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문재인 정부, 권력기관 개혁에 칼 빼들어

[레이더P]힘빠진 검찰, 비대해진 경찰, 반쪽되는 국정원

기사입력 2018-01-14 17:05:45| 최종수정 2018-01-14 17:08:30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14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현 정부의 국정원,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 개혁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18.01.14 [사진출처=청와대사진기자단]이미지 확대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14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현 정부의 국정원,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 개혁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18.01.14 [사진출처=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정부가 출범 8개월여만에 권력기관 개혁에 칼을 빼들었다.

 청와대는 14일 검찰의 힘을 빼고, 국정원을 대북·해외업무에만 전념하도록 반쪽으로 나누며, 상대적으로 비대해지는 경찰권한을 적절히 분산한다는 취지에 따라 권력기관 개혁방안을 내놨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대선 공약과 대부분 일치한다. 청와대는 △적폐의 철저한 단절·청산 △촛불시민혁명 정신에 따른 국민 권력기관으로 전환 △ 상호 견제와 균형으로 권력남용 통제 등 3대 개혁 기본방침을 제시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1987년 민주화운동 당시 박종철·이한열 열사 사망사건, 2015년 백남기 농민의 물대포 사망 등을 언급하면서 "독재시대가 끝나고 민주화시대가 열린 이후에도 권력기관은 조직 이익과 권력 편의에 따라 국민 반대편에 서왔다"며 "이 악순환을 끊고자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국민이 개혁의 주체이자 동력이라며 적극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의 권력기관 개혁법안 동의를 요청했다.

그러나 당장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청와대 발표에 대해 "권력기관을 수족처럼 부리겠다는 개악"이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특히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간사인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사개특위가 발족하자마자 청와대가 권력기관 개혁안을 던지는 것은 사개특위를 무력화하려는 독재적이고 오만한 발상"이라고 반박해 향후 권력기관 개편이 정치권의 또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커졌다.

 우선 청와대는 경찰청 내부에 일반경찰과 수사경찰을 분리해서 구체적인 지휘를 못하도록 하는 밑그림을 내놨다. 일반 경찰은 국가 치안과 경비·정보 등을 맡는다. 대신 이른바 국가수사본부인 수사경찰의 경우 검경 수사권조정으로 명확히 역할을 부여받게되는 1차적 수사를 담당한다. 또 경찰청에 검경수사권조정에 이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인력을 충원받아 안보수사처(가칭)가 신설된다. 이로 인해 대공수사에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조국 수석은 "경찰은 전국에 10만명 이상 인원으로 수사권은 물론 정보·경비·경호 등 광범위한 치안 권한을 갖고 있고 대공수사권까지 이관될 예정"이라며 "방대한 조직과 거대기능이 국민 인권을 침해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개혁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국정원에서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양하면, 그 인력이 경찰로 가는 것"이라며 "기존 경찰 대공수사 인력과 합해지면서 인력이나 능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간첩 등 대공 정보수집의 경우 국내외와 상관없이 국정원이 다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 조직의 비대화에 따른 경찰 내부의 엘리트 조직인 경찰대 집중화 가능성도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과 국정원의 수사권이 경찰로 간다면 과거보다 역할이 커진다"며 "물론 자치경찰로 인해 많이 희석되겠지만 경찰대 출신들에게 자리가 독점되어서는 안된다는 판단이고, 순혈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경찰대 입학편입학을 자유롭게 하는 방안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권력기관 개혁방안에서 수술대에 올라 가장 많은 변화를 예고한 곳은 검찰이다.

 조국 수석은 "검찰의 경우 현재 기소를 독점하고 있고, 아무 제한이 없는 직접수사권한, 경찰 수사 지휘권, 형의 집행권 등 방대한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며 "집중된 거대권한이 제대로 통제되지 않은 결과, 2012년 국정원 댓글 수사 사건, 정윤회 문건 사태 등에서 보듯이 검찰은 정치권력의 이해 내지 자기 조직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서 검찰권을 오·남용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거대한 검찰권을 분산하고, 상호 견제되도록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검찰권한 분리분산 방침으로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 수사의 이관, 직접수사의 축소(특수수사 등은 제외), 법무부의 탈검찰화등 네가지를 손꼽았다.

 특히 공수처가 검사를 수사할 수 있으며, 공수처 신설 이전에는 경찰의 검사 수사를 보장하도록 했다. 법무부의 탈검찰화 등 기관 간 통제장치를 통해 검찰이 그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이미 법무실장·출입국본부장·인권국장 등 3개 법무부 직위에 대한 비검사 보임을 마쳤고, 다음 달에는 기존 검사장 직위인 범죄예방정책국장을, 3월에는 평검사 직위 10여개를 외부에 개방할 방침이다.

 국정원은 국내정치·대공수사에서 손을 떼고 오직 대북·해외에 전념하면서 국민과 국가를 위한 최고수준의 전문정보기관으로 거듭나도록 했다.

 조국 수석은 "그동안 국정원이 국내·외 정보수집권에 대공수사권, 모든 정보기관을 아우를 수 있는 기획조정권한까지 보유했지만 이를 악용해 선거에 개입하고 정치인·지식인·종교인·연예인 등에 대한 광범위한 사찰을 감행하고 거액의 특수활동비를 상납하는 등 불법을 저질렀고,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미 국정원의 국내정치정보 수집은 금지됐다. 또한 앞으로 문재인 정부에서는 국정원도 감사원의 감사를 받도록 했다.

 이같은 권력기관 개혁방안을 시행하려면 국회의 동의가 절실하지만 야당반발이 거세다.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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