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긴장 속에 하루를 보맨 朴, 변호사와 조사 대비

[레이더P] 변호사 둘 6시간 머물러

기사입력 2017-03-20 18:09:05| 최종수정 2017-03-20 18:10:06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20일. 서울 삼성동 자택 인근은 헌정 사상 첫 탄핵 대통령의 검찰 소환을 앞두고 아침부터 경찰력이 대폭 늘어나면서 여느 때와 다른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전 9시께 유영하 변호사(55·사법연수원 24기)가 검은색 차량을 타고 사저 앞에 도착했다. 베이지색 코트에 서류가방을 든 그는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사저 안으로 들어갔다.

유 변호사가 사저로 들어간 지 10분여 지난 9시 30분에는 정장현 변호사(59·16기)도 모습을 드러냈다. 박 전 대통령이 이곳으로 거처를 옮긴 이후 변호사 2명이 한꺼번에 사저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 소환을 앞두고 막바지 철저한 대비를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 법조계 인사는 "소환 전날 사실상 최종 점검을 하는 것 아니겠냐"며 "한 명은 실제 검사 역할을 하면서 박 전 대통령에게 캐묻고, 다른 한 명은 박 전 대통령의 답변을 조율하는 일종의 '리허설'을 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인 유영하(왼쪽), 정장현 변호사가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박근혜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인 유영하(왼쪽), 정장현 변호사가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두 변호사는 6시간 정도 사저에 머문 후 오후 4시께 대문을 나섰다. 박 전 대통령은 21일 검찰에 출두하면서 대통령 경호실에서 제공하는 차량을 이용할 전망이다. 경찰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을 앞두고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김정훈 서울지방경찰청장은 "당일 교통신호 조정 등 조건을 고려하면 박 전 대통령이 자택에서 검찰청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20분 정도로 예상된다"며 "21일 인근에 충분한 경찰력을 배치해 주변 안전 관리에 철저한 준비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 측이 소환 당일 모종의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20일 "구체적으로 어떤 말씀을 하실지는 당일 아침까지도 숙고하게 될 것"이라며 "탄핵심판 선고 이후 국민에게 육성으로 밝히는 첫 메시지인 만큼 박 전 대통령도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일단 국민께 송구하다는 내용의 사과 메시지를 포함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검찰과 특별검사 측이 제시한 피의사실을 인정할 순 없다 해도 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을 불러온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열된 여론을 감안해 형식상으로는 헌법재판소 판결을 수용한다는 정도의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날 사저 주변에선 탄핵 찬반 집회가 각각 열렸다. 삼성2동 주민센터에서는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집회와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보수 단체인 '대통령복권 국민저항본부'는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모여 박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했다. 오후 6시부터는 같은 곳에서 '박근혜 구속처벌 자택 압수수색 촉구' 집회가 열렸다.

이날 박 전 대통령 측이 경호상의 문제가 있어 삼성동 사저 매각을 추진 중이라는 소문도 나돌았지만 인근 중개업소 등에선 확인되지 않았다.

[남기현 기자 / 서태욱 기자 / 박재영 기자]

기사의 저작권은 '레이더P'에 있습니다.
지면 혹은 방송을 통한 인용 보도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