 하지 않겠냐"는 뜻을 전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도 "구체적인 개혁의 방향은 국회에서 논의해 달라"고 요청을 했다. 하지만 검찰·국정원에 대한 개혁의 의지만큼은 문재인 대통령이 확실하게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 차원의 합의가 이뤄지기 이전이라도 국정원이 국내 정치 개입 근절에 대해선 확고한 의지를 강력히 표명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나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 등 구체적인 개혁 방안에 대한 논의는 이번 회동에서는 없었다. 이런 것까지를 포함해서 국회에서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 청와대측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과 여야 5동 원내대표 회동 시작 전에 전병헌 정무수석이 이날 오전에 있었던 검찰인사를 화제로 꺼냈다. 전 수석은 "서울중앙지검장에 윤석열이라고 발표하자 청와대 기자들 사이에서는 탄성이 터져나왔다"고 전했다. 이에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검찰개혁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인사가 보은인사나 코드인사로 돌아가면 안된다"는 우려를 전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있는 자리에서는 구체적인 인사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오가지 않았다.



◆일자리 해법 등에 대해 이견

일자리 문제 해결이라는 원론에서는 뜻을 같이 했지만 '일자리 추경'이나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 등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려고 하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 야권은 이견을 나타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방향은 맞지만 한꺼번에 정규직으로 돌리는 것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정부의 332개 공공기관 중 231개가 적자인 상황에서 청년들의 취업을 막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일자리위원회를 만들고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은 것은 잘하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일자리 못찾는 젊은이들에게 일자리 준다는 것 만큼 희망적인게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원내대표는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책을 분명히 해야한다"며 "기업옥죄기나 기업을 적대시 하는 분위기를 잘 풀어나가면 경제도 살고 일자리도 창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기업 지원 형태도 달라져야 한다"고 답했다.

'일자리 추경' 문제에 대해서도 야당측에서는 "공공일자리에 한정해 추경 편성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고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추경안을 내기 전에 국회에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밖에 야권이 서비스발전법이나 규제프리존 등 전 정권에서 추진하던 경제활성화 관련법의 재추진을 요청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에서 논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기철 기자/강계만 기자/전범주 기자/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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