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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커] 트럼프 대통령 "남북 대화는 내가 압박한 덕"

[레이더P] 표면상 대북압박, 실제론 한국정부 성향이 더 큰 변수인 듯

  • 김정범 기자
  • 입력 : 2018-01-10 15:48:19   수정 : 2018-04-30 16: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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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북한 대화를 환영한다면서 동시에 자신의 대북 강경 압박정책 덕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내가 북한에 단호하고 강력하게 힘을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면 지금 남북한 간 대화가 진행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한 것입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대화 성사에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대북 압박정책이 실제 남북 간 대화 물꼬를 트는 데 도움이 됐나요?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A: 2000년 이후 재임한 미국 역대 대통령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미 대통령은 조지 W 부시(2001~2009), 버락 오바마(2009~2017), 도널드 트럼프(2017~) 대통령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 트럼프 대통령에 앞서 대북 강경책을 강조했던 대통령은 공화당 출신 부시 전 대통령 꼽을 수 있습니다. 반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전략적 인내'를 강조하며 부시 전 대통령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북 유화정책을 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남북 대화는 내가 압박한 덕"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처럼 대북 강경책이 북한과의 대화 물꼬를 트는 데 효과적이었을까요.

부시 전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 집권 당시 남북 간 회담이 얼마나 열렸는지를 따져보겠습니다. 대북 강경책을 폈던 부시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주요 남북회담(군사회담 포함)을 살펴보면 총 2001년(6번), 2002년(14번), 2003년(12번), 2004년(7번), 2005년(10번), 2006년(8번), 2007년(18번)까지 장관급 회담을 포함해 8년간 총 75차례 회담이 이뤄졌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2009~2017) 당시 남북 간 회담을 살펴보면 2009년(1번), 2010년(2번), 2011년(1번), 2014년(3번), 2015년(2번), 2017년(1번)까지 총 10차례로 부시 정권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회담이 열린 횟수로만 따져보면 대북 강경책이 효과가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평은 이런 배경을 깔고 있는 듯합니다. 문 대통령 역시 10일 '남북대화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기여가 어느 정도인지 말해달라'는 질문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대북 강경인 공화당이 집권했을 당시 한국에서는 진보 성향의 대통령이 집권해왔다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진보성향을 띤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이 남북대화에 더 중요한 유인책이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이 경우 미국의 압박은 남북대화에 실제로 영향을 준 인과관계가 아닌 단순한 상관관계에 그치게 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미국에서는 보수 성향인 공화당의 부시 전 대통령이 당선됐고 김 전 대통령의 정책을 계승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되니 부시 전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수십 차례의 남북회담이 성사되는 등 남북관계 훈풍이 이어졌습니다.

반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미국에서는 진보성향의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선됐죠. 이명박 정부에서는 두 차례의 남북회담이 열렸지만 횟수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결국 남북관계가 급랭하면서 남북 접촉 논의가 모두 단절됐습니다. 박근혜 정부 역시 남북관계는 단절됐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트럼프 발언은 일종의 자의적인 해석으로 볼 수 있다"면서 "끈질긴 압박제재로 인해 남북대화를 할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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